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천-런던 취항 1주년, 영국항공의 고품격 서비스

CLOSER LOOK

영국항공이 국내 취항 1주년을 맞았다.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비결은 무엇일까.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사진 한평화 포토그래퍼 studiomuse.kr


12월 12일 서울 여의도 One IFC 몰에서 작은 패션쇼가 열렸다. 영국항공 90년 역사를 담은 빈티지 유니폼 패션쇼였다. 영국항공은 인천-런던 간 노선 취항 1주년을 맞아 이 행사를 열었다. 기념행사를 위해 영국항공 박물관 ‘헤리티지 센터’의 큐레이터 짐 데이비스가 함께 왔다. 데이비스는 1966년에 입사해 2003년 퇴직하기까지 37년간 영국항공에 근무한 베테랑으로, 재임시절 고객관리 임원을 지내고 퇴직 후 헤리티지 센터로 옮겨 현재 관장을 맡고 있다.

“영국항공의 저력은 오래된 전통에서 나옵니다.” 데이비스는 말한다. “1919년 시작한 영국항공은 오랜 세월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귀 기울여 왔습니다. 90년이 넘는 경험과 역사가 우리의 트렉 레코드이고 자산입니다.”

고객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무엇일까? 데이비스는 우선 영국적인 서비스, 승무원들의 품격을 꼽았다. 무형적이지만 누구라도 실감할 수 있는 차이란다. 그렇다면 유형의 차별점은 어디에 있을까? 데이비스 관장은 첨단 항공기와 공항서비스를 자랑했다.

런던과 뉴욕을 오가는 318기가 한 예다. 318기는 32개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만 갖춘 항공기로 럭셔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469 좌석을 갖춘 대형 항공기 A380를 도입해 런던-LA 간 운행을 시작했다. 이로써 영국항공은 최첨단 항공기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럽 최초의 항공사가 됐다. 또한 최첨단 터미널이라 인정받는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의 제5터미널은 영국항공 계열사만 이용할 수 있어, 고객에게 여유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항공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놓치지 않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영국항공은 서비스 이노베이션으로 이를 구현해내고 있다.

2000년 도입한 역방향 좌석이나 2006년 선보인 Z형 의자도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영국항공은 2000년 180도로 젖히는 의자를 개발해 순방향과 역방향으로 엇갈리게 배치하는 좌석 시스템을 비즈니스 클래스에 도입했다. 고객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경쟁 항공사들이 적극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2006년엔 이를 개선해 승객 공간을 넓히고 프라이버시를 높이는 동시에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었다.

최근 단거리 노선에 핸드 배기지 온리 페어(Hand Baggage Only Fare)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합리적인 옵션이다. 이는 기내에 가져가는 캐리어가 없을 시 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으로 연료비를 더는 만큼 할인을 해주는 요금제다. 데이비스는 말한다. “항공 비즈니스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유럽 내에선 저가항공의 공세가 거세죠. 우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90년 전통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국항공의 전략이 한국 시장에선 어떻게 구현되고 있을까? 1988년 서울 취항을 시작한 영국항공은 외환위기로 철수했다가 15년 만인 2012년 12월 3일 재취항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런던을 오가는 비즈니스와 레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재취항을 결정했다. “한국은 주목할 가치가 큰 시장입니다.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 투자, 비즈니스, 레저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에드워드 포더링엄 영국항공 한국지사장은 말한다. "한국이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영국항공은 한국 고객에게 실용적인 프리미엄 서비스를 어필하고 나섰다. 다른 유럽항공사가 레저 여행객을 타깃으로 이코노미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영국항공은 좌석의 절반 이상을 프리미엄 클래스로 구성하고 있다. 또한 영국항공은 타 항공사와 달리 취항하는 모든 항공기에 180도 평면 침대를 적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인 ‘월드 트래블러 플러스석’은 평면 좌석이 적용되고 있다. 이 좌석은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18㎝ 더 길다.

가격 역시 합리적이다. 포더링엄 지사장은 말한다. “영국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은 한국 항공사의 이코노미 좌석과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고객이 어떤 클래스의 좌석을 타든지 완전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영국항공은 한국 정서가 담긴 영국 스타일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과 런던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에는 한국어에 능통한 승무원 3명을 배치했다. 한식 메뉴 역시 제공하고 있으며, ’기내식 사전주문제도’를 활용해 음식을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해소했다. 포더링엄 지사장은 말한다. “영국항공은 한국과 영국 두 국가 간 가교가 되려 하고 있습니다. 영국항공을 통해 승객들은 영국과 한국 두 문화가 공존하는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영국항공의 전략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매출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국 시장에 힘입어 아시아 태평양 시장이 올 3분기까지 4억700만 파운드(약7,00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영국항공은 한국 시장이 조금씩 확대됨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주 6회 운항에서 7회로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영국항공은 매출 중 60%가 런던발 인천행 노선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40%가 인천발 런던행에서 나오지만, 3년 안에 이를 뒤집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전체 글로벌 시장에선 2015년까지 50억 파운드(약 8조 6120억 원)를 투자해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대형 항공기를 추가 투입하는 건 물론 새로운 프로젝트로 전자 백 태그(Bag Tag)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모바일 기기로 공항 어디서나 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에 한 번 쓰고 버렸던 종이 백 태그와 달리 친환경적이다. 포더링엄 지사장은 말한다. “영국항공을 꼭 한번 타보시길 바랍니다. 영국항공의 서비스와 제품을 한번 경험한 후에는 다른 항공사는 생각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항공 비즈니스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우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90년 전통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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