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가 보고 싶은 킬러 앱

트위터의 길고 장황한 글에 싫증난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메일보다 자기들끼리만 이해 가능한 간결한 문자메시지를 선호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문장을 만드는 작업이 젊은 이들에겐 큰 부담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이 그렇다. 지난 1년 동안 친구나 동료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그들이 더 이상 이메일을 이용하지 않고 있어 며칠 동안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들은 "문자를 보냈어야죠" 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자메시지가 사람들의 작은 생각을 전달하는 유일한 방도는 아니다. 내가 얼마 전 만난 한 신세대 은행가는 블로그가 가고 트위터가 뜨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복잡한 자신의 생각을 150단어 정도로 표현했지만 요즘은 간단하게 트위터에 글을 쓴다.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2 Cities는 "최고의 세월, 최악의 세월, 더 많은 세월" 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들은 더 이상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를 알리지 않는다. 세르게이 Sergey와 래리 Larry *역주: 구글 창립자는 트위터에 "루마니아 사기 Buying Rumania" 라는 글을 올릴지도 모른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이런 트렌드만큼 분명한 게 있다. 점점 주의력이 떨어지고 있는 대중의 심리를 잘 활용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좀 더 간결하고 습관적인 커뮤니케이션, 짧디짧은 문장, 동사의 실종, 줄임말 남발, 매 끼니 사이에 일정 바이트 이상의 과도한 간식을 꺼리고 극소량의 정보만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등등.

진정으로 진화한 사람들은 앞으로 1~2년 후면 트위터와 문자가 너무 장황하다고 느낄 것이다. 토스트 한 조각 크기의 터치스크린에 담길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의 감정을 축약시킬 수 있는 앱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아마도 크루톤 *역주: 수프나 샐러드에 넣는 바삭하게 튀긴 작은 빵 조각 크기의 아주 작은 토스트. 내가 향후 특허를 신청할 앱이나 애플릿 *역주: 작은 응용프로그램, 그리고 애플틴*역주: 애플릿보다 더 작은 응용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한다.

QBLreg;은 퀴블 Quibble이라고 발음한다. 40자 이내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앱이다. "메인 Main 주에 있는 미스터머핀스 Mr. Muffin' s의 머핀이 충분히 안 구워졌어요" 는 너무 긴 문장이다.


BBLreg;은 비블 Bibble이라고 읽으며 술고래라는 뜻의 비뷸러스 bibulous에서 따왔다. 유저들은 30자 이내로 자신이 오늘 밤 어디에서 칵테일을 마실 것인지를 친구들에게 알려줄 수 있으며, 매달 기본료에 99센트만 더 내면 비블리셔스reg; BBLiciousreg;라는 비블 가맹점에서 음료를 미리 주문할 수 있다. 광고 계약 기회도 무궁무진하다. 주류 광고 문구는 단어 한두 개로도 충분히 정곡을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병을 마시면 즐겁다. 두 병은? 유~후~." 그럴 듯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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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Lreg; 바블 Babble이라고 발음하는 BABLreg; 앱은 25자 이내로 법률상담을 제공한다. 협의 이혼과 같이 복잡한 상황에선 "플린 씨, 바람 피운 사람은 절대 소송에서 이길 수 없어요" 와 같이 문자 한도를 모두 사용해야 하지만 보통은 "리 씨, 가벼운 죄는 인정하세요" 처럼 간단한 상담이면 충분하다.

BLRTreg;는 20자 이내로 말을 툭 내뱉게 해주는 앱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계약해! 당장!" 또는 "사랑한다 이 사람아!" 가 있다.

HRTreg;는 무능력한 직원이나 최악의 투자자산 운용사 때문에 속상할 때 15자 이내로 감정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당신한테 짱 났어" 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N/VSTRreg;은 20자 이내로 금융 관련 조언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같은 말이다. 좀 더 고급 정보를 원할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금융전문가의 조언을 60자까지 받을 수 있다.

미래에는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문자로 표현할 수 없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k" 가 "네, 저도 당신과 저녁식사를 하고 싶어요. 그동안 보고 싶었고 지난 몇 주간 너무 바빠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다음 만남이 기다려지네요" 라는의미로 쓰이고 있듯이, "h" 는 "hi" 를 뜻하는 만국 공통의 기호가 될 것이다. 조만간 다른 알파벳도 각각의 의미를 갖게 될 텐데 만약 이 점이 못마땅하다면 내가 본지에는 절대 실릴 수 없는 메시지를 알려 주겠다.

어떠케 생각? 알려주. 그치만 짧게.

/by Stanley Bing(포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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