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치오 박사는 아직 이 기술의 활용법을 찾지는 못했다. 대다수 공연에서는 촬영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알고리즘 덕분에 우리는 여러 동영상 속에서 공통요소를 찾아내 논리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게 됐다. 이는 분명 의미 있는 기술적 진보다.
예를 들어 국경순찰용 무인항공기나 도심의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일일이 확인할 수 없을 만큼의 영상을 촬영한다.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범죄자나 단체, 사건 등의 정보를 찾고자 할 때 이 알고리즘은 방대한 영상 데이터의 분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정보고 등연구계획국(IARPA)은 유튜브 등에 올라온 일반인들의 동영상을 정보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중 하나인 '파인더(Finder)' 프로그램에서는 동영상 속 장면들로 촬영장소와 시간을 알아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알라딘(Aladdin)'팀의 과제는 더 도전적이다. 무수한 영상 속에서 특정 사건이 담긴 것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경우 이름과 간단한 상황설명을 입력, 원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배낭을 멘 5명의 남자가 픽업트럭 옆에 서 있는 모습'이라고 입력하면 이 조건에 맞는 영상이 쏙쏙 선별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특정 사건이나 집단을 찾는 것을 넘어 특정 물체를 찾는 방법도 연구될 수 있다. 실종된 아동, 잃어버린 지갑, 군중 속 테러리스트 같은 것 말이다. 미 정부기관과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온 SRI인터내셔널의 시각·학습 시스템 기술부장 하프리트 소니 박사는 "특정인의 얼굴이나 특정 차량을 찾는 기술은 이미 확립돼 있다"며 "다만 촬영 각도가 계속 바뀌는 일반인들의 영상에서 특정 사물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다.
어쨌든 IARPA의 노력은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잠재적 폭탄테러범을 발견, 사고를 막아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일반인들의 동영상이 정보의 출처로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면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개인의 사생활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것.
이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영상을 개인의 사유물로 보고 원래 목적 이외의 사용을 제한할 수도 있으며, 공공재로 분류해 우리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캐내도록 허용할 수도 있다. 당신의 선택은?
STORY BY Jacob Ward
ILLUSTRATION BY Ryan Sn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