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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십 투’ 추락 사고의 교훈

Subjective Measures

우주여행을 학수고대하던 사람들은 민간 우주항공기업 버진 갤럭틱의 상업용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십 투(SS2)’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2시간 30분 동안 지구 준궤도를 여행하는 비용이 20만 달러에 달하지만 700명 이상이 예약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런데 작년 10월 31일 SS2는 미국 모하비 사막 상공에서 실시된 시험비행 중 폭발해 추락했다. 언론들이 잔해를 촬영한 영상과 함께 폭발 원인에 대한 온갖 분석들을 쏟아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SS2의 추락이 시제품 우주비행선의 추락이 아닌 우주관광 산업의 추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번 사고가 버진 갤럭틱의 계획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는 예단키 어렵다. 다만 한 가지 거의 확실한 것은 버진 갤럭틱을 비롯한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XCOR 에어로스페이스 등 준궤도 우주관광 기업들의 사업추진 방식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이다.


지금껏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은 물론 퇴역한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민간 우주선을 개발 중인 보잉, 록히드 마틴 같은 다국적 우주항공기업들에 비해 시장상황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부분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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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NASA의 우주비행 임무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자되는 반면 버진갤럭틱이 지금껏 투자한 비용은 5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분명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매주 수차례 준궤도 비행을 수행할 안전성이 확보된 우주선을 개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돈이다.

성층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비즈니스 제트기의 신모델 개발에도 10억 달러 이상이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SS2의 경우 적어도 20억 달러는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과연 이 정도의 자금 여력을 갖춘 민간기업이 있을까.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라면 가능하다. 이 회사는 소수의 모험적 갑부가 아닌 기업과 정부로부터 투자를 받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돈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우주관광 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상업 우주비행에 대한 전망을 수정해야 한다. 그 시작은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몇 년 뒤가 아니라 넉넉히 잡아 수십년 뒤에 도래할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일 것이다. 일반인들은 물론 정부와 NASA조차 민간 우주여행의 시대는 분명히 온다고 여긴다. 다만 그런 세상을 너무 성급히 열려고 하면 SS2 사고와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SS2의 추락을 우주관광 산업의 추락으로 여기고 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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