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by Geoff Colvin, 포춘 칼럼니스트


카를로스 곤
Carlos Ghosn 닛산 CEO가 지난해 초저가 자동차 닷선 Datsun 브랜드를 부활시켜 신흥국을 공략하고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한 도요타 임원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큰 실수"라고 말했고, 한 일본 교수는 "또 다른 패착"이라고 표현했다. 3,000달러짜리 자동차로 돈을 벌겠다고? 돈 되는 모델이 픽업 트럭과 고급차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곤의 새로운 비전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앞서 보여준 사업의 역발상-전기 자동차 리프 Leaf-도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이런 곤의 노력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오늘날 모든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떠오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요즘 재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하지만 대부분 논의가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돼 있을 뿐이다. 현재 대부분 기업이 직면한 더욱 근본적인 도전 과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다. 또 수익 창출 방안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당신도 이 도전 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편의상,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가정해 보자. 이 직설적인 주장이 그렇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수십 년 동안 혹은 지금 당장 비즈니스 모델에 별 문제가 없더라도, 조만간 그 수명을 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반에 걸친 몇 가지 요소들이 합쳐져 기존 비즈니스 모델들을 해체하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요소가 IT이다. 우선, IT는 정보기반 사업을 빠르게 혁신하는 효과를 낸다. 대부분 사업의 창업이나 전환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드는 2차 효과도 가지고 있다. 또 신흥국의 부상, 확대되는 정부의 경제적 역할, 그리고 바뀌는 소비자 기호 등 다른 트렌드의 속도와 파워를 증대시키기도 한다.

그 결과는? 산업 혁명 이후 지금처럼 많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갑자기 쓸모 없게 돼버린 적은 없었다. 언론사나 저작권에 의존하는 기업 혹은 홍보업체 등이 이런 부류에 속하는 기업군이다. 베스트 바이, 타깃, 월마트 등 주요 소매업체들이 쇼 루밍 Show Rooming(매장을 둘러본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소비 행태), 이베이('이베이가 돌아왔다' 기사를 참고하라), 그리고 아마존에 대응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있는지를 보라. 교육, 은행, 우체국, 컴퓨터 제조, 대형 제약사, 음악계, 그리고 통신업계 등 여러 산업들은 지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그 모델들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필요조차 없었다.

예컨대 신문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200년 동안 잘 작동되어 왔기 때문에 경영진은 오랜 기간 동안 그 모델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지금의 경영진에게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비록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200년까지 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한 세대에 한 번 일어날 정도로 사소한 문제라면, 똑똑한 컨설턴트 몇 명을 고용해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오늘날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모델처럼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아마존이 뉴 노멀 new normal *역주: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이 되고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이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출발했다. 그 후로는 다른 출판사들을 위한 시장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의류, 컴퓨터처럼 완전히 다른 유통 기반 시설을 요구하는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책, 음악, TV 쇼, 그리고 영화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자사브랜드로 킨들과 킨들 파이어를 만들었다. 기업을 대상으론 웹 서비스도 제공했다. 오늘날에는 식료품과 기타 제품의 당일 배송을 위한 원천 프로그래밍과 창고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8년 동안 아마존이 얼마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는지 그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이 기업의 변신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어제를 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하지만 기업은 이 일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서 가장 큰 장애물은 취약한 상상력, 축소될지 모르는 이익, 그리고 기업 문화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오늘날 기업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역량이지만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일의 승자와 패자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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