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BIG DATA 차세대 경영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글로벌 인수 합병으로 그룹 몸집 키워<br>은둔형 리더십에서 탈피 소통강화 나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차세대 경영인 중 가장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직함과 나이, 경영성과 모두 앞서 있다. 소셜 평판은 어떨까?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다른 차세대 경영자와는 다소 구별되는 위치에 있다. 이미 2011년부터 롯데그룹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이도 59세로 많은 편이다. 직급이나 나이 모두 여타 차세대 경영인에 비해 한발 앞서 있다. 차세대 경영인의 평균 나이는 40대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젊고 직급도 높아 봐야 부회장이다. 이는 상당수 그룹이 창업 2대를 넘어 3대째 승계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아직 결재선상에 남아 그룹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에게서 차세대 꼬리표를 아직 떼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은 종종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비교된다. 롯데와 신세계는 유통업계의 양대산맥으로 강력한 라이벌 관계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이 무대에 등장한 시기도 크게 다르지 않아 두 차세대 경영자의 경영스타일과 실적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신 회장은 종종 은둔형 리더십으로 표현된다. 사실 신 회장이 유별나게 잠행을 하는 건 아니다. 사실 대부분 국내 대기업 오너들이 언론에 나서는 걸 꺼린다. 롯데가가 좀 더 조용하긴 하지만 크게 두드러진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신 회장은 정용진 부회장과 비교돼서 상대적으로 더욱 조용한 인물로 비쳤다. 정 부회장은 데뷔 이전부터 언론 인터뷰를 갖고 사업구상을 피력하는 등 매우 활발하게 대외 활동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 후계자와 비교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은 롯데의 ‘소통 이슈’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조사 결과, 신 회장이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다’는 뉴스가 많이 스크랩된 사실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SNS 소통에 특히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롯데그룹 분위기가 달라진 게 아니냐는 기대가 반영됐을 수 있다. 아니면 다른 이슈가 적다 보니 SNS 이슈가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

신 회장에 대한 평가 중 M&A에 대한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은 2004년부터 활발하게 국내외 기업을 인수하고 있으며, 신 회장이 부회장에 오른 2009년 이후에는 1조 원이 넘는 대형 M&A 딜을 성사시키고 있다. 2010년 1조3,000억 원을 들여 GS리테일 백화점·마트부분을 인수하고,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인 타이탄을 1조5,000억 원에 사들였다. 2012년에는 롯데하이마트를 1조2,480억 원에 사들였다.올해는 롯데푸드가 네슬레와 합작회사 ‘롯데네슬레코리아주식회사(LOTTE-Nestle Korea Co.,Ltd.)’를 설립하며 몸집을 키워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LIG손해보험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그룹 자산규모는 2004년 24조6,200억 원에서 지난해 87조5,230억원으로 255.5% 증가했다.

재계 순위도 2004년 7위에서 5위로 두 계단 올랐다. 업계에선 국제 금융 감각이 뛰어난 신 회장이 해외 M&A를 추진하며 그룹 규모를 키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에 입사하기 이전 노무라증권 런던 지점에서 8년간 근무한 바 있다. 그렇지만 SNS상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섞여 있다.

신 회장이 해외영토를 확장했지만, 이로 인해 ‘롯데 그룹의 내실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견해다. 해외 실적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데다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롯데 계열사 지분 확장과 관련한 언급도 많이 보였다. 최근 롯데가의 장남인 신동주(60)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을 사들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롯데제과 지분 3,556주(0.25%)를 사들였다.

매입 양이 많지는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지분 매입은 단순한 투자 차원”이라며 “매입 양도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가 되는 기업으로 상징성이 크고, 롯데 계열사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기업이다 보니, 형제가 지분 경쟁에 나선 게 아니냐는 시각이 일었다.

현재 두 형제는 사업 영역을 확실하게 분리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신동주 부회장은 일본 사업을, 신동빈 회장은 국내 사업을 나누어 운영하고 있었다. 지분만 놓고 보면, 롯데그룹 후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조금 더 우세하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 13.46%, 롯데제과 5.34%, 롯데칠성 5.71%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쇼핑 13.45%, 롯데제과 3.73%, 롯데칠성 2.83% 등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사실상 롯데그룹 지주사 격인 롯데호텔을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것을 감안하면 두 형제의 지분 격차는 더욱 좁혀진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일본의 광윤사(光潤社)이며, 광윤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다. 신 총괄회장이 광윤사 지분을 누구에게 주느냐에 따라 일본과 한국의 롯데그룹 후계자가 결정된다.


신동빈 회장은…
신 회장은 1955년 일본에서 태어나 아오야마 가쿠인(靑山學院) 대학 경제학부,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졸업했다. 1981년부터 1988년 2월까지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 지점에서 일하며 국제 금융 감각을 키웠다. 1988년 33세에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한 신 회장은 2년 만인 1990년 35세에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옮기며 임원 승진했다. 사원 기간은 짧았지만 이전 노무라 증권 재직 기간이나 나이를 감안하면, 수업 기간은 긴 편이다. 차세대 평균 임원승진 나이는 32.1세다. 신 회장은 이후 1997년 그룹 부회장을 거쳐 2011년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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