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륜과 열정으로 새 직업에 도전하라

퇴직 후 '제2직업' 찾기로 새 삶 찾은 서두칠, 나춘호, 이재완, 이화순 인터뷰


누구나 새로운 삶을 꿈꾼다. 지긋지긋한 일상 속의 비루한 자신을 던져버리고, 완전히 새 로운 ‘나’로 거듭나는 꿈을 키운다. 그러나 완벽하게 새로운 삶은 어디에도 없다. 은퇴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주는 변곡점이 되 진 못한다. ‘제 2의 직업’을 찾아 나선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직의 연 장선 속에서 은퇴 후 커리어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은퇴 이후의 삶은 생각보다 길다. 직장인이라면 60세에 은퇴하는 것도 호사라고 여길 만한 시대다. 오너 CEO 또한 영원하진 않다. 일반 직장인 보다 길어야 10년 정도 더 길까? 그들도 어느 시점이 되면 누군가에게 자 리를 넘겨야 한다.
이 긴 시간을 무엇을 하며 지내야 좋을까? 어떻게 해야 인생 후반전에 서 멋진 역전 골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포춘코리아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은퇴 이후에도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대표적인 경제인 4명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은퇴 이전의 삶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공통점을 지니 고 있었다. 완전히 새로운 삶이란 허상을 좇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서두칠 사장은 전문경영인이다. 대우그룹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전기초자를 멋지게 턴어라운드시켜 기업 회생 의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서 사장은 불과 1년 6개월 전에도 이화글로 텍이라는 회사를 부활시키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금도 그의 휴대폰 번 호는 그대로다. ‘어려운 기업’이 SOS를 치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도록 만 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나춘호 회장은 예림당 창업자다. 세계 출판사에 전무후무한 4,000만 부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 ‘Why?’ 시리즈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 다. 나 회장은 11년 전 여주의 임야를 사들여 해여림식물원을 만들었다. 그는 여주 식물원 터에 집을 짓고 살면서 식물원에 직접 나무를 심고 꽃 씨를 뿌렸다. 2005년 두 아들에게 각각 출판사와 식물원 대표 자리를 물 려준 그는 지금 식물 키우기에 바쁘다.
이재완 쌍용차 부사장은 자동차 상품기획 전문가다. 현대자동차에서 승승장구하며 부사장까지 지냈다. 포니부터 쏘울까지 대부분의 현대middot;기 아차 모델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세계를 놀라게 했던 SUV 싼타페의 성공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하다. 현대차에서 은퇴한 이재완 부사장 은 쌍용차에서 다시 세컨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기술 을 인생 2막에서 다시 한 번 되살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화순 사장은 멘토 전문가다. 1988년 1세대 여성 벤처기업가로 화려 하게 경제계에 등장했다. 그가 만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현민시스템은 탄탄한 실적을 냈다. 특히 그는 사회적 기업가로서의 자질이 많았다. 80년 대에 이미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섰다. 그러나 현민시스템은 시장 환경과 이화순 사장 개인 사정으로 결국 도산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는 굴하지 않고 부활했다. 그에게 멘토로 서 제2의 인생을 열어준 사람들은 그를 아끼던 옛 직장 동지들이었다.
한정연 기자 jayhan@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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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급 은퇴자들을 위한 전경련 기업 자문 프로그램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은퇴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전경련에서 운 영 중인 프로그램도 있다. 중견기업이나 대 기업 임원급 간부로 은퇴했다면 전경련의 중소기업경영자문단의 문을 두드려보자.
중소기업경영자문단은 주요 기업 CEO 나 임원으로 은퇴한 자문위원이 중소기 업에 노하우를 전수해줄 목적으로 꾸려 졌다. 2004년 발족 이후 2010년 12월 까지 총 3,50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8,875건의 경영컨설팅을 무료로 해줬다. 지금도 자문위원 127명이 활동 중이다. 경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이지만 가장 인기 가 높은 분야는 마케팅과 경영전략이다. 멘토링은 자문위원이 최대 1년까지 비상 근 고문이 되어 해당 중소기업의 경영전반 을 진단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으 로 진행된다.
이 밖에도 경영닥터제와 지역순회 상담 회, 중소기업 혁신스쿨 등 다양한 프로그 램을 마련되어 있어 경륜과 노하우를 가진 은퇴자와 중소기업 CEO들을 연결해준다.
경영닥터제 프로그램은 대기업과 중소 납품업체 사이에서 전경련 경영자문단이 중재자 역할을 하는 상생협력 컨설팅 방식 으로 진행된다. 2007년 시행 이후 삼성전 자, LG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 44곳과 협 력업체 88곳이 참여했다. 중소기업 혁신 스쿨에서도 은퇴자가 강단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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