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스카이 스파이

통신시스템 해킹을 위해 설계된 원격조종 무인항공기

리처드 퍼킨스와 마이크 태시는 미 공군의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함께 근무했다. 그러던 중 펜타곤을 위시한 보안분야에서 컨설팅 사업을 하자며 의기투합해 제대했다.

두 사람은 제대 후 보안업계에서 경력을 쌓는 동안 자신들이 해커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궁극의 이동식 해킹 장치 개발에 매진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이들의 개발품은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침투, 전파방해 신호를 방출하는 원격조종 무인항공기(UAV)다. 이 UAV는 하늘을 날며 휴대전화 기지국처럼 위장해 지상에서 발신한 신호를 가로채 몰래 감청할 수도 있다.

왜 굳이 UAV였을까. 두 사람은 원래 UAV에 관심이 많았다. 때문에 직업적 특성상 자연스럽게 원격조종 UAV를 감시·보안에 활용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오랜 노력 끝에 개발에 성공한 뒤 두 사람은 이 UAV에 ‘베스피드(Vespid)’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어 약자인 ‘말벌(WASP)’의 라틴어다.

제작은 미 육군의 무인표적기 FQM- 117B를 개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원래 채용돼 있던 무전설비를 제거하고 고출력 무선 안테나가 달린 소형 무전설비를 설치, 신호의 감청 및 방송 능력을 부여한 것.


활동 중 얻은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32GB USB 드라이브를 추가 탑재했고 지상의 서버와 연결을 유지해 줄 4세대(4G) USB 동글도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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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은 1.93m며 두 개의 리튬 폴리머 전지를 사용, 1시간 이상 착륙하지 않고 비행이 가능하다.

이처럼 베스피드가 꽤 인상적인 스파이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퍼킨스와 태시는 다른 사람들의 데이터를 훔치기 위해 이를 개발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한 보안컨퍼런스에 베스피드를 가져가 제작목적을 확실하게 밝힌 바 있다.

“저희는 불과 수천 달러의 예산과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 부속만으로 이 정도 수준의 정찰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비도덕적 목적을 품은 다른 사람들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예요.”

하지만 퍼킨스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당초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베스피드는 유용한 곳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곳에서 와이파이나 이동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고 폐허 속에서 휴대폰 신호를 잡아내 매몰자의 위치를 구조대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

HOW IT WORKS
제작기간: 2년
제작비용: 6,200달러

동체
스파이 UAV라는 특성에 맞춰 효율성을 제고하고 엔진 소음을 줄이기 위해 퍼킨스와 태시는 베스피드의 니트로메탄 엔진을 제거하고 2.5마력급 전기모터를 달았다. 또한 아마추어용 무선조종 항공기에서 떼어온 착륙장치를 부착, 착륙 시에 전자장비 장착에 의해 늘어난 중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감청장치
베스피드는 에투스 리처치의 범용 소프트웨어 무선 단말기(USRP)를 탑재한다. USRP 덕분에 이 UAV는 신호의 송수신이 가능하다. 6셀 22.2V 리튬폴리머 배터리팩 2개가 USRP 및 여타 모든 하드웨어의 전원 역할을 한다. 하드웨어에는 해킹 툴 ‘백트랙5(BackTrack 5)’를 실행시킬 카드 크기의 중앙 컴퓨터와 무선 네트워크 해킹용 툴킷이 포함돼 있다.

도청장치
베스피드는 휴대전화 기지국을 ‘사칭’ 할 수 있다.
휴대폰을 속여 USRP가 네트워크 하드웨어의 일부인 것처럼 착각하게 함으로써 휴대폰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베스피드로 보내도록 한다. 물론 통화를 실제 기지국에 연결하기 때문에 휴대폰이나 사용자는 도청 사실을 절대로 알지 못한다. 이렇게 베스피드는 암호화된 음성 또는 문자 데이터를 가로채 지상의 서버에 전달한다.

THE H2WHOA CREDO: DIY는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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