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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연구로 풀어 본 남녀의 진짜 속마음 [5]

미인 곁에 있는 남성은 요절한다?

심리학을 고리타분하고 난해한 학문으로만 여긴다면 오산이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으로,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이론과 사례들이 곧 우리의 일상인 셈이다. 최근 유명 심리학 저널 ‘사회 심리학과 성격 과학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 실린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은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 남녀의 심리를 보여주는 이 연구는 열길 물속보다 더 알기 어렵다는 한 길 사람 속을 이해하는 데 작지만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연구주제: 미인은 남성의 물리적 위험을 높인다. (The Presence of an Attractive Woman Elevates Testosterone and Physical Risk Taking in Young Men.)
게재시기: 2010년 1월호

연구결과: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말이 있다. 이 말처럼 미모가 뛰어난 여성이 오래 살지 못하는지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 하지만 미인 주변에 있는 남성은 요절할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 호주 퀸즐랜드대학 리처드 로네이 교수팀은 젊은 남성의 주변에 매력적인 여성이 있을 때는 신체에 물리적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채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여성을 바라보느라 한눈을 팔다가 부상에 직면케 된다는 것.

연구팀은 미인이 남성의 주의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케이트보드 퍼포먼스를 하는 평균 연령 22세의 젊은 남성 9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에게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10여 차례의 묘기를 펼치도록 요구하고는 사전에 알려주지 않은 채 일반 남성과 아름다운 여성을 각각 따로 서 있게 했는데 남성이 지켜볼 때는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던 청년들이 미인 앞에서는 잦은 실수를 연발했다. 집중력이 분산돼 어떤 포즈를 취할지 신속히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로네이 교수는 “젊은 남성은 미인이 앞에 있으면 그녀의 눈길을 끌기 위해 경쟁적으로 모험을 하게 된다”며 “미인은 남성을 흥분시켜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취하게 함으로써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적 관심이나 흥분과 관계가 깊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 정도로도 확인됐다. 실험에 참여한 대부분의 남성들은 미인을 보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이번 결과와 관련해 로네이 교수는 “남성들은 넋 놓고 미인을 훔쳐볼 때 단순히 자신이 기다리던 버스를 놓치는 것을 넘어 버스에 치여 요절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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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남성이 예쁜 여성에게 약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 후폭풍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는 지금껏 아무도 애기해 주지 않았다.

성 연구원은 “요절 등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남성은 본능적으로 주변의 여성을 탐색하는 성향이 강해 미인에게 온통 주의를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또 “진화생물학적으로 여성은 가장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한 사람에게 올인하지만 남성은 최대한 많은 여성을 원한다”며 “열 여자 마다할 남자가 없다는 말은 그리 틀린 말이 아닌 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허 박사는 테스토스테론에 집중했다. “남성의 전형적 기능을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은 이성과 함께 있을 때 자연히 더 많이 분비됩니다.

그만큼 더 흥분한다는 얘기죠. 때문에 아무리 통제력이 뛰어난 남성이라도 미인을 보면 부주의로 인해 사고를 당할 위험이 다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이 같은 성향의 근저에는 로네이 교수의 언급처럼 경쟁심이 존재한다. 다른 말로 ‘수컷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미인을 쟁취하고자 하는 원대한 포부 말이다.






남성은 집중의 귀재

남녀는 기본적으로 여성과는 다른 성격의 뇌를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남성과 여성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다발인 뇌량의 두께 및 넓이가 다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뇌량이 다소 두껍고 넓은데, 이를 통해 여성의 좌뇌와 우뇌는 한층 활발히 공명한다. 반대로 뇌량이 다소 얇고 가는 남성의 경우 양쪽 뇌의 기능이 특화돼 있어 여성과 달리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기 어렵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이 같은 기능을 더욱 장려한다. 이 호르몬이 여성의 뇌보다 구조적으로 전문화돼 있는 남성의 뇌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미인에 온 신경을 집중한 남성이 스케이트보드를 제대로 타지 못하는 것은 뇌 과학적 관점에서 봐도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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