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더블딥 논의를 시작할 때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by John Cassidy

지난해 필자는 2006년 주택 및 신 용 위기 예측 후 대단한 명성을 쌓은 뉴욕대 경제학 교수 누리엘 루비니(일명 닥터 둠)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 누군가 케이크를 가져왔다. 케이크 위에는 커다란 W자가 장식되어 있었는데, W는 회복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던 2009년 여름부터 루비니 교수가 부르 짖어온 더블딥을 나타낸다. 그는 활짝 웃으며 촛불을 끄고 샴페인을 따랐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루비니 교수와 다른 이들의 기대보다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루비니 는 주장을 철회했다. 그는 지난 8월 더블딥의 발생 가능성을 40%로 예측했고, 이것은 더 이상 진정한 예측으로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루비니는 미국 경제가 약 3% 성 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루비니만의 주장은 아니다. 비관적이기로 유명한 골드만삭스 경제전문가들도 입장을 선회해 2011년 4% GDP 성장률을 예측했다.

때마침 경제는 하향세로 돌아섰다. 1/4분기 GDP는 겨우 1.8% 성장했고 집값은 떨어졌다. 최근 공장 생산량도 하락했다. 물론 이와 상충하는 조짐도 있다. 고용주는 고 용을 늘리고 있다. 올 4월 고용은 24만4,000건 창출되었다. 전체 지출의 3분의 2를 차 지하는 소비자들의 지출도 견고했다. 그렇다면 비관론자들의 예측은 결국 옳은 것으로 판명될까?


그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경제의 기본적인 상태는 성장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증 가하는 인구, 유연한 재화와 노동 시장, 매우 폭넓은 신용시장을 제공하는 팽창하는 금 융체계, 비관적 예측에 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반응하는 정책 입안자들을 자랑스 럽게 여긴다. 연방준비위원회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자산 거품 붕괴 같은 주요한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성장에 집중하면 일반적으로 GDP는 계속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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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큰 빚을 진 채 미래를 걱 정한다.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은행은 대출에 인색하고, 근로자는 수만 명씩 해고되고 있 다. 이런 상황에선 작은 충격이 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다. 갤런당 4달러(필자의 동네에선 거의 5달러)로 인상된 유가를 예로 들어보자. 유가 인상은 세금 인상과 유사한 효과를 지 닌다. 인상된 유가가 지속되면 다음 해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다.

집값 하락과,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중국의 대규모 침체 가능성은 또 다른 걱정거리다. 유럽의 채무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필자의 최대 걱정은 앞으로 있을 미국 정책의 전환인데, 시장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 다. 2008년 가을 이후 연방준비위원회와 백악관, 의회 정책 입안자들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바로 경제 재앙을 막고 회복을 굳히는 것이다. 이제 적 자와 달러 가치, 물가상승이라는 다른 문제가 경 제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의회가 경기부양책 통과 에서 지출 억제로 방향을 전환하고, 연방준비위원 회가 양적 완화(금융체계에 추가로 돈을 유입시 키는 것)를 포기함에 따라 이런 위기대응 정책을 반대했던 이들이 왜 그런 정책이 필요했는지 깨달 을 수도 있다(다른 견해를 알고 싶다면 ‘채권에 대한 입장 취하기 Taking a Stand on Bonds’ 참조하라). 연방정부가 최종매수자 역할을 하지 못하면 기업 은 훨씬 더 수출에 의존할 것이다. 또한 연방준비 위원회가 시장에 연료를 공급하지 못하면 월 스 트리트는 더욱 힘든 시기를 맞을 수 있다.

민간부문은 자립할 준비가 되었나? 이제 곧 답 을 알게 될 것이다. 아마도 더블딥 열차에서 너무 빨리 내렸다고 생각할 루비니는 다시 열차에 오를 준비가 된 것 같다. 5월 초 헤지펀드 회의 연설에 서 루비니는 2011년 성장 전망을 2% 이하로 조정 하고 실업이 다시 10%대로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 다. 그는 “앞으로 훨씬 더 힘겨운 상황이 될 것”이 라고 단언했다.

존 캐시디 John Cassidy는 포춘의 기고가이자 뉴요커 New Yorker의 기자이다.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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