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데이터 시각화 시대

AWN OF THE DATA AGE<br>정보 표현방식의 미래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데이터들

21세기는 디지털 데이터 홍수의 시대다. 하루하루 방대한 데이터가 추가로 쌓이면서 일각에선 전 세계 디지털 데이터가 2년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그래서 데이터 수집·분석의 자동화는 이미 필수적 요소가 됐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수집돼도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는 복잡다단한 데이터를 단순화시켜 그래픽으로 표현해주는 ‘데이터 시각화’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면 수많은 숫자 속에 숨겨진 상호관계와 트렌드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어설픈 시각화는 오히려 혼란과 오해, 심지어 그릇된 사실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가장 혁신적 데이터 시각화는 쉽게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영역에서 나온다. 우리 자신과 우리 도시, 지구 같은 것이다. 파퓰러사이언스는 이 영역의 시각화 자료 46개 중 15개를 세심하게 선별했다. 이들을 본보기 삼아 미래 데이터 시각화의 혁신이 촉발되기를 기대한다.

데이터 시각화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전문 디자이너 3인으로 패널을 구성한 뒤 후보작을 평가해 표본을 선정했다. 평가기준은 그래픽의 혁신성과 실용성,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 등이었다.

웨스 그럽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소재 시각화 스튜디오인 ‘피치 인터랙티브’의 수장이다. 이 회사는 파퓰러사이언스 2014년 6월호의 ‘물 분쟁 핫스팟’의 인포그래픽을 제작했다.

지오르지아 루피는 밀라노와 뉴욕에 사업장을 둔 디자인 에이전시 ‘애큐래트’의 공동설립자이자 디자인 책임자다. 이 회사는 2014년 9월호 ‘원자력 발전 백서’의 시각화를 맡았다.

얀 빌럼 툴프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시각화 스튜디오 ‘툴프 인터랙티브’의 설립자다. 이 회사는 2013년 11월호 ‘인공 육류 연구소’의 일러스트를 그렸다.




2013년 펠튼 연차 보고서
FELTRON ANNUAL REPORT 2013

니콜라스 펠튼은 10여 년간 자신의 삶을 관찰해 얻은 정보로 기업의 경영실적 보고서와 유사한 개인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2013년 보고서에는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담았다. 문자메시지 같은 일부 정보는 기록과 추적이 용이했던 반면 전화통화나 사람들과 직접 나눈 대화는 주제와 소요시간, 대화 상대방 등을 일일이 기록해야 했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한다. 이 그래픽에서 점은 펠튼과 가장 많이 의사소통 했던 1,000명의 사람을 뜻하며, 점의 위치와 선의 방향은 어떤 매체를 주로 이용해 의사소통을 했는지를 나타낸다. 이를 보면 업무상 동료들은 이메일, 개인적 친구들은 문자메시지를 많이 활용했다. 그의 어머니인 캐롤 펠튼은 대화와 이메일의 중간지점이자 전화통화에 가깝게 위치한다.



개인의 하루
때로는 그래픽 자체보다 그래픽에 담긴 데이터의 완벽함 때문에 돋보이는 경우도 있다. 신개념 검색엔진 ‘울프럼 알파’를 개발한 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럼 박사의 데이터 시각화가 바로 그렇다. 이 그래픽은 1980년대 중반부터 자신의 습관을 기록해온 울프럼 박사가 지난 2012년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 자신의 전형적인 하루를 시각화한 것이다. 전화 통화량을 보면 업무시간 중 회의를 위해 많은 전화를 하는 재택근무자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자정 이후 새벽 2시 사이에 키보드를 가장 많이 두드린다는 점에서 그가 올빼미형 인간이라는 사실도 확인된다



개인의 심장박동
젠 로위는 가장 사적인 데이터에 해당하는 심장박동을 시각화했다. 올 2월부터 손목시계형 피트니스 트래커 ‘피크(Peak)’에 기록된 자신의 심박 정보를 24시간마다 한 번씩 ‘onehumanheartbeat.com’에 업로드하고 있는 것. 이는 한 개인의 삶을 실시간 업데이트해 시각화하는 시대를 향한 혁신적 시도이기도 하다. 중앙의 검은색 점이 이렇게 업로드된 심박 정보며, 바깥쪽의 흰색 점은 그녀에게 남아있는 예상 생존일수다.



달리기 화가
시각화의 대상이 꼭 심오한 의미를 지닐 필요는 없다.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인 클레어 와이코프는 자신의 러닝 정보를 시각화해 그림을 그린다. ‘나이키+’ 센서를 착용하고 공원이나 동네를 달리면 지도 위에 이동경로가 표시되는데, 이를 통해 그림을 그리는 것. 위의 그림은 올 7월 샌프란시스코 공원을 달려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 나오는 먹깨비를 그린 것이다. 그녀의 그림 중에는 남녀의 성기와 같은 외설적인 것들도 많다.



내 생애 가장 건강한 해
12세 때 당뇨병에 걸린 더그 캔터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건강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혈당치를 활동량 및 섭취한 음식과 비교 분석해줄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분석결과를 시각화 데이터로 만들었다. 홍채 모양으로 뻗어 나온 모습은 9만1,251회의 혈당 검사결과를 나타낸다. 저혈당은 주황색, 정상 혈당은 흰색, 고혈당은 청색으로 표현됐다. 또 외곽에 있는 검은색 선의 길이는 그의 러닝 시간을 의미한다. 캔터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시각화 서비스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당신의 개인 데이터를 아름답게 표현해줄 앱
DATA VISUALIZATION APPS




리포터 Reporter
니콜라스 펠튼이 개발한 iOS용 일상 기록 앱(3.99달러). 부정기적으로 사용자의 현재 상황이나 기분에 관해 질문을 하고, 대답을 기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펠튼 연차 보고서’와 유사한 스타일의 차트로 시각화해 보여준다.



무브 오 스코프 Move-O-Scope
디자인 스튜디오 하프톤이 개발한 이동 정보 추적 앱(무료).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돼 사용자의 활동량과 위치데이터를 기록한다. 이 데이터는 전용 웹사이트에서 타임라인이 포함된 컬러지도 형태로 볼 수 있다.



밀 메모리 Meal Memory
더그 캔터가 개발한 당뇨병 관리 앱. 식사 전 음식을 촬영하면 식사를 마쳤을 때 혈당이 얼마나 높아질지 미리 예측해 시각적 자료로 보여준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은 식사 조절 및 혈당 관리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뉴욕 헨지
유명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10여년 전 ‘맨해튼 헨지’라는 현상을 널리 알렸다. 지금도 매년 5월과 7월에는 많은 뉴요커들이 42번가 교차로에 서서 마천루들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을 구경한다. 하지만 이는 맨해튼 42번가에서만 발견되는 게 아니다. 날짜가 다를 뿐 뉴욕의 다른 거리에서도 그런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앤드류 힐은 이 점에 착안해 ‘NYC헨지(NYCHenge)’라는 상호작용형 웹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특정 날짜에 뉴욕의 어느 곳에서 도로와 일직선을 그리며 태양이 지는지를 시각화된 자료로 볼 수 있다.



시간 지도
네덜란드는 어디서든 기차를 탈 수 있을 만큼 철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빈센트 메르텐스는 이처럼 많은 기차 이용객들을 위해 ‘타임 맵스(TimeMaps)’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는 거리가 아닌 이동시간을 기준으로 표현한 지도다. 출발할 도시와 출발시간을 지정하면 네덜란드의 다른 도시들이 이동시간 순서대로 동심원 상의 지도에 표시된다. 동심원의 색상은 30분의 이동거리 차이를 뜻한다.



허리케인을 만난 도시
일반 시민들이 SNS 등에 공개한 자료로도 시각화가 가능하다. 이 그래픽은 ‘포토트레일(Phototrails)’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시민들이 사진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뉴욕 브루클린의 사진을 시각화한 것이다. 샌디가 상륙한 이후 24시간 동안의 사진을 시간대별로 배치했는데, 중앙부의 사진일수록 밝고 중앙에서 멀어질수록 어두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샌디로 인해 브루클린에 정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기 오염
MS의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인 샤오지 첸은 중국 도시들의 대기오염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환경보호부 자료를 활용, 겨울철 대기오염과 봄철의 황사 주기를 시각화했다. 2000년~2013년의 데이터를 중앙부터 나선형으로 배치했는데, 오염도가 매우 심한 경우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중국 산시성의 공업도시 타이위안을 보면 2000년대 초반 대기오염이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중국 정부가 공장들의 배출가스를 강력히 규제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괄목할만한 대기 질 개선이 나타났다.



베를린의 풍경
디자이너 모리츠 슈테파너는 ‘슈타트빌더(Stadtbilder)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의 건물이나 땅이 아닌 도시민들의 삶을 시각화했다. ‘포스퀘어’ 같은 모바일 위치기반 SNS를 이용해 계량화한 공공장소의 인기 지수를 바탕으로 베를린의 여러 장소들을 음악과 쇼핑, 유흥, 음식 등 4개 범주로 구분해 지도 위에 대각선으로 표시했다. 이 지도를 보면 도시의 지형은 물론 중심가의 클럽들과 문화공간들이 한눈에 드러난다.



트위터의 지리학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에릭 피셔는 사람들이 타인이나 주변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파악하고 싶었다. 이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소스는 소셜미디어였다. 그래서 지난 2011년 5개월간 트위터에 공개된 대화를 차트화했다. 이 지도는 트윗이 이뤄진 두 사람의 위치를 원으로 표시한 것이다. 때문에 소통이 빈번할수록 원의 색상이 밝다. 또한 지도에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상호작용 방향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원의 시계방향으로 트윗과 리트윗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거의 모든 원은 또 다른 원과 연결돼 있다. 예컨대 서울에서 시작돼 도쿄와 베이징을 거친 트윗이 있다고 해보자. 이 트윗은 도쿄에서 미국 LA를 연결하는 새로운 원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다.



세계 인구 변화
서로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숫자들을 비교하는 것은 시각화의 영원한 숙제다. 디즈니와 ABC 방송국에서 일했던 디자이너 아리아나 몬타네즈는 기존의 막대그래프를 변형해 이 난제를 풀었다. 좌측의 막대는 2000년의 세계 각국 인구수, 우측은 2010년까지 10년간 늘어난 각국의 인구수를 뜻한다. 언뜻 3차원 이미지처럼 보이는 이 그래프 덕분에 우리는 인구수 14억명의 중국과 3만2,000명의 리히텐슈타인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지구
세상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데이터들이 있다. 지구의 기후도 그렇다. 이 경우 정적인 시각화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이에 디자이너 카메론 베카리오는 지난 2012년 시각화 전문가들이 만든 미국 풍향 지도를 모태로 삼아 매 3시간 마다 새로운 데이터로 갱신되는 실시간 애니메이션 형태의 지구 날씨 시각화를 완성했다. 누구나 웹사이트(earth.nullschool.net)에 접속하면 지구상 모든 지역의 풍향과 풍속, 바람의 온도, 해류, 구름의 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인구 라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지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제임스 체셔는 세계 인구 지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시각화했다. 해안선이나 국경선을 생략한 채 오직 가로선의 높낮이만으로 해당지역의 인구수를 표현한 것. 뉴욕, 파리, 모스크바 등의 대도시는 별도로 금색으로 표시했다. 이를 보면 기본의 숫자 도표 방식과 비교해 지리적 위치에 따른 인구밀도 차이를 훨씬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지구의 오지
1900년대 초반 카토그램이라는 시각화 지도가 개발됐다. 옥스퍼드 지리·환경대학의 연구강사인 벤저민 헤닉은 이 기법을 다듬어 지구상의 오지들을 부각시킨 카토그램을 제작했다. 이를 위해 그는 특정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지도의 면적을 결정했다. 이렇게 오지일수록 크게, 인구밀도가 높고 대도시가 많은 곳은 작게 표현된 지도가 탄생했다.


시각화 기법 배우기

관련기사



1 강좌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캠퍼스에서 내년 1월 ‘인포그래픽 및 데이터 시각화 개론’을 주제로 온라인강좌를 개설한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이 강좌에서는 비주얼 저널리즘 전문가인 알베르토 카이로가 정보 디자인을, 프로그래머 스코트 머레이가 상호작용형 시각화 언어
‘D3’를 가르친다.

2 소프트웨어
코딩을 배우지 않더라도 기존 프로그램만으로 데이터를 검색해 시각화할 수 있다. 기업용 프로그램인 ‘태블로(Tableau)’는 데이터 분석에서 시각화까지 포괄적 툴을 제공하며, ‘플로틀리(Plotly)’나 ‘데이터랩퍼(Datawrapper)’ 같은 웹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데이터를 업로드해 분석한 뒤 간단한 차트를 만들 수 있다.

3 책
예일대학 통계학자 에드워드 터프티 교수의 ‘양적 정보의 시각적 표현’은 시각화 분야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스티븐 퓨의 ‘Now You Can See It’도 그만큼 훌륭하다. 이 책을 보면 시각 인식의 과학적 원리와 비즈니스 정보분석의 요점을 이해할 수 있다. 덧붙여 나오미 로빈스의 ‘Try Creating More Effective Graphs’도 볼만 하다.

맨해튼 헨지 (Manhattanhenge) 미국 뉴욕 맨해튼의 42번가 빌딩 사이로 태양이 도로와 정확히 일직선을 그리며 지는 현상.
카토그램 (cartogram) 원과 구(球), 막대, 띠 등의 도형을 이용해 특정 데이터를 지도 형태로 표시하는 시각화 방식. 실제 지리적 면적이 아닌 데이터의 크기에 의해 지도의 형태가 결정된다.

파퓰러사이언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