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례 없이 '한복'이 화제의 중심으로 언급되는 일이 잦다. 많은 찬반 논란을 야기한 '샤넬 한복'을 시발점으로 최근에는 덕혜옹주의 유품 귀환까지 이뤄지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은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고 즐기는 문화가 잘 형성돼 있다. 혼례나 축제, 국경일 등 특별한 때는 늘 기모노를 입는 것이 일반화돼 있고 의류 브랜드들도 기모노 관련 용품을 적극 출시한다. '차이니스 드레스'라 불리며 세계화에 큰 성공을 거둔 중국 '치파오'는 지속적인 개량으로 아름다움은 물론 실용적인 부문까지 보완해 대중적 복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한복의 대중화·현대화·세계화를 이야기하고는 한다. 이를 위해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어떤 이는 한복의 원형을 해치는 개량한복에 필사적으로 저항하기도 하며 혹자는 이러한 태도에 대해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성토하기도 한다.
정부 역시 한복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한국문화의 핵심 콘텐츠로 한복을 대중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복진흥센터 역시 이러한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부설기관으로 지난해 설립돼 찾아가는 한복문화 교육, 신한복 프로젝트, 한복의 날 등 한복 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동시대에 함께 살아 숨 쉬는 한복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 안에서부터의 관심이다. 후세에 전해져 계승 발전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는 유산은 의미가 없고 자국민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하는 세계화 역시 허상에 불과하다. 과거 유품으로의 한복이나 세계에서 빛을 발하는 한복이 전하는 숨은 메시지는 바로 '나를 봐주세요.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라는 외침이다.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오고 사랑받는 존재가 돼야 세계화도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한복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 지지와 수용을 이끌어내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샤넬 표 한복에 대한 관심이나 마지막 황녀의 유품에서 느끼는 애잔함 그리고 세계무대에 서 당당한 자태를 뽐낸 벅찬 자부심 등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한복 대중화에 작은 희망의 불씨를 던져준다.
한복이 모두에게 '진짜로 입고 싶은 우리 옷'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보다 가까워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