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선업계 "플랜트 리스크 줄이자" 관리체계 강화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입찰~인도 2중·3중 시스템

"철저한 관리" 홍보 안간힘도

해양플랜트에서 수조원대의 손실을 입은 조선 업계가 위험 요인(리스크) 관리체계를 2중·3중으로 대폭 강화하고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나섰다.

18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4분기 석유 시추설비 같은 해양플랜트 부실로 3조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올 하반기 들어 수주부터 인도에 이르는 전과정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모조리 뜯어고쳤다.

먼저 입찰에 뛰어들기 전 수주해볼 만한 프로젝트인지 따져보는 수주위원회를 겹겹이 뒀다. 기존에는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리스크를 검토했으며 특정 금액 이상이거나 눈에 띄는 리스크가 많을 경우 임원급이 참여하는 수주위원회를 거쳐 입찰에 응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프로젝트를 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중요 사안은 본부장급이 참여하는 수주위원회를 다시 연 뒤 이를 정성립 사장에게 보고해 최종 결정하는 구조다. 또 수주한 프로젝트에 대해 담당 조직이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까지 집행하던 것을 지난 8월 조직개편 이후 기능을 분리했다. 계획부서와 실행부서를 나눠 공정률과 비용 현황을 서로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건조 단계마다 손익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데 길게는 3년 이상이 걸리다 보니 공사 진행 정도와 실적 규모를 정할 때 융통성이 과도하게 반영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전 단계에서는 원가와 리스크·계약사항 전반을 검토하는 자체 기구를 뒀고 공사를 실행할 때는 원가를 높이거나 공정을 지연하는 요인들을 지표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건조 중 발생한 문제점과 개선사항은 시스템에 등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같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지난달부터 애널리스트 등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조선 업계 대규모 손실 이후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해양플랜트 위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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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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