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돈을 뛰어넘은 새로운 미국의 우월론

by Geoff Colvin 포춘 칼럼니스트

무엇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가?
2010년(그리고 2008년)의 변덕스러운 선거 결과와 티파티어(*역주: 보수 성향의 풀뿌리 조직), 경기침체 그리고 금융위기로 인해 그 논란은 평소보다 더 가열됐다. 하지만 이 논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질문에 대해 널리 받아들여진 기존의 대답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자각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위대성은 경제적 성공 위에 자리잡아 왔고 그것은 이해할 만하다. 미국 은 단연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며 미국 평균 시민은 제법 큰 어느 국가도 필적할 수 없는 생활수준을 구가한다. 문제는 점점 커지는 미국의 정체성 위기의 근원인데, 그것은 우리 가 최고이던 시대의 종말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일매일의 증거다. 중국 경제는 매년 10%씩 성장하는 반면 미국 경제는 비틀거리고 있고 대체에너지와 같은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잡은 것도 미국이 아닌 중국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새로운 스텔스 전투기를 생산해 낼 때 우리는 군사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있다.

작년 갤럽의 한 여론조사는 미국인의 17%만이 "미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 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나머지 83%는 틀린 것이다(여전히 미국의 GDP는 세계 1위로 월등하게 높다).하지만 시기적으로 틀렸을 뿐이다. GDP는 본래 인구수 곱하기 생산성이니 중국 이 아마 10년 내로 우리를 추월할 것이란 사실은 단순 셈법으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아닐 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어 줄 것은 무엇일까?


▶ 미국이 70년 전 정반대의 정체성 위기를 겪었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941년 2월 헨리 루스는 자신의 수필 '미국의 세기' 를 라이프지에 게재했다. 헨리 루스의 전기작가 앨렌 브링클리는 이 글에 대해 "루스가 평생 출판할 것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글" 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 당시의 위기란 루스가 말한 "세계에서 가장 힘있고 중대한 나라"가 됐다는 사실을 미국이 인정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미국은 고립주의를 버리고 2차 세계대전에서 동맹국들을 이끌어야 했다. 그 일을 시작으로 무엇이 미국을 우월하게 만드느냐에 대한 우리의 기존 견해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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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지 생산량에만 몹시 집중된 자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당파적 성향의 인디펜던트 섹터의 수석 정책 전문가 앤드류 애로우는 그의 매력적인 새 저서 '미국 측량: 경제성장이 20세기 말 미국의 위대성을 정의하게 된 연유' 에서 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애로우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점점 정치적 이상이나 자연경관, 사람 이 아닌 눈에 띄는 경제 호황만으로 자신을 세계 최고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 필자에게 말했다.

이렇게 된 한 가지 주요 원인은 냉전이었다. 구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가 "미국을 묻어버리겠다" 고 했을 때 그의 말은 미국을 경제적으로 앞서겠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미국의 체제가 공산주의 체제보다 일반 시민에게 더 유익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고 그 노력이 언제나 크게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논함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에게 미국의 위대한 성과가 어느 누구도 필적할 수 없을 정도로 부(富)를 광범위하게 배분하고 있다고 가르쳤다. 이 대담한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 우리는 미국의 위대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찾는 일로 넘어가 지 않았다. 우리의 생각들이 사실로 판명된 듯했다.

미국의 세기' 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미국은 과거의 경제 대국이 아니면서도 여전히 위대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12월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80%가 "미국은 미국이 세계 최고가 되게 하는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다" 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과반수 이상이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고 믿고 있었다.

▶GDP에 의존하지 않는 미국의 위대성에 대한 강력한 새 개념이 필요하다. 미국의 정체성은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개방과 같이 진부하게 느껴졌지만 오늘날 중국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되살아나고 있는 가치들로부터 비롯됐다. 경제 중심 개념으로의 전환은 달콤할 정도로 쉬웠다. 거꾸로 돌아가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바뀐 역할에 대해 분해 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그것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미국의 위대성에 대한 시험이 될 것이다.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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