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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無知) : 해양관측이니셔티브

바다를 살리는 7가지 방법

인류가 바다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조족지혈이다. 우리가 가진 해저지형도는 전체의 10%도 담지 못하고 있으며 인공위성의 센서가 수심 2m 이상을 탐지할 수 없어 중층수의 온도변화 이유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바다 속에 무엇이 사는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종료된 국제프로젝트인 제1차 해양생물센서스(CoML)를 통해 약 19만종의 바다생물이 파악됐지만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100만종 이상의 생물이 존재할 것으로 짐작되는 실정이다.


한 가지 예로서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연구팀은 지난해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 후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은 석유 먹는 미생물의 존재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의 사고로 생긴 35㎞의 기름띠를 이 미생물이 제거했다는 것. 미 국립과학원(NAS) 래리 메이어 회장의 말이다.

"생태계의 복잡한 관계와 상호 의존성이야말로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진정한 미스터리입니다. 중수층에 뿌려진 석유가 홍합과 가리비, 심해 생물군, 그리고 대기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완벽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미국 워싱턴학의 해양학자 지오라 프로스쿠로우스키 박사는 이러한 인류의 무지(無知)가 바다의 규모 때문이라 설명한다.


"바다는 지표면의 71%인 3억 6,000만 ㎢에 이를 정도로 너무 넓습니다. 게다가 육지와 달리 깊이까지 갖고 있죠. 그 속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그야말로 다이내믹합니다." 구체적으로 해양탐사선이 바다 한복판에 도착하려면 5~10일간 하루 평균 2만 5,000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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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심해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한 곳에 멈춰 서서 3,000m에 달하는 와이어를 바다 속으로 내려보냈다가 감아올려야 한다. 여기에만 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다는 시공간적 제약이 너무 심해 해양연구선을 통한 표본 채취는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혁신적 연구 방식, 다시 말해 연속적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연구기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메이어 회장, 지오라 박사를 포함한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7억 6,000만 달러 규모 '해양관측이니셔티브(OOI)'에 해양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OOI의 핵심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데이터 및 전력케이블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 이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200㎾의 전력으로 원격조종 무인잠수정과 49종의 센서를 작동시키는 한편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광섬유케이블로 수신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 여타 유럽 국가들도 이와 유사한 케이블 관측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만큼 향후 각국의 네트워크를 통합한 거대 네트워크 구축도 기대해봄직하다. 이와는 별도로 CoML의 수석과학자 로널드 오도르 박사는 현재 1억 7,000만 달러 규모의 '해양 트래킹 네트워크(OTN)'를 진행하고 있다.

OTN은 연어·상어·물개 등 여러 해양동물에 음향 발신 태그를 부착한 뒤 이 신호를 수신할 수신기를 바다 속 곳곳에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바다에 일종의 전화망을 구축하는 셈이다. 바다에 대한 인류의 무지를 깰 또 다른 무기는 바로 돈이다.

극단적으로 비교해 미 해양대기청(NOAA) 전체 예산은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탐사 예산의 900분의 1이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오도르 박사는 OTN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사무실에 갇혀 전화기만 붙들고 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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