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미국 기업들의 과제

기업들은 어떻게 이익을 증진하면서 동시에 미국 경쟁력을 회복할 것인가 By Michael Porter and Jan Rivkin

약한 미국 경제 상황은 글로벌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매일 상기시킨다. 이 사태는 누구의 잘못인가? 오늘날의 정치적 환경에서 흔히 그렇듯, 대부분 의견들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선 국가 경쟁력에 대한 책임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기업리더들보다는 정책입안자들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 반대편에선 기업들에게 자신을 지원하는 국가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미국 일자리들’을 해외로 옮기는 경영진은 ‘베네딕트 아널드 (Benedict Arnold *역주: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국 편이었다가 영국 편으로 전향한 인물. 변‘ 절자’라는 의미로 쓰인다) 같은 CEO’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쪽 주장 모두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경쟁과 경제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단순한 시각을 반영한 탓이다.
우리는 제3의 시각을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경영인들은 기업 경영을 잘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기업은 지역 공동체(필자들의 동료인 개리 피사노 Gary Pisano 와 윌리 시 WillyShih 는 ‘공공영역(commons)’이라고 불렀다)의 기업 환경에 의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 공공영역의 건전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미국을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위해 역할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리더들도 그들이 의지하는 공공영역에 영향 을 미치면서 새로운 소중한 기회를 만든다. 기업의 공공영역 개선 작업은 종종 미국에 기반한 사업 전망을 밝게 하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증진한다. 다시 말해, 기업 리더들은 단순히 정부가 조성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공영역을 자신들의 장기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것이 미국의 미래에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려면, 우선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미국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기업들은 날로 치솟고 있는 미국인들의 높은 평균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세계 경제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이뤄진다면 미국이 진정으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과 같은 고임금 경제가 이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하는 길은 생산성 높은 환경을 갖추는 것뿐이다. 기업들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든 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들과 다른 동료 교수진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미국 경쟁력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들이 어떻게 미국의 경쟁력 회복을 이끌 수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생산성을 추구하라
무엇보다도 기업 경영진은 사회가 정한 규칙의 틀 안에서, 생산성과 수익성을 적극 추구하는 방향으로 미국 사업을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미국 특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미국 기반 사업을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락의자 레이지보이 La-Z-Boy 는 저임금 아시아 가구 제조업체들과의 정면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미국에 위치한 데다 직원들의 기술이 뛰어나 맞춤형 제작과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덕분이었다.
최근 정치계의 태도와는 반대로, 미국에서 기업 운영을 잘한다는 말이 늘 미국에 머무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해외 진출을 하면 더 나은 고객지원이 가능하고, 현지 수요에 맞게 제품을 조정하고, 물류 지원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국 기업들이 외국 시장에 더 잘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경쟁력이 자연히 높아진다. 저자들의 동료인 미히르 데사이 Mihir Desai ,프리츠 폴리 Fritz Foley, 제임스 하인스 James Hines 의 연구에 따르면, 해외 진출 속도가 빠른 미국 다국적기업들은 미국 시장 안에서도 더 빨리 성장한다. 동시에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해외 비용부담이 커지고, 경영진이 외국 노동자들의 낮은 생산성과 품질 문제, 지적재산권 손실 같은 간접 비용(hidden costs)을 실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체서피크 베이 캔들 Chesapeake Bay Candle 은 생산기지를 베트남에서 메릴랜드 주로 옮긴 덕분에 연간 15-20%의 임금 상승을 피하고, 운송비용을 줄이고,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매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재고 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

공공영역과 비즈니스를 함께 구축하라
많은 기업들은 지역공동체가 성공에 끼치는 영향을 너무 좁게 생각하는 탓에 그런 좋은 기회들을 간과한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공공영역에 투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세계화로 인해 이런 연계가 약화됐고, 많은 기업들은 지역 여건이 생산 성과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잊어버렸다. 그러나 이제 점점 더 많은 기업 리더들이 지역 비즈니스 환경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 지역에서 적당한 기술 인력을 구할 수 없다면, 기업들 스스로가 직업훈련 비용을 온전히 감당하거나,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적당한 자격을 갖춘 직원을 찾기 위해 회사를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배운 것이다. 공급업체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더 비싼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부품, 장비, 서비스 공급업체들을 다른 지역에서 데려와야 한다.
그나마 기업들이 정부 개입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들과 미국 전체에 이로운 방향으로 공공영역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동료들인 피사노와 시, 빌 살먼 Bill Sahlman , 빌 조지 Bill George, 그리고 특히 로자베스 모스 캔터 Rosabeth Moss Kanter의 연구가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술 증진
많은 기업들은 고등학교, 직업훈련 프로그램, 전문대학교, 대학교의 숙련 노동자 배출에 수동적으로 의지한다. 그리고 나중에 내부 교육훈련으로 이를 보완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으로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전체 실업률이 8%를 넘는 상황에서도 전문기술을 갖춘 인력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
로자베스 캔터와 MIT 동료 톰 코찬 Tom Kochan이 강조했듯이, 기업들은 교육기관들과 제휴해 모셔가고 싶어할 만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 지도, 멘토링, 강사, 설비, 그리고 시설까지 제공하고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 샬롯 Charlotte에서는 지멘스 Siemens가 센트럴 피드먼트 전문 대학교와 손잡고 수업과 도제훈련을 고안해 직원들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제조 기술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조지아 주 시골지역인 캐럴턴 Carrollton에 위치한 사우스와이어 Southwire는 성장하고 있는 케이블 및 전선 제조업체다. 하지만 고졸 사원 인력 수요가 점점 느는 상황에서 이 지역 학생들이 중퇴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실 시설을 갖춘 공장을 지었다. 지역 학교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퇴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12학년 평생교육’ 과정을 모집했다. 학생들은 매일 하루 4시간, 공장이나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일반 학교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4시간은 임금을 받고 일하며 회사의 멘토들로부터 생산 기술을 배우거나, 작업장에서 돌 아가며 근무하고 제품을 날랐다. 학생들은 높은 졸업률을 보였다. 이 중 21%는 사우스와이어의 정규직원으로 채용됐고 39%는 대학에 진학했다. 250만 달러 상당의 투자가 긍정적인 결실을 맺은 것을 확인한 사우스와이너는 두 번째 교육시설도 지었다.

지원 산업 육성
기업들은 공급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지원주체들의 활발한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지역의 공공영역에 의지한다. 많은 기업들은 오랫동안, 미국 3대 자동차회사들의 시각에 따라 부품 공급업체들을 인식해왔다. 주로 가격 협상의 장애물이라는 시각이었다. 마진이 남지 않아 타격을 입은 공급업체들은 지식 개발과 혁신에 투자하는 데 실패했고, 해외 공급업체들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공급업체들이 위축되면서 하청업체들 역시 쇠퇴하거나 이전했다.
이제 우수 기업들은 미국의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향상시킬 혁신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예컨대 존 디어 John Deere, 캐터필러 Caterpillar, 할리 데이비슨 Harley-Davidson 같은 기업들은 오프라인 강좌, 온라인 자원, 전담 인력과 합작 프로젝트 등을 통해 거대한 국내 공급업체 기반의 ‘린 생산’*역주: 효율적인 작업을 통해 재고를 줄이고 낭비 요소 제거하는 생산 방식 기술을 개선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회사와 공급업체, 하청업체 고객들에게 모두 비용 절감과 품질 개선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리고 이런 혜택은 공급업체와 연관된 다른 미국 기반 기업들에도 확산되는 효과가 있다. 기업들은 인접한 우수 공급업체들 덕분에 낮은 물류 비용, 빠른 문제 해결, 그리고 공동혁신의 용이성이라는 막대한 혜택을 입게 된다.

혁신과 창업 지원
연구에 따르면, 혁신은 국가 생산성 향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그 과정에서 한 기업이 얻은 지식은 종종 다른 기업으로 확산된다. 창업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신생 기업들은 미국 전체 일자리의 3%에 그치지만, 신규 일자리의 20%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텔은 사업과 관련된 기술 분야에서 유수의 미국 대학들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세마테크 Sematech의 일원으로, 다른 반도체 분야 선도 기업들과 함께 자원을 모아 고위험 연구를 수행한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와 손잡고 UC 버클리와 일리노이 주립 대학교에 병렬 컴퓨팅 과정을 설립했다.
인텔 캐피털을 통해 창업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로 북미 지역 1,200개 IT관련 신생 업체에 1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그리고 버클리 대학교와 함께 학부생과 석사 과정 학생을 위한 온라인 창업 강의 과정을 개발했고, 1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연례 사업계획 공모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 개입에 앞서 자신들과 미국 전체에 이로운 방향으로 공공영역을 강화할 수 있다.”

지역 경쟁력 키우기
기업들은 힘을 규합함으로써 지역의 비즈니스 환경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때로는 관련 기업들이 집단적으로 기술 개발, 환경 보호, 수출 진흥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필자들의 동료인 빌 조지는 샬롯 Charlotte 시의 에너지 기업 집단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이곳에선 주요 기업들, 시 지도자들, 비영리단체들이 함께 샬롯을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 개발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초기에는 대학교 커리큘럼 개발, 기술 훈련, 그리고 시내의 에너지 소비를 5년 내 20% 줄인다는 약속을 통해 혁신 활성화에 집중했다.
다른 경우도 있다. 더 광범위한 기업 집단이 모든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공교육, 인프라, 소기업 개발)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 캔터와 조지는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에 주목했다. 예컨대, 미니 애폴리스/세인트 폴 Minneapolis/St. Paul의 최고 경영진은 이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04년부터 미네소타 주지사, 지방자치단체장들, 대학 지도자들과 협력해 왔다. 이들의 계획인 이타스카 프로젝트 Itasca Project는 교육, 교통, 산학 연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리 추구를 자제하라
기업들이 미국 경쟁력을 개선할 수 있는 세번째 방법은, 공공영역을 약화시키는 이기적인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들은 정부와의 유착관계나 기업 로비와 관련 되어 있다. 기업들이 특별 허가, 세금 우대, 또는 규제 예외를 모색하면, 경쟁이 왜곡되고 규제가 더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각각의 청원은 해당 기업이나 업계에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체를 보면 이런 요구들 때문에 기업 세금 제도에 예외조항이 만연하고, 연방 예산은 특정 배정 예산과 보조금으로 엉망이 되고, 중요한 입법이 미뤄져 왔다. 한 기업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다른 기업들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장기적으론 더 중요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행동의 결과로 전체 사회의 냉소주의가 팽배해져 기업들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지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종종 역효과를 내는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행동보다는, 미국의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들을 주창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 기업들과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기업들이 쇠락하는 동안 미국 전체의 경쟁력은 악화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기업들의 사업 환경이 악화돼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미국인들에게 주어진 기회가 줄어드는데도 높은 수익만을 자랑하면, 미국의 정치 현실이 보여주듯이 위험한 악순환이 고개를 들게 마련이다. 미국 정부 정책이 기업에 등을 돌리고, 기업들이 미국을 떠나면 결국 신뢰는 무너지게 된다.
기업들은 공공영역의 중요성을 간과하면서 이 문제를 키워왔다. 미국에 기반한 사업과 미국 지역 공동체들을 활성화하는 데 실패하면, 기업들은 생산성 강화와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꼴이 된다.
이제 정부가 나서기만 기다리지 말고, 기업들이 미국 경쟁력 회복에 앞장설 때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성공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공공영역을 강화하는 기회를 잡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더 큰 역할을 담당하면, 미국 번영의 핵심을 위협하는 냉소주의의 물결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고문에서 필자들이 소개한 제안은 본인들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미국 경쟁력 관련 프로젝트에서 핵심 교수진과 함께 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이 팀에는 미히르 데사이, 빌 조지, 로빈 그린우드 Robin Greenwood, 로자베스 모스 캔터, 톰 코찬, 데이비드 모스 David Moss, 니틴 노리아 Nitin Nohria, 개리 피사노, 빌 살먼, 데이비드 샤프스타인 David Scharfstein, 윌리 시, 딕 비터 Dick Vietor, 매트 바인지얼 Matt Weinzierl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에 대한 해석과 혹시 있을지 모르는 오류는 전적으로 필자들의 책임이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