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는 정말 섬뜩한 일들을 해야 한다. 숲에서 썩은 사슴 사체를 찾는 것도 그중 하나다. 기분 나쁜 냄새를 쫓아 사체를 찾아낸 뒤에는 연구팀원들과 함께 도끼와 칼로 해부해서 뼈만 발라내야 한다. 엄청난 수의 구더기와 진드기를 손으로 헤집으며 말이다. 사체 1마리에는 진드기만 해도 보통 5만 마리 이상이 살고 있다.
치밀어 오르는 헛구역질을 참고 발골(發骨)을 끝내면 최대 18㎏의 뼈를 로열섬국립공원에 있는 연구실까지 가져와야 하는데 50㎝가 넘는 폭설을 뚫고 나와야할 때가 흔하다. 개체수와 유전학적 연구를 위해 돌아오는 길에 회색늑대의 배설물도 수거해야 한다.
연구실에 도착하면 큰 드럼통에 물을 끓여서 뼈를 넣는다. 일견 사슴국을 끓이는 듯한 이 작업은 뼈에 남아있는 살과 털을 제거해 영구보관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연구팀이 수집한 뼈 데이터들은 새끼 시절에 겪은 영양실조가 회색늑대의 공격에서 벗어나는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THE BEST JOBS] 스포츠카 성능 평가사
알렉스 맥도널드는 GM의 스포츠카 콜벳을 운전하면 돈을 받는다. 전직 아마추어 레이서인 그의 직업은 GM의 차체 제어 전문 엔지니어. 빙판길, 자갈길, 모래사장 등 극한상황의 노면 위를 주행하며 제동시스템과 소프트웨어들의 성능을 평가·분석하는 게 그의 일이다. 평상시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고속주행 트랙에서의 시험주행. 소프트웨어가 수천 가지의 변수를 기록하면 보조석의 엔지니어가 각 변수의 발생 시간과 그에 대한 의견을 노트북에 남기게 된다. “저는 카마로 등 GM의 다른 고성능 스포츠카들도 출시되기 약 2년 전에 몰아봤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로망으로 여기는 차량을 마음껏 탈 수 있으니 정말 세계 최고의 직업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