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타임은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CAN TIME INC. MAKE IT ALONE?

타임 워너 Time Warner의 잡지 출판부문에서 분사한 타임 Time은 부채의 늪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By Shawn Tully


타임 워너는 지난 3월 초 자사의 잡지 ‘타임’을 2013년 말까지 분사시킬 계획이라 발표했다. 당시 금융 애널리스트들과 경제지들은 이 두 회사의 미래에 대해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타임 워너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분사 결정은 4년 전 인터넷 서비스 부문 AOL과 케이블 TV부문 타임 워너 케이블을 분리한 후 진행한 후속타로, 순수하게 TV, 영화부문 거물로 힘을 집중시키려는 논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CEO 제프 뷰크스 Jeff Bewkes 는 쇠퇴하는 잡지부문을 정리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부문에 더욱 집중하려 하고 있다. 덕분에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명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잡지 출판사 타임은 포춘을 비롯해 타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피플 등 수십 개의 잡지를 발간해 온 91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분사에 대해선 대부분 이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판부문을 빼고 4.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타임 워너와는 달리 타임은 철저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타임뿐 아니라 출판업 전반의 매출과 이익이 축소되고 있다. 어떠한 전략을 통해 판세를 뒤집을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과 애널리스트들 모두 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기술에 능통한 파트들과의 제휴, 그리고 영리한 인수합병이 필요하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Moody's Investors Service의 채권 애널리스트 네일 베글리 Neil Begley 는 “미디어 회사보다 오히려 잡지사가 더 나은 디지털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잡지사들이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선 재정적 유동성이 필요하다. 자신들의 사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포춘은 독립한 모기업의 미래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얻기 위해 포트폴리오 매니저, 투자은행가는 물론 베글리같은 애널리스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들에게 타임 워너가 어떤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물었다. 대부분 타임이 부채를 줄이고 발 빠른 재정적 대응력을 갖출 때 최상의 실적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베글리의 의견에 동의했다. 분명한 점은 새롭게 분사한 타임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이 타임 워너에게도 이롭다는 사실이다. 타임 워너의 주주들은 타임 주식(가격은 타임 워너 주가의 20분의 1 정도다)을 지급 받을 것이다. 타임워너가 2009년 AOL과 타임 워너 케이블을 분사시킨 이후, 이 두 기업의 주가는 주식시장 평균을 상회해왔고, 그중에서도 타임 워너의 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타임이 회생할 길은 분사 조치가 이뤄지기도 전에 차단될지도 모른다.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결정적인 문제는 모기업이 타임에 지울 채무액이다. 타임이 과도한 채무 부담을 떠안는다면, 성장에 필요한 동력(대형 투자를 위한 자금)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채무를 변제하는 와중에 혁신을 이루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너무 많은 자금을 채무변제에 쏟는다면 배당금 지급능력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곧 퇴임하는 CEO 로라 랭 Laura Lang을 대체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채부담이 적다면, 능력 있는 유명 CEO를 영입하는 것도 훨씬 더 용이할 것이다.

그렇다면 타임은 얼마만큼의 빚을 떠안게 될까? 부채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은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라고 알려진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용, 부채 상환액 차감 전 영업이익’?이자 지급에 사용되는 이익을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하다? 대비 부채비율이다. 타임의 EBITDA는 2007년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모건 스탠리의 예상에 따르면, 2014년에 타임의 EBITDA는 5억2,400만 달러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는 2012년에 비해 15%나 하락한 수치다.

타임 워너는 아직 채무액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임에게 처음부터 배당금을 지급하게 할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애널리스트들은 막 홀로서기를 시작한 기업에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타임의 향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가가 예측하는 타임의 채무액은 5억 달러부터 20억 달러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타임 워너를 잘 아는 한 인사는 타임의 채무는 타임 워너의 부채비율에 비례해 정해질 것이라 예측했다. 현재 타임 워너의 EBITDA 대비 부채비율은 1대 2.6으로 종전 목표했던 1대 2.5에 근접해 있다. 뷰크스가 6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타임의 2013년 EBITDA 기준으로 채무액을 결정한다면, 타임의 부채는 15억 달러에 근접할 것이다.

부채가 EBITDA의 2.5배인 것은 타임 워너에겐 적절한 수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베글리와 다른 전문가들은 모기업과 같은 신용 상태 혹은 다양한 수입원이 없는 타임에게 이 비율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다른 기업의 경우, 예컨대 엔터테인먼트 출판 대기업 뉴스 코퍼레이션 News Corporation은 부채를 일절 넘기지 않고 출판 부문을 분사시키려 하고 있다.

과도하게 쌓여가는 부채가 어떻게 타임의 투자 자본을 고갈시킬지 살펴보자. 베글리는 타임이 자금 운용에 있어 부채비용을 더 이상 증가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또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이자지출 비율(EBITDA 1달러당 이자지출)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임의 EBITDA는 지난 5년간 연 7%씩 줄어들고 있으며,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되리라고 전망한다. 때문에 이자 지출 비율을 EBITDA의 19%대로 유지하려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9,500만 달러를 상환해 채무 원금 15억 달러를 줄여나가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수치는 세금과 이자를 지불한 후에 남은 금액이다. 이 자금은 디지털 출판 기술에 대한 투자 혹은 인수합병에 사용될 수 있다. 타임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유동 자금의 3분의 1을 채무변제에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 자금은 연간 1억8,000만 달러로 제한된다. 투자 가용 자금이 늘어난다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제 두 번째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타임 워너가 타임의 EBITDA 대비 부채비율을 상대적으로 낮은 1대 1로 설정했다고 가정해보자(이것이 베글리가 추천하는 적정 비율이다). 2013년 EBITDA 기준으로 타임은 약 6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다. 채무상환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매년 원금을 갚아 가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면 이자와 원금이 모두 줄어들고, 타임은 매년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 내용을 좀 더 보충해보면 이렇다. 타임은 1대1 비율을 적용 받아 분사한 뒤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다. 그리고 이 투자들이 모두 성공한다. 그렇게 되면 2014년과 2015년에는 자금 유동성이 계속 하락하지만, 2019년에는 3% 정도의 미약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이후 자금 유동성은 2%대의 인플레이션 하에서 계속 증가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용 투자금은 3억2,000만 달러로 채무를 15억 달러로 가정했을 때보다 80%나 더 높다. 결론적으로 자금 유동성 증가는 채무 감소와 안정적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이런 식의 기업회생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타임이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할 수 있다면(적은 부채가 핵심이다), 투자자들은 타임의 주식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분사 후 타임의 기업가치(부채+자산-현금)를 40억 달러로 예상한다. 이 예상치가 사실로 입증되고 채무금액이 (감당할 수 있는) 6억 달러로 결정 된다면, 타임의 시가 총액은 38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타임이 2016년까지 성장세를 회복하기만 한다면, 2019년 말에는 시가총액이 63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연간 수익률이 2014년부터 5년간 9%씩 증가해야 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경영난에 허덕이던 잡지사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월가의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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