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초의 홉(hop) 전문가로 불리는 미국 코넬대학의 스티브 밀러 박사는 이런 추세가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맥주의 원료인 홉의 원활한 수급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10년간 미국 내 홉 소비량이 4배나 늘었습니다. 전례 없는 수준의 수요 증가입니다."
이는 홉 함유량이 매우 높은 '인디아 페일 에일' 맥주의 인기가 주요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이 맥주가 전체 수제 맥주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미국 홉 생산의 메카인 워싱턴주 얘키모 지역의 생산량으로는 수요를 감당키 어려워졌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던 농장들이 홉 재배로 전환하면서 미 전역에 1에이커(약 4,000㎡) 크기의 소형 홉 재배농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수제 맥주 제조업체들은 안정적인 홉 원료의 확보를 위해 이들의 투자비용 일부를 부담하며,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그 정도의 비용부담을 감내할 만한 충분한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몬태나주의 양조장 18곳에 홉을 공급하는 글래시어 홉 농장의 톰 브리츠 사장은 현 상황을 이렇게 표현한다. "신토불이 운동이 맥주잔으로 옮겨진 격입니다."
[미국 수제 맥주 기업들의 연간 홉 사용량]
2015년 1만 4,000톤(예상치)
2014년 1만 2,250톤
2007년 2,720톤
132종 미국에서 재배되는 홉의 품종 수. 2009년에는 88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