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오는 2020년께 전세계 태양전지 시장 규모가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햇빛을 원료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전기화학적 발전기인 태양전지는 제조방법과 소재에 따라 1세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2세 대 박막형 태양전지, 3세대 유기 태양전지로 구분된다.
이중 현존 태양광발전소 대다수에서 사용하는 것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다. 유리 등의 기판 위에 부착하는 이 태양전지의 전력 변환 효율이 15~20% 로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의 문상진 박사팀은 이 같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기초 핵심 소재인 다결정 실리콘 잉곳 양산 기술 개발에 주력해오고 있다. 실리콘 잉곳은 실리콘을 정제해 결정성 덩어리로 만든 것으로 이를 200㎛ 두께 정도로 자르고 표면을 거울처 럼 연마한 것이 바로 실리콘 웨이퍼다.
문 박사팀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680㎏급 다결정 실리콘 잉곳 을 양산하고 있다. 지금 양산되고 있는 웨이퍼는 450㎏ 잉곳에서 생산 되는 125㎜ 크기가 주종인 반면 연구팀의 680㎏급 잉곳은 156~200 ㎜ 웨이퍼를 제조할 수 있다. 기존 기술 대비 생산성을 40% 이상 향상 시킬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우리나라가 전 세계 태양전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게 해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이 680㎏급 장비 단 1대로 1년간 생산한 잉곳을 가지고 태양전지를 만들어도 발전량이 9㎿나 된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약 3,000가구에서 1년 동안 사용할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문 박사는 "현재 전 세계 태양전지 시장이 연간 16GW에 달할 만큼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며 "탁월한 효율과 내구성에 힘입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주도권 은 적어도 향후 10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또 "향후 다결정 실리콘 잉곳 성장장치의 수요가 폭발적 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천억 원의 수입대체 및 수출 효과가 기 대된다"며 "태양전지의 경제성 향상을 위해 세계적으로 잉곳이 대형화 되고 있는 추세여서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700㎏급 잉곳의 조기 양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현재 정액기술료 2억5,000만원 과 경상기술료 2%를 받는 조건으로 반도체 재료전문기업 글로실에 관련 기술 이전을 완 료했으며 글로실은 내년 상반기쯤 대구 달성 지역에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제품생산을 본 격화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또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노 하우를 바탕으로 염료감응형·유기박막형 태 양전지의 핵심인 광활성 소재 개발에도 박차 를 가할 방침이다. 문 박사는 이와 관련해 "3 세대 유기 태양전지의 전력 변환 효율이 10% 정도만 확보된다면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BIPV)과 휴대형 전자기기 등에서 활용도가 대폭 증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