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강세장 시동 거는 에너지 업종

[Oil and Gas] Energy Bulls Are Ready for a Run

러시아 및 이라크의 정세혼란이 치솟는 원유수요와 맞물리면서 정유주들의 주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By Jen Wieczner


조너선 와그혼 Jonathan Waghorn-한때 셸 Shell의 시추전문엔지니어였고 현재는 에너지 부문 투자자다-은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전공인 석유 및 천연가스 주식이 시장 수익률에 뒤처지는 것을 보고 큰 좌절감을 맛봤다. 같은 기간 S&P 500 에너지인덱스는 전체 S&P 500 지수 대비 26% 포인트가량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은 비교적 안정적인 지정학적 구도와 미국 내 셰일붐으로 석유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조너선이 견조하다고 내다봤던 에너지 부문의 장기적인 펀더멘털이 흔들렸다. 지난 10년간 에너지 부문 최고 수익률을 지킨 기네스 앳킨스 글로벌 에너지 펀드 Guinness Atkinson Global Energy의 공동 경영자인 와그혼(41)은 “참을 인자를 마음 속에 새겨야 한다. 오랫동안 당신의 의견이 무시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침내 투자자들이 그의 사고 방식에 동조하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산유국들 간 충돌이 빈번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고, 이라크 내 이슬람 수니파 과격분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탄력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국제정세가 향후 석유 공급 교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망을 예로 들어보자. OPEC는 이라크가 2019년까지 원유 공급 증가분의 60%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매우 모호한 예측이다. 블랙록 상품전략펀드(BlackRock Commodity Strategies Fund)의 투자전략매니저 포피 알론비 Poppy Allonby는 “최근 국제적인 사건사고를 고려할 때, 솔직히 현재의 원유 공급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너지 주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중동 지역의 혼란 때문만은 아니다. 2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모건 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 Morgan Stanley Wealth Management 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 Mike Wilson은 “세계가 원유 수요는 무시한 채 공급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주들이 그동안 과매도 상태였다며 지금은 매수 적기라고 말했다. 현재 S&P 500 에너지인덱스는 주가수익률 15배에 거래된다. S&P 500 대비 11% 할인된 수치다. 윌슨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에너지주를 아예 무시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은 곧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향후 유가 움직임은 우상향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6개월간 현물 가격은 8% 하락했지만, 2~5년 후 체결되는 원유의 선물가는 11%나 뛰어올랐다. 이는 유가의 추가 상승 조짐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석유업체들이 이미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윌슨은 “많은 사람들은 기업들이 현물 가격으로 석유를 팔지 않는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선물 가격으로 판매한다. 그리고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훨씬 더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가격이 상승할 때, 정유업체들은 가능한 한 서둘러 시추 작업을 확대하곤 한다. 댈러스 호지스 캐피털 Hodges Capital에서 30억 달러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크레이그 호지스 Craig Hodges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용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호지스 중소형펀드(Hodges Small Cap Fund)-펀드평가업체 모닝스타 Morningstar로부터 지난 5년간 수익률 1위로 선정됐다-는 전체 포트폴리오 중 거의 5분의 1을 에너지주로 구성하고 있다.

호지스가 가장 선호하는 주식 중에는 셰일전문업체인 마타도 리소시스 Matador Resources와 콤스탁 리소시스 Comstock Resources가 있다. 양사 모두 주사업을 천연가스 시추에서 원유 생산으로 변경했다. 이는 셰일 시추기술의 혁명으로 셰일석유공급이 급증하자, 미국 내 천연가스가격이 폭락한 것과 연관이 있다. 호지스는 석유의 과잉 공급을 걱정하기 앞서 미국이 에너지 자급자족 국가가 될 날을 꿈꾸고 있다. 미 정부가 지난 여름 40년 동안 금지했던 원유 수출의 빗장을 풀었기 때문에 석유 수출이 이뤄질 날도 멀지 않았다. 그는 “정말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다. 우리는 에너지 산업의 부활 초기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올해 안에 일평균 생산량이 850만 배럴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8년의 500만 배럴 미만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미국 내 원유 소비 역시 늘어나고 있다. OPEC는 ‘2015년에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선진국-대부분 북미지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시장에서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정도에서만 원유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프랭클린 템플턴 Franklin Templeton에서 25억 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마틴 브뢰멘 Maarten Bloemen은 에너지주에 투자하는 이유로 세계 시장의 성장을 꼽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그가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결로 최근 러시아의 최대 민간원유업체 루코일 Lukoil 주식-브뢰멘의 주요 투자업체다-의 매도세가 촉발됐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지분을 더 확대했다. 현재 올해 예상 주가수익률 4배 수준에서 이 주식이 거래되지만, 6%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혼란을 틈타 투자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브뢰멘은 또 프랑스의 석유 메이저사인 토털 Total의 가치도 높게 보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주식을 더 많이 매수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저렴한 ETF 상품을 고려할 만하다. 예컨대 161개 미국 주식으로 구성된 뱅가드 에너지 Vanguard Energy나 전 세계 93개 기업의 주식을 담고 있는 아이셰어 글로벌 에너지 iShare Global Energy 등이다.

반면, 와그혼은 기업 실적이 호전되는 턴어라운드 기업 일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그는 옥시덴털 석유(Occidental Petroleum)와 선코 Suncor를 선호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신규 사업에 수년간 투자한 이 기업들은 생산이 늘면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와그혼은 “우리가 에너지 부문에서 큰 수익을 얻기까진 아직 갈 길이 아주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에너지 투자자들이 크게 웃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는 에너지 산업 부활의 초기단계에 진입해 있다.” -크레이그 호지스, 호지스 캐피털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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