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중소기업 지원강화로 창조경제 지원

靑馬년 과학기술계 연구사업 플래너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가 국가 사회·경제 전반에 스며들면서 창의적 상상력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올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연구개발 성과의 중소기업 기술이전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신성장 동력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천명하고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도 출연연들의 대형 융합연구를 활성화하는 한편 공동기술지주사 설립을 통해 유망기술 창업을 촉진할 계획이다.


민관 협력체제 구축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를 창업으로 연계시켜줄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최문기 장관에 따르면 정부출연 연구소와 민간기업, 도시별 거점지역 등 7곳에 창업지원시스템이 구축된다. 일단 공공기관에 설치한 뒤 우수 창업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면 민간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궁극적으로 국내의 회사 숫자만큼 창업지원 시스템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래부는 또 민간의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출연연 보유기술과 특허를 공유할 계획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24개 출연연과 5개 대학이 보유한 우수기술 1,500여건, 국방기술 83건을 공개해 민간이 활용토록 하겠다는 것. 특히 지난해 말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지주’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사업화 모델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지주는 출연연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의 5년간 생존율이 30%에도 못 미친다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17개 출연연이 설립한 공동기술지주회사다. 창업 자회사에 기술 자금과 경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미래부, 공공기관, 민간 벤처캐피탈 등과 함께 단계별로 펀드 설립을 추진함으로써 성장기업의 지속적인 육성에 나서게 된다. 오는 2015년까지 출연연에서 총 53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 받아 10년간 250여개의 벤처 및 창업 기업을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다는 목표다.




신규 창업 및 중소기업 지원 활성화

KAIST의 경우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창업특구 ‘K-밸리(K-Valley)’ 조성에 본격 나선다. KAIST와 출연연들의 유기적 연계를 기반으로 다차원의 창조경제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대덕연구단지의 역할을 재정립해 기관 간 실질적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 실리콘밸리를 넘어서는 혁신과 인재의 허브로 만들어 나간다는 게 핵심 골자다. 강성모 총장은 “K-밸리 사업을 통해 KAIST는 창조경제를 선도하고, 국가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올해 중소기업 지원 제도를 확대, 첨단 연구시설·장비 중심의 중소기업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 간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신기술·신제품 개발 및 공정개선을 위한 분석지원과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지난해 선정한 22개 파트너 기업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더욱 개방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충청지역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를 지역 내 중소기업과 출연연의 협력 창구로 적극 활용하며, 중소기업의 현장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열린 공동연구시설 운영을 신규 추진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또한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고자 중소기업 지원 강화에 두 팔을 걷어붙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망아이템의 발굴과 경쟁 정보 분석, 기술기회 분석 등 첨단 분석서비스를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정확하고 손쉬운 기술 거래를 통해 기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평가시스템 개발과 보급에 힘쓰는 한편,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과 과학기술 빅데이터의 효율적 관리·분석을 바탕으로 국가 현안과제 해결에도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역시 기술실용화 전문인력 육성, 중소기업 지원 제도 정비 등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성과확산과 중소기업 지원강화에 기관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형 융·복합 R&D 과제

올해 출연연들의 연구개발 계획에 있어 또 하나의 큰 트렌드는 공동과제 수행을 통한 융합연구 가속화다.


이와 관련 작년 말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와 25개 출연연은 ‘출연연 협력·융합 확대를 위한 협약식’을 갖고 출연연 간 협동연구가 가능한 아이템을 선정, 공동 수행함으로써 인력 교류 및 융합 연구의 기틀을 마련키로 했다. 선정된 공동 시범과제는 ‘노인성 질환 진단 및 원격모니터링 융·복합 기술’, ‘화학물질 사고 예방·감시, 대응기술 개발 및 방재시스템 구축’, ‘달 탐사 기반기술 연구’ 등 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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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노인성 질환 진단기술은 모바일 환경에서 노인성 질환을 쉽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오는 2015년 말까지 총 196억원의 예산을 투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13개 기관이 공동 연구에 나서게 된다. 화학물질 사고 예방 기술은 한국화학연구원 등 14개 기관이 2015년 말까지 과제를 완료할 계획이며, 달 탐사 기반기술은 올해 1년간 한국항공 우주연구원 등 15개 기관이 달 궤도선 및 착륙선의 독자개발과 자력 발사를 위한 기반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예산규모는 각각 245억원, 77억원이다.

강대임 과출협 회장(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출연연의 자체 재원으로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노령화, 재난재해 등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R&D 중추기관으로서 출연연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우연, 한국형 발사체 프로젝트

항우연은 융·복합 연구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우주항공분야에서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독자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KSLV-II) 프로젝트에 집중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현재 나로우주센터에 연소기 시험설비,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 등 KSLV-II 추진기관(엔진)의 성능시험 설비들을 신규 구축 중에 있다. KSLV-II에는 75톤급 액체엔진이 채용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런 대형 추진기관을 수용할 시험시설이 없어 그동안 해외시설을 이용하거나 축소모델로 시험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시험설비 구축이 완료되는 올해 중반부터 엔진의 핵심 구성품인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에 대한 성능시험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 지상환경과 고공환경 등에 맞춰 전체 엔진의 성능시험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2020년까지 KSLV-II 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뒤 위성 자력 발사를 추진하고, 달궤도선과 착륙선을 발사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외에 중형항공기사업의 해외 파트너 업체를 선정하고, 공동개발팀을 구성해 중형항공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향후 미래형 개인용 항공기(PAV) 개발로도 연결될 무인기 분야에서는 전기동력무인기, 정밀비행시스템, 수직이착륙 비행로봇 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원자력硏, 원자력 강국 입지 강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단독 주관하는 원자력 안전 국제 공동연구와 수출용 신형 연구로에 세계 최초로 적용될 우라늄-몰리브덴(U-Mo) 합금 핵연료의 성능 검증에 연구역량을 집중한다.

이와 함께 국내 첫 해외수출 원자력 시스템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 운영허가를 연내에 신청하는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의 건설에 대한 공동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는 등 연구로 및 스마트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덧붙여 출연연 공동기술지주회사를 통한 2개사 이상의 연구소 기업 설립, 원자력 기술 창업 기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2원자력밸리 조성과 제3원자력밸리 기획 착수, 벤처·중소기업으로 바로바로기술지원센터의 지원 대상 확대 등을 통해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성원 원자력연구원장 직무대행은 “올해 연구소기업을 2개사 이상 설립, 기존 2개사를 포함한 4개사 이상의 연구소기업을 육성함으로써 130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있는 벤처·중소기업 육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 3년째를 맞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엑스포과학공원에 IBS 본원을 착공하기 위한 실시계획 및 건축 설계를 완료하고,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기관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한다. 또 지난해 상세설계를 완료한 중이온가속기의 주요 부품 제작과 조립에 나서 세계 가속기 연구자들이 운집하는 가속기 허브로 육성한다. 오세정 IBS 원장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을 지속 영입하기 위해 연구 몰입 환경을 정착시키고 젊은 과학자 육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올해 화학기반 융·복합 연구와 중소기업 맞춤형 기술지원, 국가적 현안 해결 연구에 주력한다. 이미 지난해 말 설립한 중소기업 부설연구소에 3개 기업의 입주가 확정됐고, 제7연구동을 리모델링하여 중소기업 육성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칠레, 호주, 남아공에 설치되는 3기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을 올해 완성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다. KMTNet을 통해 매년 100여 편의 우수 논문을 창출하고, 노벨상에 도전할 만한 현신 연구 성과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리더급 과학자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학·연 협력, 국제협력 네트워크 강화, 박사후연수원 확대 등 인적자원 부문에도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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