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태블릿 PC의 끝판왕 애플 뉴 아이패드

전 세계가 기다리던 '뉴 아이패드'가 드디어 출시됐다.

화면, 성능, 배터리 수명, 활용도 등 모든 측면에서 이전모델보다 대폭 향상된 모습이다.


가히 완벽에 가까운 진화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영진 IT전문기자 artjuck@news1.kr

아이패드는 최초의 태블릿 PC가 아니다. 하지만 최고의 태블릿 PC인 것은 확실하다. 이는 시장 점유율이 말해준다. 애플은 전 세계 태블릿 PC 시장의 약 3분의 2를 독식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DC의 5월 태블릿 PC 점유율 분석 자료에서도 아이패드는 68%를 기록하며 2011 년 4사분기의 54.7%보다 무려 1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유일한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다양한 종류의 태블릿 PC 제품군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애플은 1년에 단 한차례 밖에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이른바 단품종 대량생산 전략이다. 하나의 제품으로 생산비용을 최소화 하고, 소비자들의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것.

뉴 아이패드는 전작인 아이패드2 이후 1 년여 만에 출시된 신모델로 디자인이 대동소 이해 얼핏 보면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제품명이 아이패드3가 아닌 뉴 아이패드라는 점을 보고 개선된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는 큰 오산이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해상도 '훌쩍'
뉴 아이패드의 가장 큰 변화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에서 찾을 수 있다.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눈동자 같이 선명하다'고 극찬한 아이폰4 시리즈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아이폰4와 4S에서 3.5인치(8.9㎝)로 감질나게 맛 봤던 레티나를 2.5배나 넓은 9.7인치(24.6㎝) 화면으로 널찍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

덕분에 해상도는 풀HD급 TV(1920×1080) 보다도 선명한 2048×1536이다. 아이패드2와 비교하면 정확히 4배 선명해졌다. 일반적인 풀HD TV의 표준이 40인치라고 했을 때 뉴 아이패드는 크기가 24%에 불과하다. 하지만 더 많은 픽셀이 들어 있다. 이 점만으로도 선명함이 어느 정도일지 충분히 예상 가능할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뉴 아이패드를 소개하며 "디스플레이를 보는 순간 개안 (開眼) 수술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실제로 뉴 아이패드를 사용해보니 팀 쿡 CEO의 설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향상된 해상도의 확인을 위해 굳이 고해상도 이미지를 띄워 확대할 필요조차 없었다. 뉴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를 나란히 놓고 동일한 웹 페이지를 실행했더니 차이가 극명히 드러났다. 뉴 아이패드는 텍스트의 번짐 현상이 없는 반면 아이패드2는 수성잉크로 글씨를 쓴 듯 미세한 번짐이 보였다.

이렇듯 대폭 증가한 해상도 때문에 작은 글씨가 빼곡히 들어찬 소설책을 읽어도 눈의 피로감이 훨씬 적다. 신문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패드의 컬러 디스플레이가 흑백 전자잉크를 채용한 전자책보다 가독성이 떨어지고 눈의 피로가 심하다는 세간의 평가는 이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옛말이 얘기가 돼 버렸다.



쿼드코어 GPU로 OS와 찰떡궁합
해상도가 증가하면 한 번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뉴 아이패드는 이전모델 대비 4배 높은 그래픽 처리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뉴 아이패드의 처리속도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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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화면에서 부드러운 화면 넘김이 여전했고 아이포토를 이용해 대용량 이미지를 편집 할 때도 망설이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실시간 3D 랜더링을 수행하는 고해상도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Ⅱ'를 실행해봤는데 별거 아니라는 듯 가볍게 처리했다.

이런 능력의 비밀은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있다. 뉴 아이패드에는 아이폰4S에 탑재된 듀얼코어 A5에 쿼드코어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집약한 A5X라는 AP가 탑재됐다. 출시 초기에만 해도 AP 자체가 쿼드코어가 아니라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출시 후 느리거나 불편하다는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제품을 사용할 때는 하드웨어의 사양 자체보다 운영체제(OS)와 하드웨어의 궁합이 얼마나 잘 맞고, 애플리케이션의 최적화가 이뤄졌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태블릿 PC는 일반 PC와 달리 동시 다중작업이나 동영상 인코딩 등에 있어 하드웨어 능력을 끝까지 쥐어짜내야 하는 경우가 적다. 따라서 각 부분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뉴 아이패드는 이 부분이 너무나 제대로 돼 있다.

더욱이 무작성 하드웨어 성능을 높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는 에너지 소비량, 즉 배터리 수명과 직결된 문제인 탓이다.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수십 분밖에 사용할 수 없다면 총알 없는 권총과 다를 바 없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 거뜬
이와 관련 뉴 아이패드의 배터리 용량은 1만 1,560mAh로서 7,000mAh인 아이패드2보다 30% 이상, 6,500mAh인 아이패드보다는 2배량 넉넉하다. 다만 애플이 밝힌 연속사용시간은 최대 10시간으로 아이패드2와 같다. 그만 큼 전력소비량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4배의 해상도 향상과 쿼드코어 GPU의 탑재를 감안하면 성능 대비 에너지 효율은 상당한 수준임에 틀림없다.

출퇴근 시의 엔터테인먼트 용도와 근무시간 중 업무용도로 사용한다면 한 번 충전으로 하루는 거뜬히 버틴다. 직접 4주가량 사용 해본 결과, 출근 후 퇴근할 때까지 배터리 잔량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용 중 느낀 개선이 필요한 점이라면 발열(發熱)이다. 3D 게임이나 화면을 많이 터치하며 작업을 하면 AP와 메모리가 위치한 왼쪽 부분이 많이 뜨거워졌다.

배터리 용량의 증가에 따라 중량은 아이패드2보다 약 50g 무거운 662g이다. 손에 들면 무겁다는 느낌은 아니어도 다소 묵직함이 전해진다. 물론 휴대성이나 활용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아이패드2와 뉴 아이패드를 각각 1시간씩 들고 사용해보니 어깨가 뻐근한 건 매한가지였다. 개인적 바램이지만 차기모델에서는 경량화에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태블릿 PC의 생명은 휴대성이니 말이다.

LTE 미지원은 잠재적 아킬레스건
뉴 아이패드에서 진보가 이뤄진 또 다른 기능은 카메라다. 아이패드2의 후면카메라는 92만 화소로, 없는 것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반면 뉴 아이패드는 아이사이트로 불리는 500만 화소 후면카메라가 탑재됐다.

아이폰처럼 자동 초점(오토 포커스)에 더해 원하는 부분을 선명하게 포커싱해주는 탭 초점(탭 포커스)을 지원한다. 또한 새롭게 얼굴인식을 지원하는데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도 얼굴 감지력이 뛰어났다.

동영상은 오디오가 포함된 상태에서 1080P(풀HD)로 찍힌다. 초당 30프레임의 자연 스런 영상을 볼 수 있다. 흔들림 방지 기능을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GPS를 내장, 촬영한 사진에 지오테그(위치 표시)를 입혀 관리할 수도 있다.

전면 카메라는 30만 화소로 아이패드와 동일하다. 페이스 타임을 쓰거나 셀프 카메라를 찍을 때 유용하다.

뉴 아이패드에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 받아쓰기를 해주는 기능도 있다. 아직은 한 국어가 지원되지 않지만 향후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활용도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휴대기기의 최신 기류인 LTE를 쓰지 못한다는 사실은 크게 아쉽다. 경쟁사들이 집중적으로 공략할 잠재적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뉴 아이패드는 매력적인 녀석이다. 개선이 필요한 몇몇 부분에도 불구하고 성능, 활용도, 편의성, 디자인, 애플리케이션 등 모든 측면에서 태블릿 PC의 끝판왕다운 면모를 갖췄다. 태블릿 PC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뉴 아이패드는 분명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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