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비자의 개방적인 리더

[GLOBAL POWER PROFILE] VISA’S OPEN-ARMED LEADER

현장형 CEO인 찰스 샤프 Charles Scharf가 비자의 주요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By Daniel Roberts


2010년 J.P. 모건 체이스가 모바일 수표예금 서비스의 출시를 준비할 당시, 소매금융 부문 대표였던 찰스 샤프는 휴대폰 캡처 기술을 개발한 미텍 시스템즈 Mitek Systems를 이례적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회사가 사용하는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찰스 샤프의 현장경영 방식을 잘 보여준다. 27년간 은행업계에 몸담아온 올해 49세의 그는 시티그룹 Citigroup 투자은행에서 CFO를 역임했고, 뱅크원 Bank One에서도 근무했다. 뱅크원이 J.P. 모건 체이스에 합병된 이후 그는 체이스에서 8년을 더 근무했고, 2012년 11월 비자 CEO로 자리를 옮겼다. J.P. 모건 체이스 발행 신용카드 중 80%가 비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찰스 샤프의 이러한 행보는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체이스는 비자의 최대 카드 발행기관이다).

그는 업계 애널리스트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전통을 깨뜨리는 인물로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비자를 소매업계와 기술혁신에 좀 더 개방적인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덕분에 비자는 118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고, 포춘 500대 기업 중 238위에 오르기도 했다. 찰스 샤프는 전 세계 3,600만 가맹점에서 결제 가능한 22억 개의 카드를 관리하는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있다.

찰스 샤프가 비자의 수장에 오르기 한 해 전인 2011년, 도드-프랭크법 더빈개정안(Dodd-Frank’s Durbin Amendment)이 발효되면서 미국 카드사와 대형 은행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 개정안 때문에 직불카드 정산수수료에 상한선이 정해지면서, 소매업계는 활짝 웃고 은행업계는 울상을 지었다. J.P. 모건 애널리스트인 티엔-신 황Tien-Tsin Huang은 “찰스 샤프는 더빈개정안에 매우 잘 대응했다. 그의 업무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그는 카드를 발행하는 대형 은행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혁신기업과도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 샤프는 그 둘과의 관계를 동시에 잘 유지하고 있다. 그는 J.P. 모건 체이스와 10년간의 계약을 통해 비자카드의 결제망을 담당하는 체이스 머천트 서비스 Chase Merchant Services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소매업체에 특별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어서, J.P. 모건 체이스의 비자 신용 및 직불 카드 발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마스터카드의 점유율은 그만큼 줄어든다). 한편, 찰스 샤프는 실리콘밸리의 신생 벤처기업 CEO들을 방문해 ‘열린 협력’을 제안했다. 그리고 벤처업계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외부 개발자들이 비자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비자 디지털 솔루션 Visa Digital Solutions을 내놓았다. 지난 7월에는 보다 쉽고 편리한 모바일 쇼핑을 위해 디지털 지갑 체크아웃 Checkout을 출시했다.

해외사업부문에서 찰스는 2015년 완공예정인 인도 신기술 개발센터의 건립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그는 비자 계정을 휴대폰과 연동해 이용할 수 있도록, 영국의 보다폰 Vodafone, 파키스탄의 텔리노어 Telenor 같은 해외 이동통신업체들과도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에버코어 Evercore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토것 David Togut은 “비자가 시장에서 훌륭한 명성을 갖고 있음에도, 가맹점들은 비자에 대해 함께 일하기 어려운 기업이라고 인식해왔다”고 말했다. 찰스 샤프는 비자의 CEO에 오른 이후, 가맹점들이 따라야 하는 많은 약관을 절반으로 줄였다.

데이비드는 “그는 결제 시장에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가맹점과 혁신적인 벤처업체, 은행 등 모든 이들에게 좀 더 문호를 활짝 열 필요가 있다. 그는 비자를 신흥시장까지 진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찰스 샤프가 CEO로 있는 한 비자는 훨씬 원활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찰스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비자에 새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을 카드발행은행과 동등한 고객으로 대우하자는 생각은 회사 내부적으로 신선한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찰스 샤프의 이러한 행보에 시장도 반응하는 듯하다. 그가 CEO로 취임한 지 불과 2년 만에 비자 주가는 51%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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