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2개의 연구기관이 참 여한 국제컨소시엄이 세계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최초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현재 해수면 근처에만 무려 26만8,940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다고 한다. 대왕고래 1,400마리에 해당하는 엄청난 중량이다. 연구에 참여했던 파이브 자이어 연구소의 마커스 에릭슨 박사는 이를 빗대 바다에 얇은 플라스틱 막이 씌워져 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전체 5조개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92%가 0.33~4.75㎜ 크기의 마이크로 조각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너무 작은데다 넓게 흩뜨려져 있어 탐지가 어려워요. 설령 다량의 조각들이 소용돌이 속에서 천천히 회전하고 있어도 말이죠.” 게다가 연구팀의 추산치는 실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이 수치에는 해저로 가라앉았거나 해양생물이 삼킨 것이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 학자들은 매년 최대 500만톤의 플라스틱이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도대체 이 많은 플라스틱이 어디서 유입되는 걸까. 이를 파악하고자 최근 미국 조지아공대의 환경공학자 제나 잼벡 박사팀이 잠재적 플라스틱 쓰레기 유입지점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현 추세라면 10년 내 유입량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지금 당장 플라스틱의 해양 유입을 줄이고, 기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할 공학적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대처법
해수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쓰레기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내 제거할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순환 모델들을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들의 위치 추정이 가능해졌다. 이와 관련 비영리기구인 더 오션 클린업의 보얀 슬랫 설립자는 최근 서울디지털포럼에서 내년 중 해류를 이용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제거하는 부이(Buoy) 형 차 단막 설치 계획을 공개했다.
해안가
바다에 유입돼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을 회수하기 보다는 아예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게 훨씬 쉽다. 이에 미국 민간단체 해양보전센터(Ocean Conservancy)는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를 통해 2013년에만 전 세계 해안에서 94만개의 페트병을 포함해 총 5,579톤의 쓰레기를 회수했다. 참고로 잼벡 박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 세계 해안 지역에서만 총 2억7,5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됐으며, 이중 480~1,270만톤이 바다로 흘러든다.
원천봉쇄
미국의 국민 1명당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연평균 84㎏이나 된다. 우리나라도 1인당 연간 320장의 비닐봉투를 사용한다. 이런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이면 쓰레기 발생량 및 바다 유입량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시당국이 2012년부터 비닐봉투 사용을 규제한 결과, 태평양과 연결된 강과 개울에 유입되는 비닐봉투 양이 60%나 줄었다. 올 4월 유럽의회도 플라스틱 쇼핑백 사용규제 법안을 승인했다.
추가 연구과제
플라스틱과 바다 생물의 상호작용은 꽤 복잡하며,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예컨대 따개비나 쌍각류 조개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들러붙어 새로운 생태계를 이루는 등 이득을 누리는 반면 바다 거북이나 바다새는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기도가 막혀 죽는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생물학적 영향이나 해양생물과의 상호작용은 앞으로 과학계가 풀어야할 숙제다.
11% 전세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중 플라스틱의 비중.
65%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 중 적도 이북에 존재하는 비율
13% 회수된 해안 쓰레기 중 페트병과 플라스틱 병뚜껑의 비율
43% 쇼핑 시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산호세 주민의 비율. 규제조치 이전에는 19%였다.
20% 뱃속에 플라스틱이 들어 있느 소형 어류의 비율 (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