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정찰사진을 촬영하고, 필요시 직접 공격까지 감행하는 무인기를 표방한다. 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일단 극초음속을 구현하려면 하이브리드 추진기관이 필요하다. 기존 터보제트 엔진이 항공기를 이륙시켜 마하 3까지 가속한 뒤 램제트와 스크램제트 엔진이 연이어 바통을 넘겨받는 메커니즘이다.
또한 SR-72의 동체는 엄청난 고열을 이겨내야 한다. 극초음속 비행 시에는 철을 녹일 정도의 마찰열이 발생하는 탓이다. 덧붙여 24㎞ 상공에서 극초음속 비행 중 발사돼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고정밀 폭탄 탑재도 요구된다. 록히드 마틴은 2030년까지 SR-72를 실전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날이 오면 SR-72는 지구 어디라도 1시간 내에 날아가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누구의 눈에도 들키지 않고.
1. 추진시스템
터보제트 엔진으로는 마하 3 정도까지 가속할 수 있다.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을 내려면 스크램제트 엔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은 대개 마하 4이상의 속도에서 작동된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록히드 마틴 개발팀은 3단계 하이브리드 엔진을개발 중이다. 터보제트 엔진에 의해 마하 3에 도달하면 램제트 엔진이 마하 5 까지 가속하고, 다시 스크램제트 엔진이 나서는 구조다.
2. 소재
극초음속의 속도에선 공기 마찰력 때문에 동체 표면 온도가 2,000℃까지 상승한다. 이에 개발팀은 탄소, 세라믹, 금속을 혼합한 고강도 내화성 복합소재를 이용해 동체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우주왕복선의 노즈콘 부분에 쓰이는 것과 유사한 소재다. 또한 모든 연결부위와 이음매는 기밀 처리된다. 그렇지 않으면 틈새로 유입되는공기의 마찰열 때문에 동체가 공중 분해될 수도 있다.
3. 동체
아음속, 초음속, 극초음속에서 동체가 받는 응력(應力)은 각기 다르다. 예컨대 아음속 비행 중 가속하면 양력 중심점이 동체 뒤쪽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극초음속에 진입하는 순간 동체 앞부분에 가해지는 항력으로 인해 양력 중심점이 앞쪽으로 옮겨간다. 이 과정에서 양력 중심점과 무게중심이 너무 가깝게 위치하면 비행 안정성이 크게 상실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견디고, 공중분해를 막을 수 있도록 동체 형상을 설계해야 한다.
4. 탑재물
록히드 마틴은 SR-72를 정보수집, 감시, 정찰, 공격용 무인기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탑재물은 아직 개박되지 않았다. 마하 6의 속도로 비행하며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엄청난 공학기술이 요구되는 탓이다. 실제로 SR-72는 회전반경이 수백km나 될 것이며, 24km 아래의 표적을 타격할 고성능 유도 컴퓨터가 필요하다. 게다가 마하 6의 속도에선 폭탄 투하창을 열 수도 없다. 이 난제를 풀 새로운 센서와 무기를 갖춰야 한다.
+ 램제트 추진원리
터보제트는 대형 터빈 압축기로 공기를 압축하지만 램제트는 초음속의 공기 자체로 압축을 한다. 이후 확산기(diffuser)가 압축된 초음속 공기의 속도를 아음속으로 낮춘 다음, 연소실에 주입해 연료와 혼합한 뒤 점화시키는 구조다. 그러면 배기노즐에서 고온의 팽창 공기를 분출, 가공할 추력이 생성된다.
스크램제트(scram jet) 엔진 일체의 가동 부품 없이 초음속의 공기를 흡입, 연료와 함께 연소시켜 추진력을 내는 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