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기술자이며 사상가.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비트루비우스적 인체 비례도 등 무수한 걸작을 남긴 인물.
이는 모두 한사람을 가리킨다. 맞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이처럼 과학과 예술을 넘나들며 그가 보여준 창의적 발자국들을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국내에 존재한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천혜의 섬 제주도. 지난해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제주도에 새로운 자랑거리가 생겼다. 서귀포시 한라힐링파크 내에 위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과학박물관(약칭 다빈치 뮤지엄)'이 그 주인공이다. 아시아 최초이자 아시아 유일의 상설 다빈치 박물관인 다빈치 뮤지엄이 미래 인재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는 창의력 계발의 산 실로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이미 작년 4월 개관이래 1년간 10만9,000명에 육박하는 관람객들이 이곳을 방문해 과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창의성의 참맛을 느꼈다.
르네상스의 프로메테우스
다빈치 뮤지엄의 진가는 무엇보다 다빈치라는 인물 자체에 있다. 음악, 미술, 과학, 철학 등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며 각 분야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업적을 이룩한 그의 면면은 21세기의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융합인재, 창의인재의 모범적 전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빈치의 인체 비례도로 대변되는 체계화된 해부학적 지식은 생명공학의 초석이 됐고, 2만여 페이지에 이르는 코덱스 수기 노트는 앨런 튜닝과 스티브 잡스로 이어지는 IT 혁명을 이끈 단초로 작용했다. 황금비율로 그렸다는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 등의 회화작품들 역시 시대를 아우르며 대중들에게 예술적 감동을 전하고 있다. 가히 암흑의 중세시대에 문명의 불을 가져온 르네상스의 프로메테우스라 해 도 과언이 아니다.
다빈치 뮤지엄은 이러한 다빈치의 업적을 국내에 알리고 암기중심의 주입식 교육에 찌든 어린이와 학생, 그리고 시민들의 창의성을 일깨우는 과학문화 체험 프로그램 연구·보급을 목적으로 지난해 문을 열었다.
아시아 최대 전시물 독점 보유 현재 이곳에는 390평 면적의 전시실에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다빈치의 인체 해부학과 로봇 발명품, 노트 사본, 고화질 디지털 회화 자료 등 250여점의 콘텐츠가 상설 전시돼 있다. 다빈치 관련 콘텐츠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각 전시물은 자동차, 조선, 항공, 로봇과 인간, 전쟁과 무기 등 10개 섹션으로 구분돼 전시되고 있다.
특히 전시물의 숫자가 많다고 품질이 떨어진다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모든 전시물은 현재 남아 있는 다빈치의 코덱스 7,000여 페이지에 기반해 이탈리아 피렌체 소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박물관이 현대기술로 재현한 것으로써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다빈치 뮤지엄이 라이선스를 획득, 현지로부터 영구임
대 받아 공수한 작품이다. 또한 전체 전시물 중 70%에 해당하는 180 여점이 직접 만지고 실험하면서 흥미롭게 원리 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으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 전 지역을 통틀어 이곳을 능가할 다빈치 박물관은 존재치 않는다는 얘기다.
코덱스 (codex) - 고대 로마의 양피지 두루마리를 대체한 책 형태의 고문서. 양면에 글을 적을 수 있어 많은 내용을 담기에 용이하다.
도슨트 통해 이해도 '쑥쑥'
혹시 과학박물관이라는 명칭 때문에 이해가 어렵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노파심에 불과하다. 다빈치 뮤지엄은 도슨트(전시해설사)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어 전시물과 관련된 시대적 배경이나 발명 계기 등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조금은 딱딱하고 난해할 수 있는 과학작품들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접할 수 있다.
개관 후 1년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전체 관람객 가운데 제주 이외 지역 관람객의 비중이 85%에 달하고 이미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는 많은 초·중·고교들이 이곳을 필수 관람코스로 삼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세심한 배려와 관람객들의 입소문이 한 몫을 했다.
이와 함께 다빈치 뮤지엄은 교육성 제고를 위해 다빈치의 작품을 직접 제작해보는 체험프로그램도 별도 운용한다. 다빈치가 고안한 이동식 교량인 목재 아치교 제작을 포함, 5개 유·무료 패키지가 준비돼 있으며 비용은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