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커뮤니케이션 능력 높이기

[HEALTH & WORK] 비지니스맨을 위한 힐링요가

비즈니스 전장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마주친다. 비즈니스란 결국 이들을 동료로 만들 것이냐, 아니면 적으로 만들 것이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글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k.co.kr
도움말 민진희 자이요가 원장


비즈니스에서 인간관계의 중 요성은 일일이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주요 대학교 경영학 과목으로 뿐 아니라 서점가 처세 코너를 점령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 코너에서도 늘 빠지지 않는다. 데일 카네기가 쓴 ‘인간관계론’은 시대를 초월하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철강왕 카네기와 이름이 비슷한 덕도 조금 보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이 소통의 국가로 손꼽히는 건 아니다. 책에 투자한 만큼 인간관계와 처세술이 나아진다면, 우리나라에는 벌써 대기업 이사가 넘쳐나 해외에 수출할 지경에 이르렀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간관계는 소통을 바탕으로 하지만, 대한민국은 오히려 소통하지 않는 사회란 내부적인 선입견이 강하다. 최근 들어 기업에서도 대내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서점가의 책들도 결국 대한민국과 기업 분위기가 열린 사회로 발전해가는 방증인 것이다.

요가 역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주는 건 물론 협동심과 인간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요가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통합시켜주는 수련이다. 마음이 가면 몸이 가고,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간다. 남녀관계 얘기가 아니다. 요가 얘기다. 인간관계를 개선시키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선시키는 목표 역시 몸 훈련을 통해 성취할 수 있다.

손을 보자. 손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가리키고 지시하며 의도를 전달하고, 쓰다듬고 만지며 사랑을 전달한다. 악수는 호의를 전달하고, 주먹은 위협과 공격을 뜻한다. 보디랭귀지는 손짓이 기본이다. 손바닥을 위로 올리면 간청, 안으로 들이면 포옹, 밑으로 하면 진정, 그리고 밖으로 내밀면 물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손바닥을 마주해 비비면 사죄의 뜻이다. 손가락을 위로 올리면 극찬을, 아래로 내리면 비난과 죽음을 의미한다. 놀랍게도 세계 대부분 문화권에서 통한다. 손짓은 말이나 글보다 더욱 원초적인 의사표현 도구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손짓을 할 때도 있지만, 부지불식간에 제스처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손이 무엇을 하는지 유념하지 않고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더라도 주변 사람은 손이 주는 메시지를 잘 알아차린다. 일례가 손떨기다. 불안한 심리상태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손은 우리 몸 중 가장 바쁘게 움직인다. 사람은 평생 동안 줄잡아 2,500만번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갓난아기 때부터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기 시작해 어른이 되어서는 1분에 수백글자를 타자한다. 복잡한 기계를 조작하고, 뇌수술을 하는가 하면, 명화를 그리고,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그리고 손가락 끝으로 점자를 읽고, 수화로 시를 낭송한다.

손의 가치를 극대화 한 인물이 헬렌 켈러다. 헬렌 켈러는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였지만 손으로 세상과 접촉했다. 손으로 얼굴을 읽었다. 손이 극도로 민감해 심지어 손으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었다. 라디오 스피커의 박막에 손가락 끝을 대어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코넷과 북이 울리는 소리의 차이를, 그리고 첼로의 깊은 소리와 바이올린의 높은 음을 가려낼 수 있지요”라고 말했다. 헬렌 켈러와 달리 손의 가치를 가장 폄훼한 건 마이크 타이슨이 아니었을까? 핵주먹을 가졌음에도 이빨로 승부를 걸었으니.

철학자 칸트는 손을 “눈에 보이는 뇌”라고 했으며, ‘인간 등정의 발자취’라는 명저를 남긴 과학자 제이콥 브로노우스키는 “손은 정신의 칼날”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손은 어떨까? 하루 중 우리가 손을 느끼고 손짓을 의식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만약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면 동료에게 촬영을 부탁해보자. 자신의 손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부산하고 꼴사납게 움직이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손을 통해 ‘자신 없고 불안하다’는 메시지를 읽고 있다. 사실 바쁜 일상에서, 사무실에서 손짓하나까지 신경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생각하고 유념하고 머리 써야 할 일이 벅찰 정도로 넘쳐날 텐데. 하지만 손 하나 만으로 관계를 개선하거나 역전시킬 수도 있다.

요가에선 손을 바닥에 대고. 중심을 잡는 동작이 많다. 이때 손바닥은 단단한 기초를 다지고, 손가락 끝으로 섬세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초보자일수록 손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도 자세를 대강 따라할 수 있으니까. 대표적인 게 테이블 자세다. 테이블 자세는 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등허리를 탁자처럼 평평하게 만드는 자세다. 주된 운동부위가 허리이다 보니 초보자는 허리를 굽히거나 펴는 데 주의하느라 손바닥은 미처 의식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손바닥을 누르고 손끝으로 매트를 움켜쥐면 더욱 깊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손끝 힘이 팔을 통해 전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 효과를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동작이 핀차 마유라사나 Pincha Mayurasana, 팔꿈치로 물구나무 서는 자세다. 손 힘은 팔근육을 단단하게 죄어주고 다시 등 근육으로 이어진다. 샤일라 자이요가 강사는 “손힘이 팔과 등 근육을 위로 올려준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다른 근육에 들어가는 부담을 덜어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손에 대한 자각이 중요하다. 심지어 손이 하늘을 향하는 자세에서도 손 끝을 의식하느냐 여부에 따라 몸의 균형과 힘 배분이 달라진다. 그러니 기초적인 테이블 자세를 취할 때부터 손까지 의식이 미치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기초가 없는 사람은 고난이도 자세로 넘어갈 때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많다. 모든 것이 손 한 뼘에 달려 있다.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쌓는 방법도 이와 같지 않을까?

불행히도 우리는 대화에 점점 미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일부에선 인터넷이나 온라인, SNS가 그 원인이라 지적한다. 우리 생활이 온라인으로 편입될수록 사람과 직접 대면해 소통하는 것에 덜 능숙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자 메시지와 SNS 때문에 젊은 세대가 기본적인 대화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우려한다. 일면 맞는 얘기지만, 인간 소외는 이미 오래전 사회가 산업화된 데서부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고 경제적인 가치로만 평가하고 있으니, 인간적 가치는 절하되고, 인간관계 역시 성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된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조차 이 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고문한다. SNS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현상이야말로, 사람들이 순수한 관계에 얼마나 목말라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어쩌면 인간관계를 회복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건 아닐까.

손짓 하나로 관계를 개선하는 팁 한 가지가 있다. ‘아이에게 일을 지시할 때 말로만 하지 말고, 아이 몸에 손을 얹고 말을 해보라. 아이가 달라진다.’ 육아서적 ‘아들을 공부하라’(데이비스 토마스 저, 글담, 2010)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무실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여자 동료들에게는 성추행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