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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기능 업그레이드 더 젊어진 벤츠 E클래스

[JOY RIDE] 더 뉴 E클래스 300 엘레강스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표 중형 세단 E클래스가 달라졌다. 얼굴은 더 날카롭게 다듬고 편의사양과 안전시스템은 강화했다. 전 세계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기준을 세워 온 E클래스의 9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살펴본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메르세데스 벤츠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E 클래스가 한층 젊어졌다. 9세대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E클래스’다. E클래스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벤츠의 정통성은 지키면서도 시대에 따라 변신을 거듭해왔다. 올여름 출시된 ‘더 뉴 E클래스’는 좀 더 젊고 공격적인 디자인에 진보된 기술을 입혀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 인테리어, 성능 등에서 어지간한 풀체인지 모델보다 더 많이 바뀌었다.


스포티해진 디자인에 한국형 편의사양 탑재

달라진 E클래스를 요모조모 살피기 위해 준비한 시승차는 ‘E300 엘레강스’ 가솔린 엔진 모델이다. ‘더 뉴 E클래스’는 엘레강스(Elegance)와 아방가르드(Avantgarde) 모델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두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면부 디자인이다. 엘레강스 모델은 품격이 느껴지는 정통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고 벤츠의 로고인 ‘세 꼭지 별’ 역시 후드 위에 세워 클래식한 면을 강조했다. 아방가르드 모델은 세 꼭지 별이 수평 가로선 2개로 구성된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큼지막하게 위치해 다이내믹함을 나타냈다. 두 모델의 파워트 레인은 같다.
E클래스는 얼핏 보기와는 달리 제법 덩치가 크다. 그럼에도 둔해 보이지 않는 건 강렬해진 얼굴 때문이다. ‘더 뉴 E클래스’가 이전 모델과 확연히 다르게 변신한 부분은 헤드램프다. 두 개로 분리됐던 헤드램프를 큰 덩어리 하나로 합치고 날카로운 화살촉 모양의 LED 램프로 중간을 나눴다. 램프는 하나지만 주행 중이거나 멀리서 보면 램프가 2개로 갈라져 보인다. LED 램프로 선명한 눈매를 표현하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측면도 달라졌다. 뒤 펜더 부분에 새로운 선을 그려 넣어 차량이 길어 보이게 하고 스포티한 디자인도 강조했다. 후면은 면 발광 LED램프를 적용한 테일램프로 차량을 더욱 넓어 보이게 했다. 묵직하게 열리는 벤츠 특유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고급스럽고 단정한 실내는 그대로다. 조금 뜯어보니 그제서야 변화가 눈에 띈다. 기존 5개였던 계기반 클러스
터를 3개로 줄여 단순화했다. 스티어링휠도 4스포크에서 무광 크롬도금 3스포크 방식으로 바꿨다.

‘더 뉴 E클래스’는 한국시장에 맞는 편의사양을 대폭 채용했다. 독일 본사에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 룸미러에 하이패스 기능을 추가했고 파노라마 선루프, 에코 스타트 앤드 스톱, 뒷좌석 열선시트를 기본 장착했다.

절제된 달리기 성능

시동 버튼을 누르자 낮은 엔진음이 깔리면서 시동이 걸린다. 동시에 안전벨트가 조여진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디젤엔진 장착 모델이 인기가 높아졌지만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아직 가솔린 엔진이 한 수 위임을 부인할 수 없다.

‘더 뉴 E300’은 벤츠의 최신 V형 6기통 3.5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7단 G-트로닉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힘을 자랑한다. 최고출력은 엔진 분당회전수(rpm)가 6,500일 때, 최대토크는 4,500일 때 발휘된다. 기본적으로 힘이 좋기 때문에 단정하지만 고급스러운E클래스 실내모습.

시내 주행에서는 가속페달을 그렇게 깊게 밟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나아가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멈춘 상태서 시속 100㎞까지 7.1초면 주파할 만큼 준수한 순발력을 가지고 있다.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10.3km/l로 이전 모델(9.4km/l)보다 9.6% 향상됐다.

벤츠는 전통적으로 내구성과 편안함, 안전성을 중시한다. E클래스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을 태운 채 품위 있고 안락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고속 주행 특성도 스포티함보다는 안정감에 더 집중하고 있다. 가속페달에 반응하는 엔진은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7단 기어가 차분하지만 재빠르게 엔진 힘을 나누면서 속도를 부드럽게 올린다. 도로에 달라붙은 상태에서 속도계를 확인하면 ‘이렇게 빨리 달리고 있나’ 싶을 정도로 속도가 올라가 있다.

서스펜션은 비교적 부드럽다. 아주 급한 회전 구간을 고속으로 돌아나갈 때는 약하게 롤링이 느껴진다. 하지만 금세 자세를 추스르며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코너를 빠져 나간다. E클래스의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클래스는 과격하게 몰아붙이며 타는 차가 아니다. 점잖고 우아하게 움직이지만 돌발 상황이 닥치면 안정적으로 차를 제어한다.

그렇다고 심심한 차도 아니다. 드라이브 모드를 E(이코노미)에서 S(스포트)로 바꾸면 순간적으로 다운시프트가 이뤄지고 가속페달 반응이 예민해진다. S모드에서 고속 주행을 즐기는 느낌이 꽤 상쾌하다. 가장 마음에 든 건 역시 브레이크 성능이다. 벤츠는 언제나 믿음직하게 차를 멈춰 세운다. 급제동 시에도 차 앞머리가 급격히 꺼지지 않고 불안한 떨림도 없다.

강화된 안전성

‘더 뉴 E클래스’는 몇 가지 눈에 띄는 첨단장치를 적용했다. 장거리 운행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주의어시스트 작동 범위가 시속 60~200km로 넓어져 활용성이 높아졌다. 또한 주차가 서툰 운전자를 배려해 액티브파킹어시스트의 기존 평행 자동주차 기능에 직각 자동주차 기능을 추가했다.

‘풀(Full)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 헤드램프는 야간에 상향등 상태였다가 상대편 운전자가 다가올 때 순간적으로 그 부분만 LED 조명을 꺼뜨려 피해를 주지 않는 기능이 들어 있다. 어둡고 굽은 시골길에선 빛을 쏘는 각도와 밝기를 늘려 시야를 확보하는 ‘컨트리 모드’, 시속 90km 이상으로 내달릴 땐 빛을 평소보다 멀리까지 쏘아 돌발 장애물을 식별하는 ‘모터웨이 모드’ 등 6가지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고급스러움과 품격, 부와 권위를 표현하는 상징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세 꼭지 별’로고보다 강력한 것은 세상에 많지 않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지금까지 거둬온 성공은 강력했다. 특히 E클래스는 1946년 탄생해 60여 년간 전 세계에서 1,300만 대 이상 팔리며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기준으로 군림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2009년 9월 9세대 E클래스가 출시된 이후 올 1월까지 국내에서 총 3만 3,043대가 판매됐다.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더 뉴 E클래스’ 출시행사에서 “올해 더 뉴 E클래스 7,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좋은 모델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페이스리프트 전 E클래스의 올해 1~5월 판매대수는 5,140대로 월 평균 1,000여 대가 팔려나갔다. 여기에 ‘더 뉴 E클래스’의 목표인 7,000대를 달성하면 올해 E클래스의 총 판매실적은 1만2,000여 대가 된다. 이는 전년 판매실적(9,896대)보다 20% 이상 성장하는 것이다. E클래스는 끝날 줄 모르는 성공 신화를 지금도 써내려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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