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JOY RIDE] 기아차 올 뉴 쏘렌토

‘RV 명가’의 기술력 재확인<br>주행성·안전성 대폭 향상됐다

국산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SUV 중 하나인 기아자동차 쏘렌토가 완전히 새로운 3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올 뉴 쏘렌토는 ‘RV(레저차량) 명가’ 기아자동차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여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ALL NEW SORENTO

“쏘렌토는 지금까지 기아차 세계시장 공략에 큰 역할을 한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올 뉴 쏘렌토는 이전 모델의 명성을 뛰어넘어 모든 면에서 ‘한 수 위’의 상품성을 추구한 차량입니다.” 지난 8월 올 뉴 쏘렌토 신차발표회에서 이삼웅 기아차 사장이 한 말이다.

올 뉴 쏘렌토는 2002년 첫 선을 보인 쏘렌토의 3세대 모델이다. 2009년 나온 2세대 쏘렌토R 이후 5년 4개월 만에 나왔다. 기아차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중형 SUV 개발’을 목표로 올 뉴 쏘렌토 개발에 4,5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가 최근 SUV 시장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와 함께 압도적인 상품성을 바탕으로 ‘RV 명가’ 기아차의 위상을 전 세계에서 다시 한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잇달아 선보여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에서 월 평균 5,000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국내 5만 대, 해외 22만 대 등 총 27만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쏘렌토 시리즈는 2002년 첫 출시 후 지금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209만여 대가 판매되었다.

더 커지고 강해졌다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를 ‘급이 다른 SUV’라고 설명한다. 존재감이 느껴지는 외장과 고급스럽고 품격있는 실내공간을 내세우고 있다. 다시 만난 올 뉴 쏘렌토는 신차 출시회장에서보다 훨씬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직선을 많이 사용해 반듯하고 강해보였다. 2세대 모델보다 단단하고 정제된 모습이다. 2.0과 2.2 디젤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올 뉴 쏘렌토는 5인승과 7인승 모델로 시장에 나왔다. 시승차는 2.0엔진을 단 5인승 2륜구동 모델로, 선택사양이 가득한 노블레스 트림이었다.

앞모습은 기아차 패밀리룩을 충실히 따랐다. 호랑이 코에서 모티프를 얻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얇아진 헤드라이트는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안개등과 코너링 램프는 앞범퍼 좌우 끝부분에 하나로 합쳐져 있다. 범퍼 아래는 커다란 공기흡입구와 스키드 플레이트로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굵고 고급스러운 선은 후드에서 시작해 차량 측면까지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고 시원스러운 느낌이다.

얼핏 봐도 덩치가 커졌다. 길이 4,780mm, 폭 1,890mm, 높이 1,685mm, 휠베이스(축간 거리) 2,780mm다. 2세대 모델에 비해 길이, 폭, 휠베이스가 각각 95mm, 5mm, 80mm 커졌고, 높이는 15mm 낮아졌다. 높이를 낮추고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를 늘려 안정감 있는 비례를 확보하는 동시에 공간 활용성까지 극대화했다.

앞 뒤 문을 모두 열고 바라본 실내 공간이 시원스럽게 다가왔다. 올 뉴 쏘렌토가 지닌 큰 장점 중 하나다. 5인승인 시승차는 2열 좌석을 4대 2대 4로 접을 수 있다. 앞 좌석을 뒤로 길게 빼도 2열 좌석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다. 승객 간 어깨 공간도 넉넉해 별 간섭을 받지 않는다. 2열 좌석은 엉덩이와 등받이 부분에 2단 조절 열선이 추가됐고 38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다.

트렁크 쪽에서 간단한 레버 조작으로 2열 좌석을 접는 리모트 폴딩 기능을 적용해 적재 편의성을 높였다. 트렁크 용량은 605리터다.

스트레스 없는 주행 실력

운전석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눌렀다.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음이 꽤나 억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 나온 미국산 수입 디젤 SUV보다 훨씬 정숙했다. 시승차에 탑재된 R2.0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에 최대토크 41kg·m을 낸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기아차가 밝힌 리터당 복합 공인연비는 13.5km다. 참고로, R2.2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에 복합 공인연비 13.4km를 낸다(2WD 5인승, 18인치 타이어 기준).

저속으로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데 스티어링 휠이 가볍다. 여성 운전자도 부담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세팅이다. 가속페달에 슬쩍 힘을 줬다. 초기 반응이 산뜻하다. 가속 초기 디젤엔진에서 느낄 수 있는 헐거운 느낌이 전혀 없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차체가 화끈하게 움직여 준다. 본격적으로 도로에 올라 주행하면서 느낀 점은 꾸준한 가속성능이었다. 2리터 엔진으로 커다란 덩치를 움직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최근 기아차와 현대차는 모두 시내 주행 시 많이 사용하는 엔진회전 구간에서 동력 성능을 높이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올 뉴 쏘렌토는 기본적으로 2세대 쏘렌토와 파워 트레인이 같다. 하지만 엔진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압축해 밀도를 높이는 전자식 터보차저(E-VGT)의 효율을 개선했다. 덕분에 저중속 영역대에서 운동 성능이 높아졌다. 이는 추월 성능 향상으로도 이어졌다. 가속페달을 더 압박해도 속도 상승이 매우 부드럽고 꾸준하게 이어진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와 현대차 모두 주행감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시내주행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동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서스펜션 세팅과 차체강성 향상에 있다. 차체가 단단해지면 충돌 안전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빠른 선회 시 차체 흔들림이 적어진다.

올 뉴 쏘렌토는 앞바퀴 서스펜션에 고성능 댐퍼(진동 감쇠장치)와 유압식 스프링을 적용해 충격 완충 성능을 향상시켰다. 뒷바퀴에는 기존 싱글 로워암(바퀴를 차체에 고정하는 부품)을 듀얼 로워암으로 바꿨다. 뒷바퀴를 더욱 단단히 잡아줌으로써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달리기가 가능해졌다.

안전성 대폭 업그레이드

올 뉴 쏘렌토는 차체의 53%를 초고장력 강판으로 만들었다. 이는 기존 모델에 비해 2.2배 향상된 것이다. 차체 구조 간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는 기존 60m보다 크게 늘어난 134m로 확대 적용해 차체 연결부 강성을 크게 높였다. 측면부는 충돌 안전성 향상을 위한 핫 스탬핑 공법(900℃ 이상 고온으로 가열한 소재를 프레스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시켜 성형전에 비해 강도가 3배 이상 높은 차체를 제조하는 방법)을 적용해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강성을 향상시켰다.

차체 각부의 결합 강성이 높아지면 차량 선회 시 차체 비틀림이 최소화된다. 진동과 소음 전달 또한 최대한 억제되어 정숙하고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기아차는 국내 신차 안전도 평가(KNCAP) 1등급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 뉴 쏘렌토는 에어백 6개(운전석, 동승석, 운전석·동승석 사이드 및 커튼)를 기본 적용하고, 충돌 에너지 전달 경로를 개선했다. 보행자 충돌 시 후드를 들어 올려 보행자 머리의 상해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액티브 후드 시스템’도 국산 SUV 최초로 기본 적용했다. 이외에도 저압 타이어의 발생 위치를 표시해주는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급제동·급선회 시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충돌 시 신속하고 단단하게 앞좌석 탑승객의 골반부를 잡아주는 ‘하체 상해 저감장치(EFD)’ 등 첨단 안전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눈여겨봐야 할 첨단 사양도 많았다.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프레임을 적용한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S), 하이빔 어시스트(HBA), 주행모드통합 제어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 등 화려한 사양들이 즐비했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테일 게이트 주변에 약 3초 이상 머물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테일 게이트’도 유용했다.

RV명가’의 부활

최근 기아차는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올 상반기 기아차 국내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21만 8,764대였다. 그동안 수입차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기아차가 자신이 지닌 강점을 돌아보고 대응에 나섰지만 신차 판매가 조금 늦어졌다. 상반기 판매량 하락의 원인이었다. 기아차는 과거부터 RV 개발에 강했다. 기아차의 최대 장점이 여기에 있었다. 기아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성이 높은 RV시장에서 승부를 가리기로 했다.

쏘렌토는 기아차 RV 라인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 뉴 쏘렌토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출시된 신형 카니발과 함께 부진한 내수 실적을 털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RV 명가의 자존심을 건 쏘렌토와 카니발 판매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신형 카니발이 출시되면서 기아차의 7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4만 2,305대를 기록했다. 신형 카니발은 출시 한 달 반 만에 계약건수 1만7,000대를 넘기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 뉴 쏘렌토 역시 출시 이후 ‘한 수 위’ 상품성으로 가파른 판매 증가를 보이고 있다. 올해 월 평균 5,000대 내수 판매를 목표로 삼은 올 뉴 쏘렌토는 출시 20여 일 만에 누적 계약대수 1만 3,000대를 돌파했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은 “안전, 주행 성능, 승차감 등 차량의 기본기에 있어 소비자의 신뢰가 확고하다”며 판매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해 기아차 상반기 판매량(상용차 제외) 중 29.9%는 RV였다. 업계에선 RV 비중 증가가 장기적으로 기아차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승용차보단 RV의 판매단가가 높아서다. 전 세계적으로 RV 인기는 높다.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에 나선 기아차가 신발 끈을 다시 묶었다. 자신이 지닌 장점을 활용하기로 한 기아차가 차량의 상품성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렸다. 이제 남은 건 소비자들의 선택뿐이다. 올 뉴쏘렌토의 질주를 기대해 본다. 올 뉴 쏘렌토 가격은 2륜, 5인승 모델을 기준으로 2.0 디젤이 2,765만~3,320만 원, 2.2 디젤이 2,925만~3,406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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