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홀푸드의 또 다른 CEO가 유기농 제품의 성장을 말하다

[LEADERSHIP Q+A] Whole Foods' other CEO on Organic Growth

공동 CEO인 월터 롭 Walter Robb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면 회사의 경쟁력이 커진다고 강조한다.
INTERVIEW BY GEOFF COLVIN


식료품 판매는 힘들고 수익이 낮은 사업이다. 하지만 홀푸드는 예외다. 이 세계 최대의 유기농·자연 식품 체인은 재정적으로 건실한-매출이 8배나 더 많은 크로거 Kroger와 시가총액이 비슷하다-기업이다. 홀푸드(포춘 500대 기업 중 232위)가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동안 이 마법을 지속시키는 임무를 맡은 인물이 월터 롭이다. 올해 59세인 그는 설립자 존 매키 John Mackey와 공동 CEO를 맡고 있다. 롭은 스탠퍼드 졸업 후 1977년 1,000평방피트(약 28평) 넓이의 유기농·자연 식품점을 오픈했고, 이를 식품 사업으로 키워 1991년 홀푸드에 매각했다. 그는 최근 제프 콜빈 Geoff Colvin과의 인터뷰에서 가격경쟁력 확보, 기업 문화의 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일반석을 타는 이유 등에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홀푸드는 틈새 사업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지금은 거대 식료품 체인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렇게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이었나?
사람들이 건강과 식단 사이의 연관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언론에서 다뤘고, 과학이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이 이를 증명했다. 가장 큰 배경은 의료위기(health care crisis)다. 미국은 1년에 3조 달러의 의료비를 쓰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식단을 책임지는 것 외에는 건강을 책임질 방법이 없다. 또 우리가 고객들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한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식료품 업체들이 유기농ㆍ자연 식품을 점점 더 많이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도 홀푸드 사업이 잠식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년간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우리는 계속 시장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홀푸드의 시가총액은 이런 대부분의 회사들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상태다. 이는 기회의 크기를 상징한다. 식료품업체들이 유기농·자연식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 시장이 정말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우리는 경쟁사로부터 배우고 성장한다. 그럼으로써 더 좋은 소매업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추세를 좋아하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홀푸드는 다른 대형 경쟁사와의 가격 차이를 좁히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략적 배경은 무엇인가?
장기적인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당신이 홀푸드에 대해 듣는 안 좋은 이야기는 좀 더 비싸다는 것뿐이다. 그렇지 않나?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소비자들에게 가격 문제만 납득 시킨다면 우리가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식품의 품질이다. 분명 차이가 있다. 식품 안전위기는 여러 번 불거졌고, 앞으로도 계속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적절한 가격을 유지한다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품질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주요 경쟁사 대부분이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홀푸드에는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1세대 로열티 프로그램은 내가 보기에는 약간 경직됐다. 수많은 데이터를 내놓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회사에는 실제로 쓸만한 것이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개인화하는 차세대 로열티 프로그램은 약간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우리도 검토하고 있다.


홀푸드의 고객을 생각하면 석사학위가 있고, 프리우스를 몰며, NPR *역주: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을 들을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정확한가, 아니면 전혀 아닌가?
물론 그런 고객들도 있다. 하지만 창업 후 33년 동안 우리 회사가 보여준 성공의 핵심은 고객 기반을 넓힌 것이었다. 홀푸드의 고객은 3개 세대로 이뤄져 있는데 바로 베이비붐세대, X세대, 밀레니엄세대다. 이 중 부모님과 함께 홀푸드를 이용하며 자란 밀레니엄세대의 고객층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유한 소비자들이 이전 경제 위기 때와는 달리 2008년에는 소비를 줄였다. 이들의 소비행위가 회복되고 있나?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이후 시장은 얼어붙었다. 업계에 근 30년간 몸담으면서 본 위기 중 가장 심각했다. 이제 부유한 소비자들은 적응했고, 훨씬 더 회복력이 생긴 것 같다. 이들은 나름 전략이 있다. 물론 현재 경제적 토대가 더 굳건해진 것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정말 가장 우선하는 것은 삶과 건강의 질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결정한 것이다.


홀푸드가 재정적으로 성공한 데는 주요 식료품 체인보다 훨씬 높은 자본수익률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주요 원동력은 무엇인가?
바로 집중이다. 홀푸드는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높은 회사다. 수익을 산출할 때 자본비용을 계산한다. 지난 몇 년간 투하자본수익률(return on invested capital·ROIC)에 집중해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요즘은 저렴한 비용으로 매장을 세우고, 독창성에 체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슈퍼마켓 업계에서 1평방피트당 매출이 가장 높은 회사다. 이는 큰 차이를 만든다. 1평방피트당 900달러를 판매한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홀푸드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관계였다. 가장 중요한 측면은 무엇이었나?
홀푸드는 모든 팀 구성원의 창의성과 지성을 장려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다. 회사를 숨김 없이 공개한다면, 당신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우리의 강력한 문화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홀푸드의 성공 비결이다. 홀푸드에는 스스로 경영하는 7만 8,000여 명의 환상적인 팀 구성원들이 있다. 홀푸드의 가장 큰 강점이다. 다시 말해, 살아 숨쉬는 심장과 같은 사내 문화다.


홀푸드에는 최고 경영자의 현금 보너스가 회사 평균 연봉의 19배를 넘지 않게 제한하는 정책이 있다. 어떤 효과가 있나?
신의를 지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미국의 CEO들이 평균 임금보다 500배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일을 왈가왈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홀푸드의 경우 CEO는 정확히 19배를 받는다. 돌아다니면서 직원들과 이야기할 때, 나도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 일반석을 탄다. 내 연봉은 직원들과 비교했을 때 적절하다. 그들도 납득할 수준이다. 내가 직원들에게 ‘우리가 출장을 간다’고 말하면 같이 간다는 뜻이다. 직원들도 내 말을 믿는다.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직원 이직률은 얼마인가?
지난해 자발적 이직률은 9%였다.


업계 평균 이직률은 얼마인가?
100% 이상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팀 리더에 해당하는 부장급 이직률은 지난 몇 년간 3% 미만이었다.


팀별로 데이터와 인센티브를 받는 수익 배분제를 실시하고 있다. 어떻게 운영하나?
존과 나를 비롯한 홀푸드의 모든 직원들이 팀에 속해 있다. 사람이 자신보다 큰 어떤 대상의 한 부분이 되고, 소속되길 바라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다. 다른 회사들과 달리 홀푸드에서 인건비는 변동비가 아니라 고정비다. 한 팀이 매출과 인건비 사이에서 책정한 마진을 넘는 수익을 창출하면 서로 나눠 갖는다. 30일마다 급여로 계산해준다. 직원들이 판매를 하거나 비용을 절약해 생산성을 올릴 경우, 이를 그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일한다. 작년에 홀푸드 직원들은 수익 배분제를 통해 시간당 평균 1달러 이상을 더 받았다. 직원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룬 것이다.


그래서 어떤 혁신을 이뤘나?
한 고객의 눈이 안 보이는 아들이 홀푸드에서 쇼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캘리포니아 주 사우전드 오크스 Thousand Oaks의 마케팅 담당 부장이 이 고객의 아들이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 세 곳에 점자 가격표를 설치했다. 보스턴에 위치한 점자협회에서 이 가격표를 채택해 현재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 담당자는 굳이 허가를 요청하지 않고 스스로 실행에 옮겼다. 이런 자세가 우리의 기업 문화를 만드는 힘이다. 그건 홀푸드의 경쟁 우위라고 할 만하다. 몇 년 전 피터 드러커가 ‘문화는 점심 식사로 전략을 먹는다(culture eats strategy for lunch)’는 유명한 말을 했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줘서 그들이 지속적으로 혁신을 창출한다면 회사는 훨씬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21세기에는 빨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분산된 지성과 의사결정이 회사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우리가 매장에서 무엇을 하든지 즉시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다. 사진을 찍어 잽싸게 보내면 된다! 오래 가는 경쟁적 우위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회사를 발전시키는 팀 구성원들이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경쟁적 우위다.


리더십 시리즈 포춘의 수석 편집장 제프 콜빈이 CEO와 가장 최신 인터뷰 시리즈다. 포춘 홈페이지 리더십 코너(Fortune.com/leadership)에서 이 인터뷰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찰스 슈워브, GE의 제프 이멜트 팀, P&G의 A.G. 래플리, 전 뉴욕시 교육감 조엘 클라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휴매나의 마이클 매칼리스터 같은 인물들의 인터뷰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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