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참 잘했어요!

GREAT JOB!<br>얌 브랜드 YUM BRANDS는 어떻게 칭찬을 활용해 팀을 만들고 성과를 이끌어 내고 있나?

by GEOFF COLVIN


데이비드 노백 David Novak은 능력 있는 리더들을 발굴할 줄 안다. 이제 다른 기업들도 그의 비결을 알고 싶어 한다.

“열심히 일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재미있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얌 브랜드 CEO 데이비드 노백


데이비드 노백의 사무실은 약간 기이하다. 책상 위에는 고무로 만든 닭, 큰 발에 가는 다리가 달린 치아 한 세트가 놓여 있다. 탁자 위에는 플라스틱 돼지와 빨간 기와가 있다. 벽면엔 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다. 특이하게 천장에도 사진이 걸려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스포츠 스타들과 찍은 게 아니라 당신이 전혀 본 적 없는 사람들과 찍은 사진이다. 사무실만 보고는 노백이 포춘 500대 기업인 얌 브랜드(201위)의 CEO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얌 브랜드는 경쟁이 심하기로 유명한 산업에 속해 있지만, 재정적으로 가장 탄탄한 기업 중 하나다. 노백은 단지 특이한 기벽 때문에 사무실에 이상한 물건들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장식품들은 얌 브랜드의 우수한 실적을 이끈 리더십 시스템의 필수 요소다.

올해 60세인 노백은 사업 세계의 진정한 팀 빌더라고 할 수 있다. 노백은 지난 30년 동안 칭찬에 초점을 맞춘 리더 양성·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장식품들은 얌이 수여하는 수십 개의 독특한 상 중 일부다. 벽에 걸린 사진들은 노백이 전 세계 직원들에게 상을 주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내 사무실엔 흔한 예술작품 하나 없다. 아마 미국 CEO들의 사무실 중 가장 저렴한 곳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최고다. 내 사무실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와서 보면 우리 회사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노백의 말이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면 얌의 성과를 떠올려보자. 1997년 펩시코로부터 분사한 후 얌은 연평균 주식수익률 16.5%를 올렸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의 수익률은 3.9%에 불과했다. 또 지난 16년 동안 약 14시간마다 얌 매장이 한 곳씩 새로 생겼고 지금도 그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 약 3만 9,000개의 KFC, 피자헛, 타코벨 매장을 둔 얌은 매장 수 면에선 세계 최대의 외식업체다. 얌에서 노백의 팀 빌딩 프로그램이 회사 성공의 핵심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직원은 없다.

이러니 그의 비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업가들은 실적이 우수한 팀들이 큰 경쟁우위가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특히 최근 더욱 노백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애플의 놀라운 성공을 보았다. 애플은 다른 회사들보다 효과적으로 조직을 통합하고,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을 돌려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7월 대대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도 팀의 장점을 이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처럼 많은 회사들이 팀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기업에 와서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CEO들의 전화가 노백에게 끊이질 않는다. 건설기계 제조 업체 캐터필러 Caterpillar의 CEO 더그 오버헬먼 Doug Oberhelman은 지난해 노백을 초청, 회사 간부들에게 강의를 했다. 그는 “인기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매리엇 인터내셔널 Marriott International의 CEO인 아르네 소런슨 Arne Sorenson은 노백에게 전 세계 매리엇 호텔의 지배인 1,000명에게 연설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매리엇의 수석 부사장 캐슬린 매슈스 Kathleen Matthews는 “그는 무대 위의 로켓 추진장치다. 진짜 핵심을 알고 있고 자신이 전하는 것을 진심으로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가까이 하기 쉬운 CEO다. 진지하고 매사에 열심이지만 전혀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개방적인 태도와 단조로운 액센트는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모호하다. 7학년 때까지 23개 주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의 부친은 연방정부에서 일하는 지도 측량사였다. 이사를 자주 했지만 노백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 “전원적”이었다고 말한다. 미주리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한 곳에 정착할 수 있었다. 그는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하고 언론학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피자헛 광고를 담당하는 광고 대행사에 취직했고, 그 후 위치타 Wichita에 위치한 펩시코의 피자헛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노백은 왜 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지 분명히 말한다. 그는 직원들이 자기반성과 관계 평가 훈련을 열심히 받도록 유도하고 자신도 참여한다. 하지만 원래 애정이 넘치는 성격이라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은 살가운 성격이 됐다. 하지만 나는 날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언제나 이기고 싶어했다. 나는 사람들 없이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노백은 그런 깨달음을 얻고 ‘함께 나아가기(Taking People With You)’라는 대규모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노백은 소규모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일 년에 네다섯 번 3일간 ‘함께 나아가기’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제까지 4,000명 이상의 매니저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하지만 직원 수가 15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다. 이 교육은 가맹점주들이 모두 이수할 때까지 계속된다. 노백은 가맹점주들이 “우리의 최고 리더”라고 말한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팀을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130개 국가에 얌 매장이 있기 때문에 교육 교재는 태국어와 바하사 Bahasa어(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한다) 등 11개국 언어로 만들어진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주제는 팀 빌딩이 팀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함께 나아가기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스스로의 내면을 보도록 요구한다. 참가자들은 정직성, 신뢰성, 개방성, 자주성 등의 덕목에 대해 스스로를 평가한다. 또 다른 팀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다른 사람의 실수를 어떻게 보는지 고찰한다. 노백의 프로그램에서는 스스로에 대해 깊이 알아야만 팀에 적합한 사람이 된다. 그 후에 전략 수립·전달, 일체감 형성, 조직과 절차에 대한 실무 지식 등을 배운다.

얌은 업계에서 직원 칭찬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함께 나아가기 프로그램에선 이를 거의 제일 마지막 주제로 다룬다. 사실 노백이 팀 빌딩에 대해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칭찬의 힘이었다.

경영 전문 작가 스탠 슬랩 Stan Slap은 리더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동 중 하나가 진실한 순간을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자신의 가치가 진짜라는 것을 아는지, 어디서 가치가 왔는지, 어떻게 배웠는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노백은 언제나 당당히 이를 이야기했다.

노백이 펩시코에서 승진해서 펩시 보틀링 Pepsi Bottling을 경영할 때였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새벽 6시에 판매원들과 미팅을 하면서 판촉 과정에서 무엇이 성공하고 실패했는지 물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밥이 판촉 전문가다. 밥이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밥은 내가 2년 동안 일하면서 배운 것보다 많은 것을 하루 동안 가르쳐 주었다”고 말했다. 노백이 밥을 바라보자 그는 눈물을 흘렸다. 노백은 무엇이 잘못돼서 우는지 물었다. 밥은 40년 넘게 회사에서 일했고 2주 후에 은퇴할 예정이었다. 밥은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해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흐느꼈다.

노백은 “그 일이 내게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더 많은 직원들이 밥에게서 배울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쳤다는 것과 분명 밥 이외에도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직원들이 더 있을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 노백은 밥 같은 직원이 성과를 칭찬받지 않고, 또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격려받지 못한 채 은퇴하게 만들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백은 KFC를 맡았다. KFC 미국 사업부는 오랫동안 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본사와 가맹점들은 서로의 탓이라고 비난했다. 이 불편한 분위기에서 노백은 팀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업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재미있는 환경에서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 믿고 있다. 사람들은 한편으로 이기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재미있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칭찬받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를 파고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사내에 “늘어진 닭”이라고 알려진 ‘고무 닭 상(Rubber Chicken Award)’이 탄생하게 됐다. 노백은 KFC를 경영하는 동안 직원들에게 수백 개의 고무 닭 상을 수여했다. 얌이 CEO에 오른 후에는 치아에 다리가 달린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 상(Walk the Talk Award)’을 만들었다. 그는 “상이 유행처럼 퍼져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에 있는 얌 매장 점장들은 각자의 스타일로 만든 상을 수여한다. 노백 사무실에 있는 지붕 타일은 엘 살바도르 El Salvador의 피자헛 매장에서 만든 상이다. 플라스틱 돼지 모형은 아칸소 Arkansas 주 매장에서 온 야생 돼지다.

이런 상은 약간 우스워 보일 수도 있고 기껏해야 실제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기쁨을 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백은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확신한다. 얌이 거둔 훌륭한 실적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노백은 “‘얌에만 있는 경쟁 우위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면 직원들은 ‘우리 문화’라고 대답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문화를 만들었지?’라고 묻는다. 직원들을 칭찬하고 다른 회사보다 더 재미있게 상을 준 것이 이유라고 생각한다.”

만사가 그렇듯이 방식이 차이를 만든다. 모든 회사가 트로피, 상패, 저녁 만찬 등으로 직원들을 격려한다. 대개의 경우 효과가 미미한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실적을 내고 한참 지나서 칭찬을 한다는 것이고, 하나는 비인격적이라는 것이다. 얌은 정반대다. 칭찬은 빠를수록 좋다. “회의에서 누군가가 기막힌 아이디어로 나를 감동시킨다면 나는 바로 일어나 사무실에 가서 상을 가져와서 말한다. ‘세상에! 정말 대단했어’ 그리고 짠! 하고 상을 준다. 그게 가장 좋은 칭찬이다.”

그리고 반드시 진심으로 칭찬을 해야 한다. 얌의 상(고무 닭, 피자헛에서 사용한 치즈 모자, 지붕 타일)은 그 위에 글을 쓸 수 있어야 하고, 직원에게 수여할 때는 반드시 친필로 메시지를 써야 한다. 노백은 “자신의 일부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KFC는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노백은 팀워크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확신한다. 그는 “몇 명을 교체하자 차이가 생겼다. 하지만 기존 팀의 협력 수준을 높인 것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KFC에서의 경험은 협업을 장려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예가 됐다. 그는 KFC 임원들에게 더 이상 가맹점을 탓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맹점들을 방문해 이야기를 듣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그것이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노백은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점을 회사에 돌아와 임원들에게 이야기하고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모두가 똑같은 현실을 보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러자 내 계획이 아니라 우리의 계획이 되었다.” KFC는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고 수익은 3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정말 차이를 만든 것은, 협력을 통해 서로 신뢰한다면 개인일 때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얌에게 효율적인 팀의 진정한 가치는 3만 9,0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일상의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노백은 아직 자신에게 할 일이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 세계 본사들은 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매장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고객들이 얌의 문화와 근무 환경을 느끼길 바란다. 일부 매장에선 이를 이뤘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 매장이 더 많다. 앞으로 완성해야 할 과제다.”

얌이 영원히 매달려야 하는 또 다른 과제는 최고 경영진을 단결시키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성공한 회사라도 풀기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얌은 이를 해냈다(‘노백의 성공 비결’ 차트를 참조하라). 그리고 꿈의 직장으로 유명한 회사로부터 고위급 임원들을 영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 프록터 앤드 갬블, 제너럴 일렉트릭 등 대기업에서 직원들을 영입했다.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문화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그는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다. 노백이 뛰어난 가장 큰 이유는 일이 승리욕 같은 가장 큰 삶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그는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 언제나 그랬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더 이상 리틀 리그 Little League *역주: 9~12살 어린이들을 위한 야구 리그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이라는 게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겐 일이 취미다. 그래서 한 번도 일하러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취미를 즐기면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노백이 성공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승리하는 방식(칭찬하는 문화를 만들고 함께 나아가기 프로그램을 전파시키는 것)으로 인생의 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이 세상에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리더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칭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임무를 수행할 때가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노백의 진실성은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해 보인다. 노백의 말이 아직도 너무 동화 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16.5%의 연평균 주식 수익률을 떠올려보라.

아마 고무 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바뀔 것이다.

“전 세계 본사에서 우린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하지만 매장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노백
전 세계 얌 점장들은 지붕 타일, 플라스틱 돼지 모형 등 각자의 스타일로 만든 상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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