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재난 현장에서 구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위해 마련됐는데 미국과 일본, 독일, 한국 등 전 세계 로봇강국에서 온 24개 참가팀들이 운전하기, 차량에서 하차하기, 문 열고 들어가기, 밸브 돌리기 등 재난 상황을 가정한 8개 미션에서 자웅을 겨뤘다.
KAIST팀은 DRC 휴보2의 이전모델인 'DRC 휴보1'으로 참가한 2013년 12월의 1차 예선에선 6위에 머물렀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어플렉스에서 열린 최종 결선에서 DRC 휴보2로 모든 미션을 가장 빠르게 클리어하면서 1등의 영예와 200만 달러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최종 기록은 44분 24초, 2위를 차지한 미국 인간기계인지연구소(IHMC) IHMC 로보틱스팀의 '런닝맨'보다 무려 6분 가까이 빠른 기록이었다. KAIST팀의 수장인 KAIST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에 따르면 2013년 예선에서의 실패를 경험 삼아 모든 팀원들이 전자부품과 통신 안정성, 하드웨어 문제 등 시스템의 안정성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실험실에선 잘 작동하다가도 정작 대회 현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이족보행 기능과 함께 바퀴 이동 기능을 추가해 안정성과 이동성 향상을 꾀한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방사능 오염 지역이나 우주정거장 수리 등 극한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할 로봇의 효용성이 커질 겁니다. 이번 우승은 우리나라가 로봇 선진국들도 무시할 수 없는 우수한 로봇 플랫폼 보유국이 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1. 머리
레이저 스캐너와 광각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주변 환경을 3D 매핑해 능동적으로 탐색, 인지한다.
2. 가슴
가슴 부분에 고성능 컴퓨터 2대가 탑재돼있다. 각각 로봇의 움직임과 시각 정보의 처리를 담당한다. 시각정보 처리용 컴퓨터가 추가되면서 이전 모델인 DRC 휴보1보다 사물 인식률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3. 배
복부에 탑재된 2개의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힘입어 DRC 휴보2는 외부 동력 없이도 4시간 동안 작동된다.
4. 피부
플라스틱 소재(부품)가 일부 쓰였던 이전모델과 달리 DRC 휴보2는 전신을 가볍고도 튼튼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 넘어지더라도 고장 날 위험이 적다.
5. 허리
고성능 자세 측정센서 덕분에 DRC 휴보2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알 수 있다.
6. 손
기본 구조는 휴보2와 유사하다. 다만 손가락 개수를 5개에.서 3개로 줄이면서 더 굵고 크게 설계해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세손가락은 밸브를 돌리고, 전동공구를 다루고, 무거운 장애물을 치울 때 더욱 유리하다.
7. 팔
한 손으로 약 10kg, 두 손을 사용하면 약 20kg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8. 액추에이터
고성능 공랭식 냉각시스템과 출력 위주의 세팅으로 파워를 3~4배 높인 32개의 액추에이터가 각각의 관절에 채용돼 있다.
9. 다리
무릎 아래와 뒤꿈치에 바퀴를 채용, 필요할 경우 언제든 이족보행에서 바퀴 주행으로 이동방식의 변경이 가능하다. 바퀴 주행 시에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상반신을 180도 회전시키는데 변신에 걸리는 시간은 약 20~30초, 바퀴주행 시 이동속도는 초당 50cm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