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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스틸] 인간의 힘은 얼마나 세질 수 있을까?

블록버스터 사이언스<br>SCIENCE OF BLOCKBUSTER<br>올해 개봉한 SF 블록버스터들이 던져준 독특하고 흥미로운 궁금증에 대한 과학적 대답

줄거리
슈퍼맨 시리즈의 최신작. 평범한 농부의 아들인 슈퍼맨이 자신의 힘을 깨닫고, 크립톤 행성에서 온 악당인 조드 장군과 그의 부하 파오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

슈퍼맨은 석유 시추기지와 유조선을 혼자 번쩍 들어올린다. 하지만 평범한 인간의 힘은 분명한 마지노선이 있다.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은 기본적으로 근섬유의 작용에 좌우되는데 근육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의 응용생리학자 피터 와이앤드 박사에 따르면 과학계가 지난 수년간 여러 척추동물의 근육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 1㎠ 면적의 근육이 약 30뉴턴(3㎏)의 힘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근육의 양을 늘리면 힘도 세지지 않을까. 안 그래도 인간은 오랜 세월 근육량을 늘려왔다. 500년 전과 비교해 몸집이 커진 것도 이와 유관하다. 하지만 근육량도 일정 한계 이상 늘릴 수는 없다는 게 스포츠분석가 제프로이 베르텔로의 설명이다. 그때는 뼈가 근육이 내는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러지는 탓이다.


질기기로 이름난 힘줄 역시 한계가 있다. 1㎠당 1,050㎏ 정도로 당기는 힘까지만 견딜 수 있다. 이 점에서 베르텔로는 현대인이 이미 인체 운동능력의 상한선에 근접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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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을 구성하는 속근 섬유와 지근 섬유의 비율 또한 힘의 한계를 설정하는 요인의 하나다. 속근 섬유가 지근 섬유보다 큰 힘을 낼 수 있으며, 운동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그 비율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는 있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사람들은 이들 근육의 비율을 유전적으로 타고 난다.

이런 인체적 한계를 극복할 가장 과학적 방안은 유전자 조작이다. 지금의 인간과 다른 골격을 가진 인간이라면 특정 동작에서 훨씬 강한 힘을 낼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듀크대학의 진화인류학자 스티븐 처칠 박사에 의하면 남성 네안데르탈인은 팔을 굽혔다가 펴는 동작에서 현재의 인간보다 3분의 1 정도 강한 힘을 냈다고 한다.

결국 슈퍼맨이 그토록 강한 힘을 가진 것은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전제조건 하에서 성립 가능하다. 슈퍼맨은 외관만 인간일 뿐 앞서 말한 네안데르탈인처럼 그에게는 인간과는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발전적 비판
슈퍼맨의 슈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원작 만화에서는 그 이유를 크립톤 행성에서 생산된 섬유로 제작됐기 때문, 혹은 슈퍼맨이 내뿜는 역장(力場, force field) 때문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설명은 다소 구차해 보인다. 그만한 성능을 흉내라도 내려면 고강도 방탄섬유에 그래핀을 보강하는 방법뿐이다.

그래핀 (graphene) 흑연에서 벗겨낸 한 겹의 탄소 원자 막. 두께가 0.35나노미터(㎚)에 불과한 현존 가장 얇은 소재이자 강도가 강철의 최소 50배인 가장 강한 소재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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