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들었어도 최악의 연구환경은 아니라고 느꼈던 그녀는 지난해 다시 남극을 찾았다. 다만 이번은 남극의 겨울철이었다. 남극의 겨울은 3월 21일 해가 떨어진 뒤 9월경 다시 뜰 때까지 지속된다. 기온은 대개 영하 55~70℃에 이르고, 그보다 더 추운 날도 많다.
문제는 아무리 추워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 눈을 깜빡일 때 눈썹이 얼어붙을 정도였지만 망원경의 기어에 기름칠을 하고, 장비를 점검하는 야외작업을 계속했다. 또한 차가운 공기에는 습기가 적기 때문에 기지 내에서도 잦은 코피와 비듬에 시달렸고, 여름에는 연구자와 스태프가 170명이었던 반면 겨울에는 50명밖에 지원을 하지 않아 외로움도 더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스트레스라도 풀리겠지만 겨울철 주어진 샤워시간은 1인당 1주일에 2번, 2분밖에 없어요.”
BICEP Background Imaging of Cosmic Extragalactic Polarization(태양계 밖 우주편광 배경복사이미징)의 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