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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저성능 엔진장착 미국 NASCAR 경주참가

지난 달, 데이토나 국제 경기장의 주행로를 시속 190마일로 질주한 650마력의 도요다 툰드라는 새로운 자동차에 낡은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훌륭히 증명했다.
단연 미국의 독무대였던 NASCAR에 출전하는 첫 외국 회사가 된 도요다는 이번 대회를 위해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구형 디트로이트 엔진을 설계했다. NASCAR의 엄청난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많은 막대한 비용 투자를 통한 기술 혁신을 제한하여 순수한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즉, 아이젠하워 정부 시절 개발된 기본 구조를 가진 358입방 인치 V8 엔진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도요다는 자동차 업계에서 사용되는 최신 소프트웨어 및 제조 설비를 채용하여 구식 엔진을 설계했다. 한마디로 최신 저성능 엔진인 것이다.


도요다는 크래프트맨 트럭 레이스(NASCAR에서 넥스텔 컵(구 윈스턴 컵)과 부시 그랜드 네셔널에 이은 세 번째 레이스)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특별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 레이스에 요구되는 탄소합금 아이언블록 푸시로드 V8 엔진을 제작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미에서 가장 큰 레이싱 팀 중 하나지만 NASCAR에는 처녀 출장인 도요다 레이싱 개발(TRD) 팀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했다.
“먼저 레이싱 개발팀에게 차고에 있는 엔진들을 한번 살펴보라고 했죠.” NASCAR의 R&D 책임자 그레이 넬슨의 말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밸브 각도를 사용해야 할지 알려주지는 않겠지만, 가장 큰 것보다는 작고 가장 작은 것보다는 크게 만들면 될 거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 기준을 벗어나지 말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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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확한 기준 수치를 아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쉐비, 포드, 다지 등의 엔진을 연구해야 했습니다.” TRD의 대표인 리 화이트의 말이다. “저희는 각각에 대해 3천개의 블록 주조와 2천개의 실린더 헤드 주조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즉, 총 1만5천차례를 시험한 것이지요.” TRD 팀은 각 엔진별로 성능이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내는 한편, NASCAR의 기준에 부합하는 설계 변경 방법을 찾았다. 그들은 최신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실린더 헤드에 가해지는 부하를 계산하고 CAD 기술 및 플라스틱 부품을 빠르게 찍어내는 리소그라피 공정을 이용했다. 이런 최신 도구들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기술이었지만 NASCAR에서는 상당히 새로운 시도였으며, TRD가 엔진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작 및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또한 조금 구식이지만 독창적인 설계 방법이 사용되었다. 7명의 설계 팀원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커리어는 연료 흡입 및 배출 제어를 돕는 밸브트레인(Valvetrain)에 대한 NASCAR의 설계 기준이 5,000rpm 정도 밖에 견디지 못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엔진에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TRD는 NASCAR의 밸브트레인 제한 사항을 교묘히 피하면서 부하를 최소화했다. 피스톤의 운동 거리를 짧게 함으로써 9,000rpm 이상의 속도로 회전하는 엔진을 만들어낸 것이다.

NASCAR와의 끈질긴 협상과 2백만 달러 가까운 개발비용을 지출한 끝에 TRD는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트랙에서의 주행 성능을 향상시키기에 충분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다. TRD의 기술 책임자 피트 스펜스는 레이스에 참가한 자동차 중 가장 가벼운 엔진임을 자신했고 현재 중량을 더 줄이기 위해 강화 흑연을 사용한 블록 주조를 실험하고 있다.데이토나는 올해 개최될 23개의 크래프트맨 레이스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 도요다는 NASCAR 레이스에서 우승함으로써 모든 면에서 GM이나 포드 등의 미국 자동차 메이커와 동등한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06년의 NASCAR 넥스텔 컵에서 선보일 TRD의 엔진을 기대해 본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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