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스타일·실용성 겸비한 다재다능 멋쟁이

아우디코리아가 올해 새로 내놓은 A5스포트백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쿠페에 뿌리를 둔 매끈한 라인은 세련되고 우아하다. 터보 디젤엔진은 A5스포트백을 스프린터로 만들었다. 스타일과 실용성, 성능을 결합한 A5스포트백을 만나본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한눈에 보기에도 스포티한 느낌이다. 군청색으로 반짝이는 아우디 A5스포트백은 납작 엎드려 있었다. 출발 대기선에서 준비 중인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긴장감마저 흐른다. A5스포트백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찬찬히 뜯어봤다.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지막한 차체 앞에서부터 트렁크까지 우아하게 선이 이어진다. 뒷바퀴를 감싸는 휠하우스는 볼륨감 있게 튀어나와 엉덩이 부분을 풍성하게 만든다. 창문을 모두 내리고 문을 열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문에 유리창을 감싸는 틀이 없어 깔끔하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A5스포트백은 낮고 넓은 차체에 과하지 않게 주름 잡힌 곡선에서 클래식 스포츠카의 느낌이 묻어난다.


실용을 더한 프리미엄

A5스포트백은 준중형 세단 A4와 중형 세단 A6 중간 모델인 A5에 실용성을 더한 모델이다. A5는 문이 두 개 달린 정통 쿠페 스타일을 따랐다. 하지만 A5스포트백은 일반 승용차처럼 뒷좌석용 문을 2개 더 달았다. 그럼에도 A5스포트백은 날렵한 외형을 포기하지 않았다. 천장에서 뒷유리를 지나 트렁크로 매끄럽게 이어지다가 뚝 떨어지는 라인은 자신이 쿠페에서 태어났음을 드러내고 있다. 뒷자리 머리 공간이 조금 낮지만 실내 공간은 A5에 비해 넓어졌다. 트렁크 내부도 튀어나온 곳 없이 반듯하고 깊어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다. 뒷좌석을 접어서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도 있다.

문을 열어 운전석에 앉았다. 아우디답다. 깔끔한 디자인에 잘 배치된 조작 버튼들이 운전자를 감싼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MMI(멀티 미디어 인터페이스)는 오디오와 공조장치는 물론 순정 내비게이션, DMB, 후방카메라까지 조작할 수 있다. MMI를 편하게 조작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 뭔가 있어 보이는 통합형 멀티미디어 버튼을 너도 나도 탑재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탓일 수도 있지만, 직관적이고 빠른 조작과는 거리가 먼 탓이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실내를 살펴보다 멋진 걸 발견했다. 스피커에 새겨진 B&O 마크다. A5스포트백은 뱅앤울룹슨(B&O)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공간활용이라는 실용성을 강조했지만 A5스포트백이 엄연한 프리미엄 차량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MMI를 이리저리 돌려 뱅앤울룹슨이 내놓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도 이정도 차이는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맑으면서 적당히 깊이 있는 음색은 A5스포트백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경제성 살린 달리기 성능

A5스포트백은 일반 세단보다 운전석 위치가 낮다. 도로에 달라붙어 속도감을 느껴보라고 충동질을 해댄다. 전동으로 운전석을 움직여 자세를 잡았다. 각도와 앞뒤 거리를 조정할 수 있는 운전대 덕분에 운전 자세가 한결 편하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묵직한 디젤음이 들려오면서 계기반이 붉은 색으로 물든다. A5스포트백은 2리터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이미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에 널리 쓰여 성능을 인정받은 엔진이다. 최대출력 177마력에 38.8kg.m 토크를 낸다.

달릴 준비를 끝낸 A5스포트백이 움찔거린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엉덩이를 일으키고 튀어나간다. 엔진음을 극단적으로 억제해 놓지는 않았지만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뱅앤울룹슨 오디오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시내 주행에서 A5스포트백은 연비를 중시하는 요즘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A5스포트백에는 정차 중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다시 시동이 켜진다. 처음에는 어색하다. 왠지 시동이 안 켜져 낭패를 보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신호 대기 중 조금이라도 출발이 늦으면 경적을 울려대는 성질 급한 운전자가 뒤에 있으면 어쩌나 조바심도 난다. 그런데 반응속도가 빠르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난 뒤에는 어색함이 호감으로 바뀐다. 연비 향상 효과는 물론 어쩔 수 없는 디젤 엔진 소음과 진동을 느끼지 않아도 되니 꽤 괜찮은 기능이다. 물론 이 기능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끄거나 켤 수 있다. A5스포트백은 복합연비 기준으로 1리터당 15km를 달린다.

A5스포트백은 연비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주행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선 A5스포트백은 다시 육상 선수로 돌아왔다. S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분주히 기어를 맞물리며 부드럽고 빠르게 A5스포트백을 움직인다. 터보 디젤 엔진은 두터운 토크를 꾸준히 뽑아낸다. 엔진 회전 수를 많이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힘이 나오는 엔진은 꼬리에 따라 붙는 차들을 쉽게 따돌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222㎞.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7.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만하면 준족이다. 주행 스타일에 따라 운전 반응을 달리할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도 달려 있다. 선택 가능한 운전 모드는 이피션시 Efficiency, 컴포트 Comfort, 오토 Auto, 다이내믹 Dynamic, 개인맞춤형 Individual 5가지다. 각 모드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이 다르게 반응한다.

아우디 하면 콰트로다. 최근 아우디 일부 차종에서 콰트로를 탑재하지 않은 모델들도 선보이고 있지만, A5스포트백은 정통을 따랐다. 콰트로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은 주행 시 동력을 앞바퀴 40%, 뒷바퀴 60%로 배분한다. 미끄러운 도로는 물론, 주행 중 급커브를 만나거나 갑작스런 장애물 출현 등 돌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조작하는 대로 차량이 반응한다.


현실적인 틈새 모델

A5스포트백은 멋쟁이 재주꾼이다. 스타일과 실용성, 연비와 동력 성능을 절묘하게 버무렸다. 출퇴근길에서 멋을 내고 타다가 주말에 레저장비를 싣고 교외로 떠나도 어색하지 않다. A5스포트백은 틈새 모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수요는 충분하다. 아우디코리아는 A5스포트백을 연간 1,500대 판매할 계획이다. A5스포트백은 어떤 면에선 큰형 격인 A7쿠페보다 더 끌린다.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는 도심에서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실내 편의장비도 뒤처지지 않는다. A7은 8,000만 원대다. A5스포트백 기본형 모델은 5,840만 원, 상위 트림인 다이내믹은 6,290만 원이다. 아우디코리아는 A7과 같은 쿠페 스타일 세단을 원하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망설이던 고객들에게 A5스포트백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아우디는 특히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디테일이 살아 있다. 편의장비도 가능한 한 최대로 싣고 있다. 4륜구동(콰트로) 승용차라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욕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아우디는 달라진 시장에 대응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 시장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해 새로 등록한 서울 승용차 10대 중 1대는 수입 브랜드였다. 강남 거리에서 벤츠, BMW, 아우디는 쏘나타만큼이나 흔하다. 흔해진 프리미엄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성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새로운 형태와 콘셉트를 가진 차량들이다. 쿠페 모습을 한 세단이나 SUV를 내놓았고, 세단과 SUV를 섞어 놓기도 했다. 이들 차량은 정통 중대형 세단만큼 판매율이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기존 차량과 차별화한 상품성을 내세워 특별한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켰다.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한 대중차 브랜드를 따돌리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최근 아우디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장의 변화를 한발 앞서 감지해 신차를 개발한 노력이 있다. A5스포트백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A5스포트백을 타면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


A5스포트백은 일반 세단보다 운전석 위치가 낮다. 도로에 달라붙어 속도감을 느껴보라고 충동질을 해댄다.

A5스포트백은 멋쟁이 재주꾼이다. 스타일과 실용성, 연비와 동력 성능을 절묘하게 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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