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애플 주주들을 위한 3가지 교훈

by Allan Sloan, 포춘 칼럼니스트


많은 사람들에게 '애플 마니아'란 애플 제품을 구입해 가지고 노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처럼 '금융 관음증'을 가진 사람들은 애플 주가의 터무니없는 하락을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당신도 우리처럼 재미를 느낄 것이다. 윌셔 어소시에이트는 애플 주가가 작년 초부터 최고점을 찍은 9월 19일까지 73.5%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애플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비싼 주식으로 등극했다. 또 애플 한 종목이 놀랍게도 3,684개 종목으로 구성된 윌셔 5000 인덱스가 같은 기간 기록한 전체 수익률 가운데 12%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하락 장세가 펼쳐지면서, 올해 1월 24일 기준으로 애플 주가는 최고점 대비 36%나 폭락했다. S&P 지수 전문가인 하워드 실버블라트의 계산에 따르면, 그 하락 기간 동안 증발한 애플 주가는 마이크로소프트-한때는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었다-의 시가총액보다 더 많았다. 우리처럼 금융 관음증을 가진 사람들에겐 대단한 뉴스임에 틀림없다.

애플 주가의 등락을 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배울 점은 무엇일까? 어떤 기업이 아무리 투자에 매력적이고, 무한한 미래를 가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변치 않는 투자 진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 가운데 3가지를 소개한다.


군중에 짓밟히지 않으려면 그들과 함께 뛰지 마라. 한동안 애플은 별 문제가 없었다. 애플 주식은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고점을 찍자, 월가는 애플을 탐탁지 않게 보기 시작했다. 월가에선 최근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안겨줬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애플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할 땐(When Apple was cooking), 수백 개의 뮤추얼 펀드와 기관 투자가들이 애플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었다. 애플이 전체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기 때문에 가격이 아무리 빠르게 올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애플의 매력이 사라지자(when Apple lost its secret sauce),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애플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애플 주가가 단 하루 만에 12% 추락하며 400억 달러의 시가 총액을 날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달리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1월 24일은 월가에 실망감을 안겨준 애플이 실적을 발표한 후 첫 거래일이었다. 그래서 군중심리를 파악하는 건 좋지만 부화뇌동하진 말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마라. 애플과 같은 소비재 주식을 소유하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신앙심 같은 것이다: 내가 제품을 사랑하니 주식도 사랑할 것이다. 어떠한 분석도 필요 없다. 하지만 이런 맹신이 당신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어떤 종목에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한다면, 최대한 명석한 판단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애플은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또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매우 가치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주가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반영한다. 지금 당장, 애플은 신규 구매를 창출할 인기 제품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 이익에 만족하는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막대한 마진을 추구하는 애플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삼성'이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비슷한 전례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외관상 무한한 미래를 가진 멋진 주식이었다. 밥 웨이드 월셔 어소시에이츠 최고 경영자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998년 주가가 115%나 상승하며 제네럴 일렉트릭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1999년에는 68%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그런데 2000년 주가가 63% 폭락한 이후 호황기의 명성도, 최고 주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CEO는 결점이 없을 것이라고 맹신하지 마라. 한동안 스티브 잡스뿐만 아니라 그의 후계자 팀 쿡도 애플의 CEO 자리를 승계했을 때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했기 때문에 신적 존재로 추앙 받았다. 현금 배당을 시작하는 등 팀 쿡이 취했던 모든 조치는 환영 받았다. 잡스는 애플이 상승추세에 있을 때 사망했기 때문에 '투자의 신전(the investment pantheon)'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치는 확고부동했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팀 쿡의 입지는 월가의 천당에서 지옥(from Wall Street penthouse to outhouse)으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가장 빠른 추락 중 하나다. 그는 훌륭한 CEO인가? 아직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는 무결점인가? 아니다. 어느 누구도 그럴 수 없다.


개별 종목 투자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가 있다. 인덱스 펀드 투자는 안전하지만 따분하기 때문이다. 애플 주식은 없지만 필자는 상당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어리석게도 위에서 언급한 3가지 투자 진리를 가끔씩 망각한다. 그러나 필자가 애플 주식에 실제로 돈을 투자한다면 그 진리를 충실하게 따를 것이다. 당신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


※ 포춘 미국판의 유명 칼럼을 한글과 영어로 동시 게재합니다. 유려한 비즈니스 영어 문장 속에서 알찬 경제 정보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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