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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석궁

잡동사니 부품으로 만든 고성능 무기

초대형 자연재해, 좀비 바이러스 창궐 등 영화 속 세상이 현실이 되면 문명은 붕괴될 것이다. 이때 살아남으려면 폭도를 퇴치하고, 좀비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할 무기가 필요하다. 물론 초기에는 총이 베스트지만 총알이 떨어지면 쇠몽둥이로 전락한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없을까. 석궁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총에 버금가는 정확도와 살상력을 지닌 데다 화살은 재료를 구하기도, 만들기도 비교적 쉽다. 그래서 필자는 휴대가 용이하고, 조용하면서, 오늘날 가장 흔한 엄폐물인 자동차를 관통할 만한 파워를 지닌 석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활과 같은 무기의 파워는 활시위를 당기는데 필요한 힘에 비례한다. 시위를 당기기 어려울수록 살상력이 커진다. 필자는 폐 트럭의 차대에서 떼어낸 판스프링을 석궁의 활로 택했다. 두께 1㎝의 이 스프링은 양쪽 끝을 5㎝정도 잡아당기는데 227㎏나 되는 힘이 필요했지만 화살을 장전하면 자동차의 문을 뚫는 것쯤은 문제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석궁의 나머지 부속은 창고 한편에 방치돼 있던 잡동사니 부품들을 활용했다. 몸체는 낡은 금속파이프로, 활줄은 항공기용 케이블로, 개머리판은 고물자전거의 안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철근을 15㎝ 길이로 잘라 화살로 썼다. 사람의 힘으로는 시위를 당길수 없는만큼 막대형 나사볼트와 호이스트 후크(hoist hook)를 이용해 화살 장전용 윈치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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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시험 발사 당일. 조금씩 발사 강도를 높여가던 중 갑자기 판스프링이 부러졌다. 워낙 낡은 부품인 탓에 눈에 보이지 않았던 피로절손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고쳐볼 생각도 했지만 문득 문명이 붕괴되면 가까운 스포츠용품점을 털어서 석궁을 구하는 편이 더 좋겠다는 판단에 마음을 접었다. 그 정도로도 좀비들을 끝장낼 수는 있을 테니 말이다.

82㎏난파선에서 건진 16세기 활의 시위를 당기는데 필요한 팔 힘.
227㎏ 해켓의 석궁을 당기는데 필요한 팔 힘. (실제로는 기계장치로 잡아당긴다.)
32㎏ 현대식 양궁의 시위를 당기는데 필요한 팔 힘.

Warning: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따라해 볼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된다.

popsci.com/diycrossbow에서 해켓의 석궁 발사 시험 영상을 볼 수 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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