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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연구로 풀어 본 남녀의 진짜 속마음 [4]

남성보다 여성이 범죄 장르에 더 탐닉

심리학을 고리타분하고 난해한 학문으로만 여긴다면 오산이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으로,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이론과 사례들이 곧 우리의 일상인 셈이다. 최근 유명 심리학 저널 ‘사회 심리학과 성격 과학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 실린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은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 남녀의 심리를 보여주는 이 연구는 열길 물속보다 더 알기 어렵다는 한 길 사람 속을 이해하는 데 작지만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연구주제: 왜 여성은 강간, 살인 등 범죄에 이끌릴까? (Captured by True Crime: Why Are Women Drawn to Tales of Rape, Murder, and Serial Killers?)
게재시기: 2010년 1월호

연구결과: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이야기에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간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대개는 공격적 성향이 강한 남성이 끔찍한 스토리를 좋아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일리노이대학 어버너섐페인캠퍼스 아만다 비카리 교수팀이 아마존 등 유명 온라인 도서 사이트에 게시된 총 3만5,000건의 리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는 우리의 착각일 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강간이나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를 다룬 책들의 리뷰 중 무려 70%를 여성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끔찍한 범죄 장르를 월등히 선호한다고 결론 내렸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왜 범죄 이야기에 탐닉하는 것일까. 연구팀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이 과연 범죄의 어떤 측면에 끌리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책 속에 전개된 범죄의 유형을 살폈더니 여성은 일정한 범죄에서 살아남는 과정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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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리 교수는 “강간을 제외한 대다수 범죄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피해 빈도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될 개연성이 높아 남성 이상의 두려움을 느낀다”며 “범죄 관련 서적을 통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예방책이나 범죄자의 행동패턴, 위기탈출의 전략·전술을 습득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공포 장르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여성이 느끼는 범죄에 대한 잠재적 두려움은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비카리 교수는 ‘악순환’이라 명명했다.

한편 남성은 강간, 폭행, 살인 등에는 관심이 적은 대신 또 다른 과격한 장르에 폭발적 관심을 보였다. 다름 아닌 전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쟁 장르 리뷰의 82%를 남성이 썼다.

의미: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 대해 매우 새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타당성이 없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허 박사는 “모든 인간은 자신만의 불안 요소를 지니고 있고 탐닉은 그 반작용”이라며 “이런 이유로 강간, 살인 등의 범죄에 취약한 여성이 오히려 그것에 더 탐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성의 전쟁 장르 선호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며 “군복무 등을 남성 생활에서 뺄 수 없기 때문에 전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성 연구원은 이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여성의 숨겨진 공격성을 언급했다.

“여성은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령 목숨이 위태롭다거나 어떤 특정 목적을 달성해야 할 때 남성보다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그 결과를 100% 수용하기에는 한 가지 중대한 허점이 존재한다. 리뷰를 쓴 아이디의 성별만 확인될 뿐 실제 작성자의 성별을 확인할 방법은 없는 탓이다. 그러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들이 없기를 바란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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