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토요 비즈] 업무용차 과세 강화에도 잘나가는 억대 수입차

4억 페라리 사전계약만 60대… 2억 후반 마이바흐 月 100대 팔려

실효성 없는 세제구조 비웃듯… 2만대 넘어 역대 최대 전망

법인용 수입차도 12% 늘어

벤틀리·롤스로이스·BMW 등 한정판 에디션 등 프로모션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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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포르쉐 911 카레라 S
488 스파이더
페라리 488 스파이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다음달 17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488 스파이더'는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페라리보다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최고 670마력으로 3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대당 가격은 3억원 중반~4억원 중반으로 서울 마포구 59㎡ 아파트 한 채 가격과 맞먹지만 사전 계약 물량만 이미 60대에 육박했다. 페라리 수입 판매사 FMK 관계자는 "488 GTB 모델이 나온 후 오픈카인 488 스파이더가 나올 것을 예상한 고객들이 차를 빨리 받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사전 예약에 나섰다"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주문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무늬만 회사 차' 과세 방침 및 차 값에 따른 자동차세 부과 등을 예고하고 있지만 대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성능·슈퍼카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달라진 한국 시장의 존재감에 앞다퉈 구애에 나서고 있다.

◇억 소리 나는 고가·슈퍼카 판매량 질주=16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총 1만7,211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1만4,976대)을 넘어섰다. 월평균 1,912대가 판매된 것으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판매량은 2만대를 넘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기업 인사철을 전후해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많다는 점 역시 호재다.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 급증에 대해 수입차 브랜드들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14일 BMW가 국내 출시한 대형 세단 '뉴 7시리즈'는 대당 가격이 최고 1억9,200만원인데 사전 계약물량만 1,000대를 넘어섰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더 뜨겁다"고 말했다. 대당 2억원 후반의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차 S클래스 마이바흐는 6월 이후 매달 100대 이상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9월에는 총 105대가 판매됐다. 대당 1억원이 넘는 고성능 스포츠카 포르쉐는 올해 총 3,138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보다 22% 더 많다.

정부가 무늬만 회사차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발표했지만 억대 수입차의 대부분은 법인 구매가 대부분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9월 법인용 차량 비중은 37.3%로 8월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9월 법인용 차량으로 판매된 수입차는 7,602대로 1달 전보다 12.8% 늘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정부가 개인 용도로 사용되는 고가 수입차의 탈세를 막기 위해 임직원 전용 보험 가입 등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없다 보니 법인의 고가 수입차 구매는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 고객 잡자" 마케팅 경쟁도 치열=고가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고객에 대한 구애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벤틀리는 한국 고객만을 위한 '플라잉스퍼 코리아 에디션'을 13일 출시했다. 단 2대만 제작된 한정판 차다. 벤틀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특정 국가만을 위한 모델을 따로 출시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는 인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고객을 초청해 레이스와 고스트 시리즈2 모델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BMW는 7시리즈 출시 행사에 본사 서열 2위로 평가되는 이안 로버슨 판매 담당 사장이 직접 나와 VIP 고객을 상대로 차량 소개에 나섰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본사에서도 한국의 고가차 시장의 존재감을 인지하고 있고 신경을 많이 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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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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