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순이익 200% 급증한 캐세이패시픽

럭셔리 라운지로 프리미엄 항공사 이미지 어필

항공사는 더 이상 기내 서비스만으로 승객들에게 어필 할 수 없다. 최신 기종을 도입했다는 소식이 큰 이슈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대형 항공사들이 승객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서비스는 라운지에 있다. 라운지를 보면 항공사의 서비스 수준이 보인다는 말까지 회자된다. 최근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 항공사들이 대부분 라운지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이유이다. 캐세이패시픽은 럭셔리 호텔에도 뒤지지 않는 고급스러운 라운지를 통해 프리미엄 항공사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순이익을 200%나 늘렸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해외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항공사 간 승객 유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특화된 기내 서비스를 내세우던 항공사들은 이제 출발과 도착 시 승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돌보는 등 여행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토털 서비스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저비용항공사에 맞서 대형 항공사들은 승객들에 ‘제값 한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프리미엄 서비스 정책을 다양하게 고안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항공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라운지이다. 더 이상 기내 서비스로는 서비스 차별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항공사 간 경쟁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대형 항공사들은 최근 몇 년 새 수백만 달러를 들여 라운지를 리모델링하고 또 새롭게 추가하고 있다. 이른바 돈 되는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비즈니스맨들 때문이다. 비즈니스맨들은 해외 출장이 잦다. 바쁜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라운지는 휴식공간과 더불어 비즈니스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홍콩에 본부를 둔 프리미엄 항공사인 캐세이패시픽은 다양한 라운지로 승객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성공적이다. 캐세이패시픽은 지난 3월 12일 2013년 영업실적이 매출은 약 14조 원 정도로 전년대비1.1% 증가한 데 그쳤지만 순이익은 약 3,6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저비용항공사를 제외하고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나온 실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를 두고 캐세이패시픽 관계자는 “새로운 네트워크 개발과 최고의 기내 프로덕트, 영업 효율성이 높아진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계속해서 서비스에 투자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라운지이다”라고 밝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비싼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라운지 이용은 특혜가 아니다. 그들은 라운지 이용 등 다양한 지상에서의 항공사 서비스가 그들이 구매한 탑승권 가격에 이미 포함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승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다변화 된 라운지를 제공하는 것은 이용객들의 만족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승객들의 만족도가 항공권 재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국내 대형 항공사 관계자 역시 “라운지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된 포지셔닝 전략으로 효과적이고 마케팅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캐세이패시픽은 홍콩국제공항에만 6개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엔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을 위한 라운지 ‘윙(The Wing)’을 새롭게 단장해 오픈 했다. 이곳에는 24개의 샤워시설을 비롯해 개인이 휴식,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 제작된 캐세이 솔루스 의자 35개가 배치되어 있다. 특히 ‘카바나’는 넓은 샤워 공간뿐 아니라 풀 사이즈 욕조, 데이베드까지 갖추고 있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 다림질 서비스도 제공한다. 윙에는 홍콩의 인기 음식인 차쉬바오 등 다양한 중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누들바와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커피 로프트’도 마련돼 있다. 또 윙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더헤이븐’에서는 현장에서 요리사들이 제공하는 동서양 음식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프리미엄 라운지인 ‘브릿지(The Bridge)’는 목재와 천연소재 가구로 구성해 집 거실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곳에선 요리사들이 상주하며 갓 구운 빵과 샐러드, 여러 종류의 피자를 제공한다.

라운지 ‘어라이벌(The Arrival)’은 캐세이패시픽의 비즈니스맨들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돋보이는 장소이다. 대개 비즈니스 맨들이 비행기에 오르기 전 라운지를 이용한다는 통념과 반대로 비행기에서 내린 후 라운지에서 샤워를 하고 업무를 준비해 목적지로 향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어라이벌에는 다른 라운지에 비해 전 세계의 신문, 컴퓨터를 더 넉넉히 마련해 두었다.

항공사는 라운지를 통해 승객들을 상대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자사의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포지셔닝 할 수 있고 승객 유형별 타킷 마케팅이 가능하다. 과거 비즈니스 라운지를 운영하던 항공사가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와 비즈니스 라운지로 공간을 나눠 구성하고 그 안에서도 라운지의 위치와 분위기를 다변화 해 승객들을 맞이하는 식이다.

캐세이패시픽은 인천국제공항에도 외항사로는 유일하게 라운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캐세이패시픽 상용고객 프로그램인 ‘마르코 폴로’ 실버 등급 이상의 회원과 항공동맹체인 ‘원 월드’의 사파이어 등급 이상의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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