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30년대 천문학자들이 눈에 보이는 은하단의 모든 물질을 모아도 그들의 중력으로는 은하단의 구성물질을 제 위치에 고정시킬 수 없음을 알아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당시 과학계는 이를 ‘잃어버린 질량(missing mass)’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암흑 물질이라 칭한다.
2.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인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 (CERN)의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가 암흑 물질 발견에 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입자물리학자들은 LHC가 암흑 물질의 유력한 후보인 ‘윔프’를 찾아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누구든 윔프를 찾아내 그것이 암흑물질임을 규명하면 노벨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3. 입자가속기 외에도 암흑 물질의 부가효과를 통해 실체를 규명하려는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일반 입자와 암흑 물질이 충돌할 때 일반 입자가 튕겨나가는 것을 관측하는 팀도, 두 개의 암흑 물질 입자가 우주나 지구의 지하에서 충돌할 때의 반응을 찾는 팀도 있다.
4. 암흑 물질의 중력 때문에 암흑 물질을 통과하는 빛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처럼 휘어지는 현상을 통해서도 암흑 물질 관측이 가능하다. 일본 국립천문대 팀이 이런 빛의 왜곡현상에 기반해 2019년까지 암흑 물질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완성된다면 암흑 물질의 분포를 파악해 그 질량과밀도를 알아낼 수 있다.
5. 설령 암흑 물질의 실체가 규명돼도 우주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면 갈 길이 멀다. 암흑 물질과 일반 물질을 합쳐도 전체 우주 질량의 30% 남짓에 불과한 탓이다. 암흑에너지로 불리는 나머지 약 70%가 무엇인지 밝혀내기까지는 암흑 물질 때보다도 힘겨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윔프(WIMP) -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의 약자. 질량을 갖고 있고, 우주의 중력에도 미약하게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검출이 극히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6억회
거대 강입자가속기(LHC)내에서 1초 동안 일어나는 입자들의 충돌 횟수.