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워런 버핏과 돈 그레이엄의 세금 6억 7,500만 달러 줄이는 방법

INSIGHTS

즐거운 납세 기간이다! 매년 봄마다 열리는 납세 의식을 기념하고자, 미국 세금제도가 얼마나 희한한지 보여주겠다. 잘 알려진 두 기업 간의 최근 거래를 통해 필자의 요점을 밝힐 생각이다. 이 거래의 당사자는 워싱턴포스트 Washington Post Co.에서 사명을 바꾼 돈 그레이엄 Don Graham의 그레이엄 홀딩스 Graham Holdings와 워런 버핏 Warren Buffett의 버크셔 해서웨이 Berkshire Hathaway다.
By Allan Sloan


이들은 회계 업계에서 일종의 과세회피전략으로 알려진 ‘캐시-리치 스플릿-오프 cash-rich split-off’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큰 수익을 거둔 지분을 처리하고, 기술적으로 지분 매각 없이도 돈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재미있지 않은가?

애플 같은 회사가 스스로 미국 기업이라고 부르면서 과세 없는 역외 자회사를 통해 미국 밖으로 이익을 빼가는 역겨운(불법은 아니다) 방법을 만드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분노보다는 흥미를 느낀다. ‘캐시-리치 스플릿-오프’가 미국연방조세법 (Internal Revenue Code)에서 명확히 허용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레이엄과 버크셔는 국경을 넘지 않고, 미 의회가 구체적으로 허용해 온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불합리하지만 기업 분사를 규제하는 세법에서는 분명 가능하다. 타임 워너 Time Warner가 필자의 고용주인 타임사 (Time Inc.)를 비핵심사업이라는 이유로 즉각 분리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레이엄과 버크셔 모두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캐시-리치 스플릿-오프를 통해 약 6억 7,500만 달러의 연방 및 주 법인세를 절약하게 된다. 그레이엄은 현금과 보유 중인 버크셔 주식 그리고 TV 방송사 지분을 버크셔가 보유하던 그레이엄 지분 23% 대부분과 맞바꾼다(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밝힌다. 필자는 두 기업의 주식을 보유 중이고 그레이엄의 연금 수급자다).

캐시-리치 스플릿-오프는 2003년 이후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데이터처리 전문 기업인 디에스티 시스템즈 DST Systems의 상당 지분을 보유했던 야누스 Janus 뮤추얼펀드가 이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했다. 기업을 분사시켜 면세를 받는 것은 오래되고 합리적인 관행이다. 그러나 현재 일부 분사는 세금 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 단순히 면세 목적으로 기업을 분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6년 타임 워너는 현금에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Atlanta Braves 야구팀을 얹어 (세금을 두려워하기로 유명한) 리버티 미디어 Liberty Media에 넘겼다. 그 대신 리버티가 보유 중이던 타임 워너 지분을 넘겨받았다. 이 거래로 양측 모두 면세 혜택을 누렸다.

캐시-리치 스플릿-오프의 원리는 이렇다. A 기업이 현금이나 다른 ‘투자 자산’과 사업 부문을 투입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B기업이 보유 중인 A기업 지분을 받고 그 자회사를 B기업에 면세로 넘기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보유 중인 4억 28만 2,183달러 가치의 버크셔 주식과 3억 2,771만 7,817달러의 현금을 합쳐 총 7억 2,800만 달러를 내줄 것이다. 또 3억 6,400만 달러 가치의 마이애미 TV 방송국인 WPLG를 넘겨 줄 것이다. 이 금액은 그레이엄이 버크셔에 건넨 10억 9,200만 달러 중에서 정확히 1/3에 해당된다(이렇듯 정확한 금액을 언급하는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된다).

그레이엄은 그 대가로 버크셔가 보유 중인 162만 5,747주의 그레이엄 주식을 받는다. 버크셔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 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7일 기준으로 이 주식의 가치는 11억 4,400만 달러였다.

버크셔가 40년 전에 1,000만 달러를 주고 매입한 그레이엄 주식을 10억 9,200만 달러에 매각했다면 연방 및 주 자본 소득세법에 따라 4억 2,500만 달러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레이엄이 1억 3,00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크셔 주식을 4억 달러에, 그리고 1969년 1,500만 달러를 주고 사들인 TV방송국을 3억 6,400만 달러에 매각했다면 그레이엄이 내야 할 세금은 2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따라서 절약하는 세금 규모가 6억 7,500만 달러나 된다. 게다가 그레이엄은 이 같은 거래에서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보너스를 받고 이번에 지급하는 금액보다 5,000만 달러 이상의 주식까지 돌려 받게 된다.

로버트 윌렌스 유한책임회사 (Robert Willens LLC)의 회계전문가 밥 윌렌스 Bob Willens는 협상이 마무리될 때, 그레이엄이 버크셔에 지불하는 현금 가운데 1달러를 줄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영리사업은 버크셔가 제출한 서류에서 제시한 것처럼 정확히 전체 가격의 1/3이 아니라, ‘1/3을 조금이라도 넘어야 한다’는 세법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윌렌스는 웃으면서 “이런 조언에 대해 컨설팅비를 청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버크셔가 알아서 그렇게 할 것이다. 당신과 당신 가족에 즐거운 세금 환급이 많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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