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넥슨 빠진 엔씨, 김택진 경영체제 탄력 받을까

■ 엔씨소프트 넥슨과 결별

대형PC 온라인게임 등 기존업무 투자 집중할듯

한때 전략제휴 넷마블과 관계 설정 등은 변수로

김정주·김택진 결별…김택진·국민연금 11%대 1,2대 주주

김택진 경영권 강화, 엔씨 PC온라인게임, 인공지능 등 강화


중국 게임사들 매수 분산 참여 관측

넥슨 62억 엔(587억원) 차익실현

넥슨이 결국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매각하면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1.99%)와 국민연금(11.76%)이 엔씨소프트의 1·2대 주주가 돼 김 대표의 경영권이 안정되게 됐다. 김 대표는 넥슨이 판 지분 가운데 2.01%를 인수해 11.99%로 지분을 늘린데다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우호지분이 적지 않아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특히 넷마블(8.90%)이 3대주주로서 엔씨소프트와의 협력관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대표가 인수한 지분을 제외한 넥슨 지분 13.07% 가운데 일부를 매수한 중국계 게임업체들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간다.

넥슨코리아의 본사인 넥슨은 16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엔씨소프트 지분 15.08%인 330만6,897주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매각 가격은 18만3,000원(1만9,179엔)으로, 전체 매각 금액은 약 6,051억원(634억엔)이다. 넥슨은 본사가 일본에 있으며 도쿄증시에 상장된 상태이다. 지난 2012년 넥슨은 이 지분을 1주당 25만원, 총 8,045억원에 인수해 이번 매각으로 약 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초 엔화로 투자했던 것을 감안할 때 그동안 엔화가치가 원화에 비해 40%가량 평가절하된 덕분에 약 587억원(62억엔)의 이익을 봤다.

넥슨은 지난 15일 오후 7시까지 모건스탠리를 통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신청을 받고 이날 오전 장 개시 전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다. 이로써 김택진(오른쪽·48) 엔씨소프트 대표와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왼쪽·47) NXC 대표는 끝내 결별하게 됐다. 두 사람은 각각 서울공대 85, 86학번이다.

넥슨의 지분을 어느 기관·기업이 인수했는지가 게임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김택진 대표가 블록딜에 참가해 44만주(2.01%)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나머지 지분 향방에 따라 경영권의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넷마블은 블록딜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중국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넥슨이 보유했던 나머지 13.07%가 분산 매각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가 안돼 분쟁 끝에 결별했다”며 “블록딜 경쟁률을 봤을 때 한 군데에 집중적으로 팔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나머지 지분이 알리바바·텐센트·넷이즈 등 중국계 기업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블록딜 신청 경쟁률이 2대1을 넘은 데다 여러 기관이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13.07%의 주식이 한 곳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이번 블록딜로 김 대표 체제가 공고해져 최근 정체 기미를 보이던 회사경영이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와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 간 가족경영도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 초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경영권 방어와 넥슨 쪽의 각종 요구 등으로 게임 개발 이외의 일에 많이 힘을 썼으나 그런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대응에 한발 늦으면서 지난 2012년 7,535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8,387억원에 그치는 등 성장이 정체돼 있다. 그 사이 모바일 중심 게임업체인 넷마블은 올해 1조원 매출에 도전하는 등 급성장하는 중이다.

윤진원 엔씨소프트 홍보실장은 “앞으로 대형 PC온라인게임 출시·인공지능(AI) 등 연구·개발(R&D), 벤처 투자 등 기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경환·박호현기자 ykh22@sed.co.kr

◇넥슨-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일지


2012년 6월 넥슨, 엔씨소프트 지분 14.68% 인수, 최대 주주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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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주요 주주 지분율(16일 현재, 국민연금은 9월30일 기준)

김택진 대표 11.99%

국민연금 11.76%

넷마블 8.90%

기타: 넥슨 기존 주식 미확인분 13.07%

*출처: 전자공시시스템과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청담동 씨네시티에서 열린 ‘지스타 프리미어’에서 차기 신작과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BR><BR>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청담동 씨네시티에서 열린 ‘지스타 프리미어’에서 차기 신작과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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