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천문생물학자 크리스 맥케이 박사에 따르면 화성은 테라포밍이 공상과학의 범주를 벗어나 현실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실제로 이론상 수십 년이면 화성의 기온과 대기밀도를 지구 수준으로 바꿀 수 있다. 문제는 대기 중 산소 농도다. 인간이 호흡할 수준이 되려면 현존 최고 기술인 식물을 이용해도 족히 10만년은 걸린다.
다만 화성탐사로버 ‘큐리오시티’ 연구팀의 일원인 렌셀러폴리테크닉대학 지구화학자 로리 레신 교수는 향후 이 기간을 단축시켜줄 혁신적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고 본다.
“외계행성에서의 자급자족 능력은 장기우주탐사를 위한 필수 요소에요. 반드시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STEP ONE] 기온을 높여라!
화성의 기온은 영하 60℃를 넘나들지만 온실가스를 활용, 기온 상승을 꾀할 수 있다는 게 맥케이 박사의 생각이다. 이미 온실가스로 지구의 기온을 높였는데 화성이라고 안 될 일이 없다는 것. 게다가 화성의 토양에는 고체 과불화탄소(PFCs)가 들어 있다. 고온의 열을 이용해 PFCs를 추출, 대기 중에 방출하면 온난화가 시작된다. 이후 지표면의 얼음이 녹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면 남·북극 및 토양 속 이산화탄소(CO2)가 추가 방출돼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STEP TWO] 대기를 조성하라!
현재 화성 대기의 두께는 지구 대비 단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과거에는 이보다 두꺼운 대기층을 지녔을 것이며, 그 두께가 지구의 약 30%만 돼도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 올 11월이면 화성 탐사 위성 ‘메이븐(MAVEN)’에 의해 화성 대기의 소실 이유가 규명될지 모른다. 이 임무의 수석과학자인 브루스 자코스키 박사는 테라포밍의 최악 시나리오로 CO2가 지표면 환경과 반응해 토양 속에 갇혔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를 꼽는다. 인위적인 대기 조성 노력이 그와 동일한 이유로 무산될 수 있는 탓이다. 반면 자외선 또는 태양풍이 대기를 파괴한 것이라면 복원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STEP THREE] 얼음을 녹여라!
화성은 건조해 보이지만 수차례의 탐사 결과, 풍부한 물의 존재가 확인됐다. 화성정찰궤도탐사선(MRO)은 화성의 봄과 여름 동안 적도 부근에 물이 흘렀음을 짐작케 할 사진 촬영에 성공했고, 레이더 분석을 통해 지표면 아래에 대량의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도 입증됐다. 또한 레신 교수에 의하면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토양 0.028㎥마다 약 0.9ℓ의 수분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했다. “화성의 토양 대부분에 물이 들어 있어요. 땅속 깊이 파야할 필요조차 없죠.” 기온 상승으로 얼음 형태의 이 물이 녹으면 저수지에 모아서 음용수 및 농업용수로 쓸 수 있고, 장기적으로 물의 순환을 통해 식물을 기르거나 비가 내리게 만들 수도 있다.
화성이 품은 물
보유량 미국 미시건 호수의 약 2배
산성도 pH 8 (약 염기성, 음용 가능)
존재 형태: 현재
눈, 지하 빙하, 남·북극 및 토양 속 얼음, 대기 중의 수증기
존재 형태: 과거
강과 호수 (바다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과불화탄소 (perfluorocarbons, PFCs) 탄소와 불소의 화합물. 대표적인 온실가스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