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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가 글로벌 ETF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베타 ETF는 단순히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기존 ETF와 달리 배당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구성한 상품이다.
존 데이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글로벌 증권상품 헤드는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5 글로벌 ETF 컨퍼런스'에서 "패시브펀드인 ETF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액티브펀드 영역을 침범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스마트베타 ETF가 글로벌 ETF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베타 ETF는 큰 틀에서는 지수를 추종하지만 저평가된 기업이나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게 설계된 ETF다. 일반적인 ETF들은 수수료는 저렴하지만 지수만 좇다 보니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운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데이비스 헤드는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제고할 수 있는 장기 투자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면서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액티브펀드와 같은 효과를 내는 스마트베타 ETF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스마트베타로 분류되는 상품들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지난 2009년 4월만 해도 스마트베타 ETF 총자산 규모는 544억달러로 전체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5%에 그쳤지만 이후 연평균 2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올 4월 말 기준 3,450억달러, 20%로 급성장했다. 최근 스마트베타 ETF는 한 가지 전략을 담은 ETF에서 2개 이상의 다양한 투자전략을 반영하는 '멀티 팩터'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밸류·모멘텀·퀄리티·로우볼 등 네 가지 전략을 담은 상품을 내놓았을 정도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한두 가지 전략을 활용하는 스마트베타 ETF를 잇달아 선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국내 최초로 두 가지 전략을 활용하는 '미래에셋 TIGER 우량가치'를 출시했으며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0.30%를 기록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앞으로 중소형주 관련 스마트베타 ETF와 세네 가지 전략을 담은 멀티 팩터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마트베타 ETF에 투자할 때 여러 전략을 활용하는 ETF보다 단일 전략을 담은 스마트베타 ETF 여러 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수잔 챈 블랙록 아이셰어(iShares) 아태지역 헤드는 "스마트베타 ETF는 경기순환 성격이 강하다"며 "하나의 스마트베타 ETF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의 위험을 지닌 스마트베타 ETF에 투자할 때 위험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