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은 어디인가? 제이피 모건 체이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아니다. 놀랍게도 웰스 파고 Wells Fargo다. 이 은행의 시가 총액이 가장 크다. 최근에는 1,700억 달러까지 늘었다. 때문에 최대 주주인 워런 버핏은 행복할 것이다. 비결은 무엇인가? 바로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출을 집중하는 것이다. 웰스 파고는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이하 모기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59세의 최고경영자존 스텀프가 경제 호황이었던 2007년 웰스 파고의 수장에 올랐고, 그 후로 금융 위기를 잘 헤쳐나갔다. 그는 최근 제프 콜빈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의 높은 저축률과 웰스 파고의 더 많은 대출 제공 의지, 그리고 법무부의 기소에 맞서 싸우는 이유 등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편집 발췌한 것이다.
웰스 파고는 미국 최대의 모기지 업체로서 어느 은행보다도 더 큰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주택 시장의 미래는 어떤가?
미국 7,000만 가구 중 5,000만 가구가 모기지를 갖고 있다. 가구당 평균 모기지 규모는 20만 달러다. 전체 시장 규모가 10조 달러인 셈이다. 이 모기지 금액의 20%가량은 부실위험(underwater)이 있다. 이들은 주택 가치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은 상태다. 하지만 우리는 주택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6~8년 전 거래가 활발했을 당시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인 3분의 2가량에게 주택은 ‘아메리칸 드림’이다. 모든 사람들이 주택을 소유하지는 않겠지만 주택 시장의 호황은 어느 정도 예상된다. 또 주택을 소유하고자 하는 미국 사람들의 욕망을 감안하면,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느리지만 미국 전역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전역에 6,0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당신은 미국 경제 전망에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 향후 전망은 어떨 것이라고 보나?
지난 4년간 경기는 회복되어 왔다. 하지만 매우 조심스러운 회복이다. 개인과 기업은 필요한 곳에만 소비를 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하지 않는다.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대부분 사람들이 알면 놀라겠지만, 사실 올해 발생할 모기지의 반 정도는 개인들이 대출을 갚거나 재대출을 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혹은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모기지 금액은 그대로 두고 대출 기간만 줄이는 데 사용될 것이다. 빚을 상환하는 디레버리징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는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다.
대출 신청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다른 어떤 은행보다 중소기업에 많은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상당히 많은 중산층 고객도 보유하고 있다. 대출 승인율이 경기 불황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대출 신청률은 여전히 낮다. 최근에 회복되고 있지만 많은 대출 신청자가 생겨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예금 1달러당 대출 1달러 정책을 시행해 왔다. 현재는 80%정도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략 2,000억 달러 정도의 대출 여유가 있는 셈이다. 적극적으로 대출을 제공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이 조심스러워 한다. 세금 정책과 재정 절벽의 향방, 규제,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디레버리징은 좋은 현상 아닌가? 금융 위기는 과도한 채무 때문에 발생한 부분이 있다. 이를 줄일 필요가 있고, 또 그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 아닌가?
많은 정책입안가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많은 채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20년 만에 4조 달러에서 5조 달러, 그리고 14조 달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채무에 따른 비용은 90년대 초반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람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저축하고 있다.
금리가 이렇게 낮은데도 저축을 많이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은행 금고에서 잠자고 있는 기업과 국민의 저축금액이 1조 5,0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본 적이 없다.이 정도의 예금 증가는 처음이다. 수익률이 좋아서가 아니라 은행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도드-프랭크법으로 ‘대마불사’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보나?
그렇다. 법 내용이 명확하다. 이제는 큰 기업도 구제될 수 없다. 그건 위법 행위다. 만약 실수를 하면 망해야 한다. 경영자는 해고되고, 그에게 지급된 보너스 등은 환수되어야 한다. 그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대형 은행들이 파산할 경우, 전체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런 우려는 사라졌다고 보나?
그렇지 않다. 하지만 해결할 시스템이 있다. 우리는 1,500억 달러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부실 대출에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두고 있다. 채권투자로 120억 달러의 이익을 거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기 및 장기 채무 총액도 1,500억~1,600억 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은행이 파산하면 피해를 입는 과정은 대개 이렇다. 처음 피해자는 보통주 투자자, 그 다음이 우선주 투자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적립금에 피해가 간다. 절대로 납세자에 게는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2008년 웰스 파고가 인수한 와코비아Wachovia 를 생각해 보자. 와코비아는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모든 채권자들과 우선주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지 않았다. 우리는 심지어 보통주 투자자에게도 일부 보상을 해주었다. 미국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에 가입한 상업은행의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은 항상 존재해왔다.문제는 일이 터지면, 모두가 다 은행이 된다는 점이었다.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 그리고 AIG는 전부 은행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엄밀히 따지면 은행이 아니다. 과거에는 리먼 브라더스나 베어스턴스 사태를 해결할 시스템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스템이 존재한다.
웰스 파고는 ‘자사의 비전과 전략의 핵심이 교차 판매(Cross-Selling)*역주: 한 명의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반복적으로 판매하는 것 ’라고 강조해왔다. 또 모든 기업이 교차 판매를 선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차판매가 당신의 전략이 됐나?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방식이 고객을 재정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니즈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전체중에서 한 부분만 이해한다면, 어떻게 이런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고객들이 우리와 장기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때, 우리가 그들을 알게 되고 그들도 우리를 알게 된다. 이래야 고객의 전체 재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현재 고객이 5개의 금융 상품을 갖고 있다면 6번째 상품을 파는 건 훨씬 쉽다. 또한 그들에게 제안을 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 개인 고객들은 평균 6개 이상의 금융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고객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정도는 8개 이상의 금융 상품을 이미 갖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갈 갈이 멀다.
금융서비스 산업에는 분명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왜 대부분의 기업들은 당신네들처럼 못하고 있나?
우리는 혹시라도 중요한 사업 계획서를 비행기에 두고 내렸을 때 누군가가 그것을 가져 간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해왔다. 이모든 것의 핵심은 실행 능력이다. 인재를 채용해 사기를 고취하는 방법, 그리고 성공을 보상하고 실패를 해결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말하기는 쉽지만 실행 속에 해답이 있다.한번은 경쟁력 있는 거대 은행의 CEO가 내게 “아시아에서 돌아갈 예정입니다. 잠깐 들러서 점심을 사고 싶은데, 교차 판매 같은 것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없나요”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나는 그때 “거하게 오랫동안 먹을 시간은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법무부가 최근 ‘정부 담보대출의 차별적 대출심사 *역주: 웰스 파고가 히스패닉이나 흑인들에게 의도적으로 대출을 회피했다는 주장’ 를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진실은 무엇인가?
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 소송을 무효화하기 위해 워싱턴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연방주택청(FHA) 대출을 담당한 최대 은행이었다. 실적을 보면잘 알 수 있다. 우리 고객의 93%가 현재 대출 이용자들이다. 1순위 소유주 *역주: 주택 지분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주인로 주택을 보유한 고객 가운데 2% 미만이 압류까지 간다. 금융 산업의 평균치보다 좋은 실적이다. 우리는 신의를 다해 업무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케이스에 관한 한 “우리 자신을 보호할 거다.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우리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거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웰스 파고를 포함한 모든 대형은행들이 다양한 모기지 남용 관련 정부 소송에 합의를 해오고 있다. 고객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법무부 검사가 과잉행동을 보인다고 이해해야 하나?
우리 금융업계가 항상 일을 잘해온 것은 분명 아니다. 비난받을 만한 일들이 많다. 공격적으로 영업했던 패니 매이와 프레디 맥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고객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했던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역시 그랬을 것이다. 우리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 못한 측면도 있다.하지만 우리 실적을 되짚어 보면, 수십억 달러의 대출과 수억 달러의 이익을 취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고객 이익에 반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매번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 들어 금융업계가 제대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부실 금융 회사들이 파산했고, 우리가 그 회사들을 인수해 그들이 남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300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재대출을 받도록 도왔다. 또 90만 명의 고객들이 금리 등 대출 조건을 변경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우리는 40억 달러에 달하는 원금도 탕감해주었다. 우리는 정말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고 경영진의 전략 C-Suite Strategies’으로 불리는 리더십 시리즈는 포춘의 대기자 제프 콜빈이 최고 경영자들과 가진 최신 인터뷰다. 포춘 홈페이지의 리더십 코너에서 이 인터뷰의 동영상 발췌본을 볼 수있다. 콜빈이 찰스 슈왑 GE의 제프 이멜트, 피앤지의 A.G. 래플리, 전 뉴욕시 교육감 조엘 클라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휴매나의 마이클 매컬리스터 같은 인물들과 진행한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