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5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50] 올스타 순위 39위 동서식품

소비자 가치에 최우선 순위 국내 커피 시장의 절대 강자

동서식품이 ‘가장 존경받는 기업 올스타50’ 리스트에 신규 진입했다. 소비재 및 식음료 부문에서도5위를 기록했다. 끊임없이 소비자만 바라보고 달려온 덕분이다. _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믹스커피로 성장한 동서식품의 현재 주력 브랜드는 카누KANU 이다. 최초의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로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에는 누적판매 11억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올해 카누 라떼와 카누 아포가또 등 카누를 활용한 레시피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카누의 인기 비결은 소비자의 입맛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 결과를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한 데 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의 기호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매년 100여 건의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이결과를 바탕으로 4년마다 맛과 향, 패키지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카누는 원두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원두를 짧은 시간, 낮은 온도로 추출하는 APEX 공법(APEXAdvanced Prime Extraction)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법을통해 제품을 마시는 소비자가 고급스러운 향과 산뜻한 맛은 물론, 마시고 난 뒤의 여운까지 느낄 수 있도록 커피를 차별화했다.

동서식품은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를 위해 제품도 다양화했다. ‘카누 미니KANU MINI ’ 는 카누 브랜드 콘셉트인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 ‘ 커피전문점 수준의 원두커피’는 그대로 반영하되, 한국인의 음용 습관을 고려했다. 코리안 사이즈라 일컫는 120㎖ 종이컵 기준에 적합한 용량과 사이즈로 상품을 제작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동서식품은 2013년 77.6%였던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점유율을 2014년에는 83.5%로 끌어올렸다. 동서식품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평가 항목에서도 ‘제품·서비스의 품질’(6.24) 부문에서 높은점수를 얻었다.

동서식품 카누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인스턴트 원두커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고최단 기간 최다 음용 잔 수(2011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누적판매 11억 개) 기록을 세운 점을 인정받아 올해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에피 어워드Effie Awards(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낸 광고 캠페인을 선정하는세계적 권위의 시상식)에서 국내 식음료 브랜드 최초로 신규 상품 및 서비스(New Product or Service)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동서식품은 카누가 처음 사용한 ‘인스턴트 원두커피’라는 생소한 개념을 소비자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2011년카누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체험에 마케팅을 집중해왔다. 카누 출시 직후 소비자들이 직접 카누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부산 중구 광복로에 카누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이들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카누의 콘셉트를 알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이 밖에도 동서식품은 스키장과 사무실 밀집지역, 주요 도시 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카누 시음회를 열어 인스턴트 원두커피에 생소한 소비자들 곁으로 다가갔다. 음악 포털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음악과 함께 커피를 즐기자는 콘셉트로 ‘ 카누 뮤직카페’ 캠페인을 진행해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올해는 레시피 마케팅(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요리와 음용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 기법)에도 주력하고 있다.

동서식품 한 관계자는 “동서식품의 지난 40년 역사를 돌아봤을 때 카누의 성공은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피에 관한 한 동서식품이 ‘최초’ 기록을 거의 대부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 최초의 기록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경영 혁신에서 나왔다.

동서식품은 1970년 국내 최초의 캔커피 ‘맥스웰 하우스’를 출시했다. 1976년에는 세계 최초로 ‘믹스커피’를 내놓는 실험도 감행했다. 믹스커피의 핵심 기술은 커피와 크리머, 설탕의 이상적인 배합인데, 이는 동서식품이 자체 개발한 식물성 크리머 ‘프리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존의 동물성 프리머는 커피와 혼합하기 어려웠지만 ‘ 프리마’는 커피와 잘 섞였기 때문에 동서식품의 믹스커피가 탄생할 수 있었다. 당시 동서식품은 야외에서 커피를 즐기도록 만들기 위해 믹스커피를 출시했지만, 각종 레저 현장뿐 아니라 공사 현장, 가정, 사무실 등 다양한 음용 공간에서 인기를 끌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동서식품에도 위기는 있었다.바로 막강한 경쟁자의 출현이었다. 1989년 동서식품이 주도하고 있던 커피 시장에 다국적 공룡 기업 네슬레가 진출했다. 당연히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네슬레가 동서식품의 맥심보다 가격이 18% 비쌌지만, 네슬레는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등에 업고 빠르게 시장을장악해 나갔다. 네슬레는 한국 진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했고 2년 차엔 30%, 5년 차엔 40%를 기록하며 동서식품을 압박했다.

이때 동서식품이 꺼내 든 무기는 ‘ 다양한 맛’ 과 ‘ 포장 혁신’ 이었다. 동서식품은 부드러운 콘셉트의 커피 제품을 승부수로 두고 1989년 기존 제품보다 향이 풍부하고 맛이 부드러운 ‘맥심 모카골드’를 스틱 형태의 커피믹스로 출시했다.여기에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는기술도 추가했다. 동서식품은 이후 지속적인 브랜드 이미지 및 품질 개선 노력을 통해 시장점유율 회복을 시도했다.소비자 니즈 분석과 커피시장 분석 등 마케팅에도 심혈을기울였다. ‘ 향이 좋은 커피, 맥심’ 이란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 결과 2014년 동서식품의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이 80%를 돌파했다. 시장에선 동서식품의이런 위기극복 사례를 ‘ 기업 가치보다 소비자 가치에 우선순위를 둔 현명한 경영품질과 이를 뒷받침한 장기적인 혁신 노력이 빚어낸 결과’로 평가했다. 동서식품이 올해 가장 존경받는 기업 평가 항목 중 ‘ 제품· 서비스의 품질’ (6.24), ‘ 경영품질’(6.17), ‘장기적 투자 가치’(6.11)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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