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화약 만들기 놀이

다른 아이들이 술래잡기와 구슬치기에 빠져있는 동안 한 아이는 혼자서 화약을 만들었다.

필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화약을 좋아했다. 유년시절 가장 행복했던 기억도 백과사전에서 다음에 소개할 불꽃놀이를 위한 화학식을 발견했을 때다. 사전에는 화약 제조에 필요한 질산칼륨(초석), 유황, 숯 등의 재료와 정확한 성분비까지 적혀 있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필자는 인화물질을 얻고자 하는 욕심에 성냥의 머리 부분을 떼어내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네 약국으로 달려가 “엄마가 통조림을 만든다며 초석을 사오라고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다른 상점에서는 “엄마가 유황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고 말했다. 왜 그런 뻔한 거짓말을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더 그럴싸한 거짓말이 떠오르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화약 제조에 필요한 모든 재료는 한 군데서 구할 수 있다. 생활용품점이나 원예용품점이 그곳이다. 숯은 숯불구이용으로, 유황은 아예 ‘유황’이라고 커다랗게 적힌 봉지에 담겨 팔린다. 어떤 곳에서는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라는 재료를 전부 내어주기도 한다.


진짜 제대로 된 화약을 만들려면 이들 원료를 한곳에 넣고 수 시간 동안 볼 분쇄기(ball mill)나 돌 소재로 된 압연기로 갈아야 한다. 하지만 이 때 잘못하면 화약이 폭발할 수도 있다. 때문에 원격조종 기능이 있는 분쇄기·압연기가 없다면 절대로 집에서 이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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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필자는 각 원료를 별도로 막자사발에 넣고 갈아서 혼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안전을 위해 일단 혼합한 뒤에는 더 이상 갈지 않았다. 이렇게 만든 DIY 화약은 느리지만 맹렬히 불타올랐다. 원추형 폭죽(sparkler cone)의 재료로는 제격이었다.

필자는 이외에도 지금껏 많은 종류의 화약을 직접 제작했지만 한 번도 다친 적이 없다. 언제나 상식을 지켜 작업한 덕분이라 확신한다. 그렇지만 어렸을 적 사용했던 재료나 도구는 권해줄 생각이 없다. 성인이 돼서 돌이켜보니 실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이 좋아서 사고가 나지 않은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WARNING
화약을 포함한 불꽃놀이용 화합물의 제조와 점화는 매우 위험하다. 지역에 따라 불법인 경우도 있다. 특히 아이들이 안전하게 실험을 끝내려면 철저한 감독이 요구된다. 실험 현장에는 항상 성인 보호자가 동석해야 하며 모든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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